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좀 걸림


의역, 오역 있을 수 있음


중국에서 이거 정리한 글 있던데 설정 모순 의외로 있더라 ㅎㅎ


============

테슬라 : 둘이서 뭘 쭝얼쭝얼 이야기하는거야!

빨강머리 트윈테일은 발터를 째려보고, 손에 잡혀있던 물건을 전부 던져버렸다.

발터 : ……위험하잖아!

그럭저럭 날아온 물건을 전부 받아낸 청년은 갑작스러움에 날뛰던 심장을 진정시키고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발터 : 여긴 대로라고! 부딪쳐서 물건이라도 부서지면 어쩔거야?

테슬라 : 그런 건 네가 변상하라고.

테슬라는 당연하단듯 말한다.

발터 : ……심하네.

테슬라 : 흥. 핀란드인이 저쪽에 남아서 거들고 있으니, 네가 남자로서 책임을 이어받아야겠지.

테슬라 : 알겠어?

테슬라 : 하아. 프랑크가 빈으로 안 갔더라면, 이런 귀찮은 일은 그 여자에게 떠넘겼는데.

발터 : (……알겠냐고. 남자의 책임이란게 저 대량으로 사들인 물건의 짐꾼이야?)

발터 : (하지만, 자기가 「아무것도 아니야 먼저 가」라고 말했으면서, 갑자기 쫓아와 산 물건 전부를 내던지다니……)

아인슈타인 : 아까 말했던 것을 번역하면──우리가 조금 전까지 뭘 이야기 했는지 들었어 입니다.

혼자 선두로 가고 있던 아인슈타인이, 기지캐를 펴면서 돌아보지 않고 설명한다.

발터 : ……하?

발터 : ……그, 그런 의미였어?



테슬라 : ……잠깐, 난 그렇게 뒤틀렸지 않다고!

아인슈타인 : 그러니까, 북 아일랜드의 역사에 자세한 아인에게 이것저것 배웠다. 그렇게 답하면 될껄──

빨강머리 트윈테일의 불만에 상관없이 천연 파마 소녀는 멋대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아인슈타인 : ──켈트 문명은 어찌하여 앵글로 색슨 문명에게 침식당했는지 설명했지요.

아인슈타인 : ……스코틀랜드, 웨일스, 아일랜드 각각의 구별에 따라──

테슬라 : 뭐야……

아인슈타인과 발터의 「비밀 이야기」가 이 정도로 들려, 테슬라의 얼굴은 휙 밝아졌다.

테슬라 : 전에 갔을 때에도 말했었는데, 거기가 아일랜드 근처야?

아인슈타인 : 예. 그 때는 비행기 티켓이 안 구해져, 배로 뉴욕에 가야됐죠. 도중에 일어난 일입니다.

발터 : 배로?

아인슈타인 : 예. 처음에 원정을 나가서……아주 재밌었습니다. 여정은 길었지만.

테슬라 : 헤……얼마나 된 이야기야? 20년 정도 전에?

발터 : ……하?

아인슈타인 : ……

아인슈타인 : 테슬라. 9년을 10년이라고 말하는 실수는 아직 괜찮습니다만……

아인슈타인 : 20년도 전일 리가 없잖습니까……대체 저를 몇 살이라 생각하는건가요……

플랑크 : 배의 행로를 보니까, 오늘은 여기서 1박 해야겠네──그러고나서 대서양을 건널 것 같아.

플랑크 : 얼마 없는 육지에서의 자유시간이란다──뭐 같이 놀고싶은 건 없니?

아인슈타인 : ……교수. 어째서 당신 쪽이 그렇게 순진하고 애같습니까.

아인슈타인 :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저는 양지바른 곳을 찾아서 책을 읽는 쪽이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플랑크 : 리제를 쨩. 언제나 그렇게 틀어박혀선 안 돼……

플랑크 : 오늘은 함께 왕창 노는거야!

플랑크 : ……오렴. 성벽이라도 보러 갈까!

테슬라 : 그런 세세한 일까지 잘도 똑바로 기억하는구나.

테슬라 : 난……7, 8살 때 아빠가 데려갔지만 거의 기억이 안 나.

