전편: https://arca.live/b/histor25385328036y/71065383



이 시대의 최대 단점은... 많은 영미권 사학자들이 비영어권 소스를 생까고 오류있는, 인간적으로 오류가 있을수밖에 없는, 19세기~20세기초 2차자료를 그대로 레퍼해서 쓴다는거다... 

내 생각하기에 최대한 정확도 높은 정보라고 생각되는걸 사용했으니 이의있으면 나도 몰?루




*멋진 모자, 과감한 패션, 그리고 저딴걸 신고 정말 행군과 전투가 가능한지 경악스러운 스타킹과 신발, 이 모든게 이 시대의 매력이다.



장창방진 박치기 편



요즘처럼 중앙정부의 강력한 행정력을 바탕으로 야전교범을 정해 일괄훈련하고... 같은게 없던 시대다 보니 방진 구성은 국가마다, 부대마다 일정하지 않다. 

다만 서로 치고박는 것도 잦고 장교급이 다른 군주 아래로 이직하는 것도 생각보다 흔하다보니 가장 효율적이라 생각되는 패턴으로 기본구성이 수렴한다. 







먼저, 맨 앞 3열 정도를 갑옷을 잘 차려입은 중갑장창병으로 꾸린다. Corselet 이라고도 하는데, 흔히 란츠크네히트의 양손검병이라 잘못 알려진 "도펠죌트너" 도 이 맨 앞열들을 구성하는 중갑창병을 지칭하는 단어이다.

중갑창병열 뒤엔 양손검과 할버드가 혼성된 열과 경갑창병열을 적절히 섞어 편성한다. 16세기가 지날수록 양손검과 할버드는 이 위치에서 퇴출되고 장창병으로 도배된다.


한가운데 열엔 장창방진을 구성하는 중대와 연대들의 부대깃발을 든 기수들, 지휘부라 할 만한 장교들, 자세히 나와있진 않지만 지휘관이 부대를 통제하는 수단중 하나인 드럼수와 피리수도 아마 이곳에 있을 것이며, 마지막으로 이들을 호위할 양손검과 할버드병 들을 놓는다. 장창방진을 구성하는 중대와 연대가 도대체 뭔말이냐고 헷갈릴 수 있는데, 이 시대는 야전시 요즘처럼 각 중대와 연대가 독자적인 전투부대로 활동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가능은 함) 이들을 모아 "조립" 해서 총사령관이 원하는 크기와 숫자의 장창방진들을 구성해 전투한다.

이 중앙부는 지휘부가 있어서 중요한 것 외에도 부대깃발이 각 부대들의 명예를 상징하기에, 즉 부대기들이 쓰러지고 노획되서 시야에서 사라지면 방진이 패배했다는 신호나 다름없기에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며, 패배가 사실상 확정된 이후에도 필사적으로 사수한다.


수정: 중대깃발은 가운데 다 모여있지 않고 방진을 구성하는 각 중대들이 들고 있을 수도 있다.


하여튼 가운데열 뒤엔 다시 경갑창병 등과 가장 경험없는 무갑옷 창병들이 위치하고, 이들의 통제를 보조하기 위해 맨 마지막열에 베테랑 중갑창병들이 위치한다.



장창방진의 질서정연한 사각형 고체 같은 느낌 때문에 장창방진간의 격돌은 사각 돌덩이 두개를 서로 갈며 깎아내는 이미지를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정황증거상 고체보다는 젤리같은 유동적인 느낌을 상상하는것이 더 맞을 것이다.


먼저 두 방진의 앞열 중갑창병들이 장창 찌르기를 교환하며 접촉이 시작된다.



독일인 (란츠크네히트 등) 은 주로 장창의 끝을 잡고 리치를 이용한 기교를 살릴 수 있는 "펜싱" 을 즐겨하며, 스위스 인들은 장창의 중간을 잡은 미들가드 자세로 패리하며 들어가 육박전을 유도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한다.


이후 아군의 중갑창병을 도와 적의 중갑창병을 제거하며 적 방진의 정면붕괴를 유도하기 위해 다른 장창병이나 할버드병 등을 차출하여 전방 옆으로 보낸다.



Push of Pike 를 검색하면 무조건 나오는 유명하다면 유명한 이 한스 홀바인의 그림에서도 할버드 등의 무기를 들고 주 교전 옆에서 싸우는 병사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그림과 같이 방진 내부에서 따로 편성해 앞으로 보내는 공격조들이다.

그림의 O 는 장창병, E 는 스페인어로 Escopetero 라고 다음화에 설명할 초창기 총병이다. 선으로 엮어놓은 인원들이 공격조들인데 영어로 Forlorn Hope 이라 하며, 이 단어 자체는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러 가는 소부대/급조부대 들의 총칭이다. 




이렇게 등에 방패를 매고 대기하다가 공격조에 편성되어 근접전을 위해 나갈 시 장창을 버리고 사용도 가능하다.


전투가 치열하게 진행되면서 부대 깃발들이 모인 중앙부, 즉 위에서 언급한 방진의 심장부와 다름없는 곳까지 적병 일부가 관통해 들어오고 다시 격퇴되는 등 "전선" 이 유동적으로 바뀌게 된다. 

방진을 구성하는 양손검병과 할버드병이 다 장창병으로 바뀌는 와중에도 이 중앙부 호위병력은 양손검과 할버드를 고수하는데, 이는 장창의 길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간격의 전투에서 순수하게 방어적으로 해당 두 무기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양손검은 칼날이 리치 대부분을 차지하는 덕분에 큰 스윙으로 소수가 다수를 견제하기 좋으며, 할버드는 갈고리로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 다수 있어 혹여나 찔러오는 장창을 패리하거나 창대를 낚아서 창날을 땅에 박아버리는 테크닉을 사용가능하다.





이 모든 소모전은 한쪽 방진이 붕괴해 회복하지 못하거나 밤이 깊어 더이상 전투가 불가능해 상호 후퇴할 때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