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은 AI가 그려줌 ★





유대의 하스몬 왕국이 요한 히르카누스 2세(대제사장)와 아리스토불루스 2세(군사권)로 갈라졌을 때, 안티파테르와 그의 아들 헤롯은 히르카누스의 편을 들었고, 결국 아리스토불루스 2세는 패배해 로마로 끌려감. 이후 아리스토불루스 2세의 아들인 안티고노스 2세(마타티아스)가 파르티아 군대를 끌고 와서 히르카누스의 귀를 자른 뒤 바빌론으로 쫓아버리고 안티파테르의 두 아들인 헤롯과 파사엘리스를 포로로 잡은 일이 있었음.


(유대의 대제사장은 흠이 없어야 했기 때문에 신체 일부가 영구 손상되면 재임이 불가능했음)


이 때 헤롯은 겨우 탈출해 해안평야 지대로 달아났다가 그대로 이집트로 튀었는데 이 때 이집트의 통치자가 클레오파트라 7세였음. 클레오파트라는 헤롯이 유능한 인물임을 알아보고는 자기에게 충성을 바치면 군사 원정을 맡기겠다고 회유했으나 헤롯은 쿨하게 씹고 로마로 이동, 2차 삼두정치의 일원이자 친구였던 안토니우스에게 도움을 요청해 로마군을 이끌고 안티고노스 2세를 조져 하스몬 왕국을 무너뜨린 뒤 유대의 지배자가 됨. 결국 클레오파트라는 물먹음. 










왕이 된 헤롯은 안티고노스 2세가 사망하자, 직접 아나넬루스(Ananelus)라는 인물을 대제사장에 임명했으나 자독(제사장) 가문 출신이 아니라서 백성들도 욕했고, 특히 하스몬 가문 출신의 둘째 아내인 마리암네와 장모 '알렉산드라 마카베오'가 처남 아리스토불루스 3세를 제사장에 앉혀야 한다고 종용해서 결국 헤롯은 속으론 불쾌하면서도 결국 아나넬루스를 쫓아내고 아리스토불루스를 대제사장에 앉혔고 그 댓가로 장모 알렉산드라가 더 이상 정치일에 간섭 못하게 막고 감시했음. 


장모 알렉산드라는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와 친구였는데 헤롯이 자기를 감시한다는 걸 알고는 아리스토불루스를 데리고 수레에 실은 관짝에 숨어 이집트로 달아나려다가 국경에서 걸렸고 헤롯은 이 때 이미지 관리를 이해 너그럽게 넘어갔음. 근데 막상 유대교의 명절인 장막절(수콧)에 대제사장이 된 아리스토불루스가 제사를 지냈는데 17살 나이에 엄청 출중한 외모를 지녔던 탓에 대중들이 그를 보며 너무나도 좋아했고 아리스토불루스 3세를 보며 그 할아버지였던 아리스토불루스 2세까지 떠올리며 그러워하자 내심 불안해 함.


절기가 끝난 후 헤롯은 알렉산드라의 초청으로 예리코(여리고)에서 잔치를 즐겼는데, 한참 더울 때라 헤롯은 수하들에게 근처 연못에서 수영을 하게 하면서 은근슬쩍 아리스토불루스를 끌어들이게 했고 날이 어두워지자 아리스토불루스를 물에 쳐박아 익사시켰음. 그리고 자신이 시킨 게 들통날까봐 통곡을 하면서 성대한 장례를 치렀는데 이런 오바 싸는 행동들이 되려 아리스토불루스의 어머니인 알렉산드라가 헤롯이 범인임을 간파하게 만들었음.












결국 알렉산드라는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에게 서신을 보내  사건의 전말을 전달했고, 클레오파트라는 이를 기회라고 여겼는지 바로 애인인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에게 "헤롯처럼 야욕만 가득한 인물이 왕이어선 안 되니 쫓아내야 한다" 고 탄원함. 안토니우스는 당시 라오디케이아에 있었는데 헤롯을 자신이 있는 곳으로 소환하면서 "자네가 정말로 아리스토불루스를 살해한 배후라면 이는 묵고할 수 없는 문제" 라는 발언으로 여차하면 통치의 영역에서 쳐낼 것을 암시함.









처음엔 유대 지역에 "헤롯이 처형 당하고 그 시체가 걸렸다더라"는 카더라가 돌 정도로 다들 헤롯이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 여겼고, 헤롯 자신도 자기가 살 가망이 없다고 여겼는지 자신의 아내 마리암네가 침대에서 안토니우스한테 깔릴까봐 자기가 죽으면 마리암네도 죽이라는 밀명을 내렸을 정도였는데 웬걸, 헤롯이 반쯤 도박으로 쑤셔넣은 어마어마한 양의 뇌물이 안토니우스에게 먹혀들었고 그걸 받아 먹은 안토니우스는 헤롯의 통치는 정당하다고 다시 한 번 인정해주고, 애인인 클레오파트라에게는 "각 국가의 군주에게는 자신들만의 권한이 있는데 그걸 너무 침해하는 건 옳지 않다" 면서 사실상 클레오파트라가 유대 지역 문제에 더 이상 끼지 못하게 막아 버림.