테슬라 : 뭐, 어느쪽든 크로아티아 국내지만. 몹시 황폐했지. 재미도 없고.

아인슈타인 : 아뇨. 저도 어린 시절은 그렇게까지 기억나지 않아요. 이 기억이 남았던 것은, 단순한 우연입니다. 그리고 거의 단편에 지나지 않아요.

테슬라 : 그래?

아인슈타인 : 단지, 어떤 지역에 흥미를 가져, 관련 자료를 구석구석 조사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 땅의 독특한 풍물도 자세하게 알게되거든요.

테슬라 : ……이론 물리학자의 집념이란, 정말로 무섭네.

아인슈타인 : 실험 물리학자들이, 무언가에 관해 실험으로 지붕에 구멍을 열려는 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만.

테슬라 : 그으읏!

아인슈타인 : 실험 물리학자들이, 무언가에 관해 지구를 파괴하는 것보다 건전합니다.

테슬라 : ……심해졌잖아!

서기 1955년 10월의 다섯째 주의 주말, 여자 둘과 남자 하나의 세 젊은이는 장난치면서 런던데리의 성벽──계몽 시대에, 유로파 중에서 제일 철벽의 방어력을 자랑한 견실한 성벽을 오른다.

이 때, 아일랜드인이 중심으로 되는 다른 도시에서, 인생 최대의 사건을 마주친다고는, 그녀들은 아직 생각하지 못 했다.

아인슈타인 : 런던데리의 명칭은 원래 데리였습니다.

아인슈타인 : 당연히, 인도의 델리와는 어떠한 관계도 없고 아일랜드어 Daire, 즉 오크나무에서 따왔습니다.

아인슈타인 : 후에 런던의 상회가 이 땅을 개척해, 도시명에 「런던」이 붙었습니다.

테슬라 : 개척시대의 사람은, 그런 이름 붙이는 방식이 취향이었나……



테슬라 : 뉴욕은 사람 이름에서 왔고, 로드아일랜드처럼 유로파의 지명을 그대로 쓴 곳도 적지 않네.

아인슈타인 : 런던인이 개척한 도시니까요.

옆에서 보충하는 테슬라에 상관말고, 아인슈타인은 꾸벅꾸벅 멈추지 않고 설명을 이어간다.

아인슈타인 : ……도시의 입지에서 중심 에리어 설계까지, 어느 것이나 고심해서 런던인을 본떴습니다.

아인슈타인 : 주된 차이는……리버 포일의 수질이 템즈 강보다 깨끗하단 점이겠죠.

아인슈타인 : 런던의 성벽과 비슷하게, 데리의 성벽도 사각형 구조에 가까워요. 이건 유로파의 도시에서도 상당히 적습니다.

아인슈타인 : 물론, 런던에 비해 여기 성문 이름은 아주 적당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앞에 있는 저 문은 「쉽 키 게이트」, 외양항해의 선착장에 면해 있어섭니다.

아인슈타인 : 비슷하다 했는데, 외에도 「페리 키 게이트」, 「비숍 게이트」, 「부쳐 게이트」가 동서남북에 각각 있습니다.

아인슈타인 : 데리는 유로파 역사에서 얼마없는 축성 이래 떨어지지 않은 「메이든 캐슬」 중 하나로, 과거 1689년에서 105일이 넘게 둘러싸였지만, 버텼습니다.

테슬라 : 그 이야긴……여기가 단순히 외지였던게 아니였어?

트윈테일은 생각한 것을 입으로 낸다.

아인슈타인 : 아뇨. 완전히. 그런 적은 없습니다.

아인슈타인 : 당시, 여긴 브리튼 본토와 아메리카 식민지의 길목으로서, 많은 아일랜드인이 여기에서 신대륙으로 떠났거든요.

테슬라 : ……

발터 : 그런 역사가 있었구나……

발터 : 계속 아일랜드에 흥미를 가졌던거야?

아인슈타인 : 아, 사실은 전부 여기서부터 시작됐어요……이 특별한 도시에서……

아인슈타인 : 어떤 문화의 아름다움을 의식하게 되면, 그걸 자연스럽게 추구해버리는 충동.

