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눈물 빼는 단편 애니 나오고, 다시 찬양할 미래가 없을 것 같지도 않은데...


일단 2부가 나와야하는 건 이해가 됨.

게임이 오래되다보니 스토리나 설정에 제한이 많아서 재밌는 스토리 쓰기가 너무 어려워짐.

주연인 키메브는 이미 신염의 율자가 나온 이후론 다들 완성되어버려서, 계속 스토리를 이어가긴 어려움.

율자도 낙원 스토리로 침식의 율자까지 토벌되어버리니, 남은 건 종언의 율자 뿐이라, 새로운 위기 요소를 도입할 필요가 있음.


그렇다고 1부를 이렇게 끝낼 필요가 있었을까?


최종장은 위기 전개가 너무 완급이 이상함. 딱히 위기가 체감이 안되는데 억지로 설명하면서 그걸 설득하려하니 피로감이 엄청남. 위기는 사람들이 성흔 계획으로 다 잠들어버렸다는 건데, 스토리 전개는 달에서 일어나니, 위기가 체감이 안되고, 스토리 상에서 여러 캐릭터들이 뭘 설명하든 딱히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각이 안듬.


게임이나 만화, 비쥬얼노벨 등에서 짤막하게 드러나는 전문명이랑 비교해봐도 확실히 약함. 전문명에선 인류는 온 힘을 다해 노력하지만, 붕괴는 더욱 걷잡을 수 없이 더 커지고, 마지막엔 몇 안남은 도시도 침식의 율자 출현으로 전부 멸망해버리고, 기지에 남은 수만명이 인류의 전부가 됨. 네겐트로피 베타에서 드러나는 내용만 봐도 그냥 절망수준임. 나름 희망을 가지려하지만, 침식의 율자로 인해 다들 광기에 들어차 서로를 뜯어 먹는 듯한 묘사까지 나오고... 종말이 다가오니 정말 꿈도 희망도 없음.


근데 현문명 스토리는 위기가 너무 약함. 종언 직전의 율자인 침식의 율자도 현문명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끼진 건 아무것도 없고, 그냥 라이덴 메이가, 낙원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엘리시아의 데이터가 침식의 율자를 무찌르는 걸 목격한 게 전부이니까. 물론 이건 낙원 스토리가 아쉽다는 게 아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최종장 시작 전까지 위기 상황이 전혀 빌드업되지 않았으니, 좀 더 이악물고 빡세게 했어야만 했다는 얘기임.


그리고 붕괴 스토리가 몰입 되는 건, 낙원에서 엘리시아의 스토리에서 언급 된 것처럼, 개인의 비극을 낭만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기 때문인데...

키아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히메코

천궁시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키아나

키아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메이

문명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한 후카 + 하지만 위기를 무릎쓰고 후카를 구해낸 키아나

카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오토 아포칼립스


그래서 이런 붕괴 나름의 희생과 낭만이라는 아이덴티티를 좀 더 극적으로 끌어냈으면 어땟을까 싶음.

케빈은 더 이상 침착하지 않고, 최종 보스인만큼, MEI와 동료들을 잃고 5만년간 쌓아뒀던 광기를 점점 드러내고,

붕괴 사태라든가 수많은 도시나 국가가 초토화될 정도로 지구 상황은 더욱 막장으로 돌아가고,

제레나 후카는 1.5부에 슈트를 얻는 게 아니라, 최종장 빌드업에서 극단적으로 전개되는 위기를 막기 위해 각성하는 식으로 얘기를 풀고,

종극엔 이들도 결국 스스로를 희생해서, 이걸로 키메브가 각성하고, 케빈과 최종전을 겨루는 식으로 갔으면 훨씬 개연성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2부로 자연스레 연계될 수 있도록 결말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냈으면 더 좋았을 거 같음.

케빈의 성흔 계획이 폭주해 통제를 벗어나고, 결국 폭주하는 종언의 힘이 세계를 완전 멸망시키고 리셋하려할때, 키메브의 희생으로 딱 2부 전개가 원활한 시점인 창공시나, 성 프레이야 학원 시점으로 소프트 리셋하게 해줬으면...

그럼 기존 캐릭터 서사가 리셋되어버리니 재활용도 쉬워지고, 팬들도 2부에 좀 더 적응하기 쉽겠지.
근데 지금 2부는 너무 많이 갈아엎어서, 사람들이 몰입하기엔 시간이 너무 걸림... 새로 나온 캐릭터들 서사도 완전히 밑바닥부터 다시 쌓아올려야하고...


여튼 얼른 단편 애니 나와서 붕뽕 좀 채워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