땅 욕심이 많았던 클레오파트라는 남편인 안토니우스를 충동해 로마의 동방 영토였던 시리아와 유대, 아라비아의 소유권을 요구했음. 삼두정치를 강화하기 위해 로마의 옥타비아누스의 누이 옥타비아랑 결혼했다가 클레오파트라랑 파토 날 뻔했던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에게 시리아와 시돈, 티레를 제외한 유대와 아라비아를 클레오파트라에게 넘기기로 함.


(시돈과 티레는 로마군이 유대로 들어오는 입구이기도 했고, 자치를 오래 누린 곳이라 안토니우스가 그들의 반대를 받아줌)


당연히 헤롯은 자기 통치권이랑은 관계 없이 영토가 통째로 클레오파트라 손에 들어간다고 하니까 길길이 날뜀. 얼마나 분노가 심했냐면 클레오파트라가 안토니우스와 함께 아르메니아 원정에 나섰다가 돌아오는 길에 유대로 온다고 하니까 암살해 버릴려고 계획까지 짰을 정도였음. 하지만 측근들이 "클레오파트라 같은 거물을 죽인 뒤에 뒷수습은 어쩌시려고요? 클레오파트라가 유대에서 죽어나가면 안토니우스가 가만 있겠습니까?" 라는 반 협박식 설득을 하면서 계획을 변경, 최대한 환대하고 고분고분하게 나가는 방법을 택함. 


결국 유대 지역은 평소보다 세금을 더 많이 거둬서 일부는 로마에, 또 다른 일부는 클레오파트라에게 상납했고 이로 인해 헤롯의 평판은 바닥을 기게 됨. 







안토니우스가 동방 영토를 클레오파트라에게 넘기는 문제는 결국 로마와의 내전을 불러왔고, 안토니우스가 악티움으로 가려고 하자 헤롯이 돈과 물자를 모아서 자기도 가서 도우려고 했음. 하지만 클레오파트라의 이집트 함대가 같이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둘이 붙여놔봐야 좋을 게 없다고 판단했는지 안토니우스는 헤롯에게 아라비아를 공격하라고 지시함.


아라비아 역시 유대와 마찬가지로 클레오파트라에게 넘겨졌는데 충실하게 세금을 바치는 헤롯과는 달리 대충대충 내다가 이제는 못내겠다고 뻐팅기는 중이었음. 헤롯은 군을 이끌고 카나(Cana)로 이동, 아라비아 군대를 격파했음. 근데 뜻밖에도 코엘레-시리아에 주둔해 있던 이집트 군대의 장군 '아테니온(Athenion)'이 군을 이끌고 와서는 유대군의 후미를 치기 시작했음.



클레오파트라는 헤롯이 스스로 왕이 되어 유대를 장악함으로써 옛 프톨레마이오스 시절 영토를 회복하려는 자신의 계획을 방해한 것을 혐오하고 있었음. 그래서 항상 헤롯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었고, 안토니우스와 함께 악티움으로 가기 전에 미리 시리아에 배치해 둔 아테니온에게 "헤롯의 군대가 아라비아 군을 물리치면 즉각 공격해 그 땅을 장악하지 못하게 하라"는 지시를 내려놓은 상태였음.


결국 전투에 지친 상태에서 기습을 받은 유대의 군대는 철저하게 패배했고 헤롯이 구원병을 보내려 했으나 이집트 군의 공격이 번개처럼 빨라 그저 속수무책으로 당했음.









악티움 해전에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가 쳐발리고, 유대 지역에 대지진이 발생해 혼란해지자 이번엔 아라비아 쪽에서 선공을 걸어옴. 동맹은 무너지고 나라는 혼란하고 민심까지 안 좋은 상황에서 받은 침공이라 속수무책. 근데 여기서 헤롯은 항복이 아닌 아주 긴 내용의 일장연설로 군대의 사기를 높인 뒤 과감하게 맞붙었고 아라비아 군은 결국 그 기세를 못 이기고 달아난 뒤 토성으로 들어감. 유대군은 공격을 계속하면서 토성으로 향하는 모든 물자, 심지어는 식수까지 끊으며 아라비아 군대를 고사시켰고, 결국 항복함. 


이 때 헤롯은 아라비아 인들이 지도자로 추대하면서 잠시나마 아라비아 총독까지 겸할 뻔했으나 악티움 해전의 승자인 옥타비아누스에게 줄을 대고, 나중에 옥타비아누스가 황제(아우구스투스)까지 해먹으면서 결국 유대의 지도자로만 머물게 됨.








별 관계 없을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그저 불구대천의 원수 사이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