아인슈타인 : 아일랜드는 제게 있어 그런 존재입니다. 누군가에게 있어선 인도에 대한 흥미와 비슷하려나?

테슬라 : ……

테슬라 : 확실히, 나는 인도 철학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어.

테슬라 : 단, 너완 다르게 나는 완전히 인도 문화를 좋아하게 되지는 않았거든.

발터 : ……?

테슬라 : 모르겠어? 저렇게 인간을 4분할하는 카스트 제도, 박살나는 편이 좋아.

아인슈타인 : 아아……저는 그런 의미로 말한게 아닙니다만……

발터 : 뭐……그치. 테슬라도 아주 민감해.

발터 : 주제로 돌아가서, 우리는 실마리를 찾으러 왔잖아. 정말로 있는걸까?

아인슈타인 : 물론.

아인슈타인 : 아마 이 앞일텐데……

아인슈타인 : 여기다!

세 사람이 1.6km나 데리의 성벽을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던 도중,

갑자기 천연 파마 소녀가 하나의 포대 앞에 멈췄다. 입에는 어디서 꺼냈는지 모를 손전등을 물고 있다.

발터 : 뭐, 뭐야 갑자기……

테슬라 : 그래. 여기에 뭐가 있는거야?

발터와 테슬라는 아직 상황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 했다.

아인슈타인 : 이 포대는 현재 24대 밖에 남아있지 않아요.

테슬라 : 헤에……그래서 이 한 대의 어디가 특수한데?

빨강머리 트윈테일은 어깨를 움츠리고, 의미를 모르겠다는 기색을 드러낸다.

아인슈타인 : 딱히 특수한 건 없습니다.

테슬라 : 하?

아인슈타인 : 단, 바늘이 흔들리고 있어요.

아인슈타인은 주머니에서 아미그린 미터를 꺼냈다.



테슬라 : 이건……가이거 카운터?

테슬라 : 이거 방사능 물질이야!?

아인슈타인 : 아뇨……

아인슈타인 : 이건 이전에, 제가 에이다에게 개조시킨 붕괴 에너지 측정기입니다.

아인슈타인 : 아주 모던하고 멋진 디자인이죠?

테슬라 : 모던!?

테슬라 : 무슨 센스가 그러냐……

빨강머리 트윈테일은 천연 파마 소녀의 취향을 코웃음 쳤다.

발터 : 응……?

발터 : 에이다가 누구야?

테슬라 : 조수야 조수. 핀란드인과 큰 차이 없어.

테슬라 : 그것보다, 일단 숨겨진 정보를 찾자.

아인슈타인 : 그러죠.

천연 파마 소녀는 홈즈가 생각에 잠길 때처럼, 그곳에 손을 맞춘다.

아인슈타인 : 여기부터가 본론입니다.

아인슈타인 : 여기다.

어느 새인가 지면에 엎드렸던 천연 파마 소녀가 가리킨다. 그녀의 손가락 끝으로 시선을 옮기자, 거기에는 부자연스런 색깔의 아스팔트가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주변을 둘러봐 사방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자, 싹 하고 나이프를 꺼내 포신 주변을 깎았다.

그러자, 거기에서 은색 글자가 또렷하게 드러났다.



「죄없는 여왕은 두 눈이 가려졌다」 ──H. A

발터 : 여왕? 영국사의 누구지?

테슬라 : 근데 두 눈이 가려진 여왕 같은게 있나……

발터 : 으~음, 무지나 우둔을 의미하는건가……?

테슬라 : 아, 그런가……

테슬라 : 이거 은유네. 그렇다면 「세례자 요한」이나 「마리 앙투아네트」를 가리키는거 아냐?

발터 : 세례자 요한? 마리 앙투아네트?

테슬라 : 읏……그냥 대충 말한거야, 대충. 그러니까, 신경쓰지 마. 잊어버려.



테슬라 : 그리고 말해두는데, 나는 오스카 와일드같은 탐미주의자가 아냐.

발터 : 예이예이……하아, 전혀 모르겠네. 혼란스럽다.

아인슈타인 : 정말입니다……응?

둘이 머리를 싸매는 중, 천연 파마 소녀는 뭔가가 번뜩였는지 손을 쳤다.



아인슈타인 : 『레이디 제인 그레이의 처형』

테슬라 : 에?

테슬라 : 아……!



테슬라 : 그러고 보니, 그런 그림이 있었지! 여왕 제인 그레이가 눈을 가려져, 집행인에게 처형되는 것을 그린 그림!

아인슈타인 : 아무래도, 오늘 밤은 배에서 밤을 보내야 될 것 같군요.

아인슈타인 : 내일은 내셔널 갤러리로 갑시다.

다음날.

지하철 채링 크로스 역의 좁은 계단을 한걸음 한걸음 올라 밖으로 나가자, 제국의 심볼이라 불리는 트라팔가 광장이 눈 앞에 나타났다.

「태양이 지지 않는 나라」의 중요한 심볼은, 겨울의 월요일에도 여러 여행자로 넘쳐나고 있다.

발터 : 여기가 런던의 중심인가……

높게 솟은 넬슨 기념 기둥을 본 발터는 관광객처럼 무의식 중에 감탄하는 소리가 새었다.

기념 기둥의 옆에 있는 비문에는, 1805년 트라팔가 해전에서 왕립해군을 이끌고 나폴레옹의 연합 함대를 깨뜨리고, 불행하게도 나라에 순직한 잉글랜드의 영웅──호레이쇼 넬슨 제독을 위해 세웠다고 글씨가 써 있다.

더 읽어 나가면, 그의 지모는 사람을 능가하고, 용감하게 군대를 지휘해 대서양, 나일, 코펜하겐, 트라팔가를 싸움에서 배제하여 잉글랜드를 연전연승으로 이끌고 오른쪽 눈, 왼쪽 팔을 잃고 목숨도 걸었다, 고 한다.

영국인의 전부가 교활한 외교관인 것은 아니다. 그들 중에는 근면하고, 거기에 죽을 각오로 사명을 다한 사람도 있다. 단지 제국의 영광이 눈부셔서, 이 나라를 위해 공로를 올린 사람이 묻혔을 뿐이다.



「England expects every man to do his duty」

이걸 본 발터는 플랑크와 비행기에서 한 대화를 떠올려, 마음 속으로 다시 결의를 굳혔다.

발터 : 응? 어라, 둘이 없어?

아인슈타인 : 미술관은 북쪽입니다.

아인슈타인은 발터의 소매를 꾸욱하고 당긴다.

아인슈타인 : 미아가 되지 마세요. 당신의 배낭에는 우리에게 엄청, 엄청 중요한 물건이 들어 있으니까요.

테슬라 : 흥.

아무래도 벌써 불쾌해진 테슬라가, 이 기회를 틈타 추격타를 주려는 모양이다.

테슬라 : 하아~ 이러니까 철부지는 곤란해.



테슬라 : 애완동물인 팽귄도 수산시장에서 물고기를 사러 갈 만큼의 지능을 가졌는데……이거, 거의 틀림없이 미아가 되겠네.

발터 : 어이……

내셔널 갤러리의 입구는 남쪽에 나와있다. 입구를 받치는 코린트식 기둥은 약간 풍화되어 검은빛을 띄고, 길을 낀 곳에 있는 트라팔가 광장을 바라본다. 그 페르세폴리스의 알현장을 방불케하는 모형은, 과묵하게 대영제국의 오랜 영광을 말하는 것 같았다.

중후한 역사가 생명의 이사를 품고, 무기질한 건축의 안에 잠든다. 독특한 압박감은 런던의 음울한 날씨를 더욱 번지게 하여 사람들에게 「국가」나 「조직」의 이름 아래에 휘두른 폭력이, 얼마나 강한지를 이따금 알리는 듯이 과시한다.

그 폭력 조직의 인간들과 서로 싸우기에는, 스파르타쿠스의 만용, 로베스피에르의 잔혹함, 벤자민 프랭클린의 예지, 블라디미르 레닌의 의지, 이러한 기질없이 일을 완수하는게 가능할까?

테슬라 : 잠깐! 힘내라고! 대영박물관만큼은 아니지만, 여기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거든!

발터의 가라앉은 모습에, 테슬라가 힘껏 어깨를 두드린다.

아인슈타인 : 테슬라가 이상한 소릴 해서 그렇습니다.

맨 앞을 걷고있던 아인슈타인은 약간 불만스럽게 갚는다.

테슬라 : ……어디가! 사실이잖아.

아인슈타인 : 감정이란, 흥분과 억압의 복합체입니다.

아인슈타인 : 자신이 다른 장소로 유도했으면서, 왜 이쪽이 없던 것을 비난합니까.

테슬라 : ……영문모를 철학 강의는 충분해.

테슬라 : 정말, 조금도 안 귀엽다니까.

아인슈타인 : ……발터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인슈타인 : 흥분과 억압, 어느 쪽이 인간의 본질인가……「인류의 이성」으로서 어느 쪽이 주류일까?

아인슈타인 : 아니면……미적 관점으로 보면, 어느 쪽이 보다 「귀여운」 것일까?

발터 : ……?

아직 기분이 개운하지 않던 청년은, 천연 파마 소녀의 질문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발터 : 에, 아니……나는 물론…….

발터 : 여자얘는, 어떻든 귀엽다고 생각해!

발터 : 그래. 여자얘는 정의야!!

테슬라 : ……

어째선지 빨강머리 트윈테일의 얼굴이 순간 빨개졌다.

아인슈타인 : 그렇습니까……

천연 파마 소녀는, 빗나간 답을 개의치 않고, 이야기를 계속한다.

아인슈타인 : 발터에겐 「인간의 미」에 관한, 그 견해를 듣고 싶었지만, 방금 건 나름의 대답이란 것으로 해두죠.

발터 : ……아, 그게.

아인슈타인 : 글러먹은 남자네요.

그녀는 힘을 넣어, 발터에게 딱밤을 쳤다.

관리인 : 정말 여러분 같은 연구자가 파손된 그림에 관심을 가질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내셔널 갤러리의 뒤뜰에 있는 긴 복도에서, 관리인이 걸으면서 말한다.

배가 나온, 정상 쪽이 약간 대머리인 굵직한 중년의 손에는 열쇠가 있다. 그의 걸음에 맞춰, 금속 열쇠가 맞부딪치고 있다.

관리인 : 1928년 템즈강 홍수로 상당수의 수집품이 파손되어서, 구체적인 손실 정도는 아직 확실하게 총합이 안 나왔습니다.

관리인 :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당신들이 찾는 그림이 그 파손된 수집품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테슬라 : 잠깐……「아직 확실하게 총합이 안 나왔다」고?

상대의 그 말이, 테슬라가 품은 관료 제도의 이미지를 보다 악화시켰다.

관리인 : 예에……본관에는 2천을 넘는 명화가 있어서…….

관리인은 어쩔 수 없다고 손을 올리는 행동을 했다.

관리인 : 그림이 얼마나 파손됐는가, 그건 실제로 수복이 완료되고 나서 처음으로 평가가 나오는 겁니다.

관리인 : ……한 전문가가 1년에 수복할 수 있는 건 2, 3장이겠죠. 아주 손이 간다는 것을 부디 이해해 주십시오.

테슬라 : ……그럼, 우리가 찾는 그림은 수복의 순서가 비교적 늦은 작품?

관리인 : 그렇군요. 아무튼 근대의 작품을, 옛날 물건보다 우선하는 건 매우 어려워서.

관리인 : 우리끼리의 이야기지만……그 유명한 터너, 그의 그림조차 아직 거의 수복되지가 않았습니다.

이렇게 수복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일행을 안내한 굵은 남자가 옛날 창고의 문 앞에서 멈춘다.

관리인 : 자 여기입니다. 안내하지요.

테슬라 : 어……

안까지 따라오려는 남자를 보고, 테슬라는 약간 표정을 일그러뜨린다.

테슬라 : 우리가 진행하는 건 시큐어한 성질의 연구고……

관리인 : 알고 있습니다.

굵은 남자는 동행하는 것을 양보하지 않는다.

관리인 : 여러분이 MI5던 MI6이던 관계 없습니다.

관리인 : 혹은 다른 목적이 있던……

관리인 : 이 미술관에는, 어떠한 외부자도 감시의 눈을 벗어나진 못 합니다.

아인슈타인 : 상관 없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어깨를 으쓱이고, 신경쓰지 않음을 보인다.

아인슈타인 : 함께 들어가죠.

관리인 : 하하, 그거 살았군요.

관리인 : 이 아가씨는, 잘 알아주시네요.

테슬라 : 칫.

테슬라 : 나는 널 위해서……

테슬라 : !?

테슬라 : 무무무, 뭐야 이 냄새!?

두꺼운 문이 끼긱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열리자, 문 보다 중후한 곰팡이 냄새가 각자의 비강을 뚫는다.

빈에서 옛날 술창고에 들어갔던 적이 있는 테슬라도, 강렬한 곰팽이 냄새에 놀라버렸다.

관리인 : 그림의 습기, 게다가 표면에는 일정량의 유분과 수분의 혼합물……특히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창고 안에는 바람도 통하지 않아서……

제대로 문을 잠근 굵은 남자는 설명하면서 자신도 콜록거린다.

관리인 : 잘 생각해보면, 여기에 가득한 공기는 아마 하수의 성분과 큰 차이 없겠네요.

테슬라 : ……

테슬라 : 미안한데, 그런 기분나쁜 비유는 그만해줘.

관리인 : 콜록콜록……

관리인 : ……『레이디 제인 그레이의 처형』이죠?

관리인 : 여기는 아직 색인카드가 없는지라,



관리인 : 하나하나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굵은 남자는 미소지으며, 농후한 곰팡이 냄새에 절망적인 진실을 더한다.

홍수 피해로 인해 파손됐지만, 귀중한 문화재인 것에 변함은 없다. 굵은 남자는 구호를 외치면서, 발터와 호흡을 맞춰 작업을 한다. 액자는 역시 상당한 무게였다──신중하게 움직여서 하나하나 검사할 수 밖에 없다. 이걸 수십 번이나 반복해서, 두 남자는 하반신을 떨면서, 땀범벅이 된 이마를 닦는다.

『헤스페리데스의 동산에서 다툼의 사과를 고른 불화의 여신』……여기에도 터너의 그림이 있었나. 너덜더덜해져……아깝군……

『폼페이와 엘코라노의 괴멸』……이거 내 키보다 크잖아! 그러고 보니, 우리가 찾는 그림의 크기를 몰랐지. 얼마나 됐더라.

……이 그림……상당히 크긴 하네. 둘이서 괜찮아?

마치 축구골대처럼 큰 작품의 차례가 되자 빨강머리 트윈테일이 도와줄까하고 뛰기 시작했다.

아가씨, 잠깐 저쪽으로 가주세요……안 도와줘도 괜찮으니까.

좋소……셋에 합시다……하나, 둘──셋!

창고의 문보다 큰 판상 물체가, 보관 장소로부터 천천히 올려진다.

그림을 감싸는 삼베에서 먼지가 위에서 춤추며, 비강을 장난처럼 간질댄다──손을 떼지 않은 발터는 재채기를 버텼지만, 근질거림으로 비틀어진만큼 안면이 일그러진다.

관리인 : 좋소……다음은 나보다 오래된 듯한 넝마천을 잡읍시다……

굵은 남자는 이마의 땀을 닦으면서 물과 먼지로 더러워진 커버를 신중하게 없앤다.

관리인 : 이……이건!?



오래된 커버를 그럭저럭 벗기자, 상아를 방불케하는 듯 빛나는 하얀색이 네 사람의 눈에 뛰어들었다.

어두운 배경에, 새하얀 드레스의 소녀가 눈가려져, 사제인 노인에게 냉정하게 단두대로 끌려가고 있다.

틀림없이, 이건 『레이디 제인 그레이의 처형』──게다가 보존 상태는 더없이 양호.

관리인 : 이……있을 수 없어……

관리인 : 이런 것이……

아무래도 예술에 대한 식견이 높은 굵은 남자는, 턱이 떨어질 정도로 놀라고 있다.

관리인 : 아아 신이시여! 곰팡이 하나 없다니! 감사드립니다!!

테슬라 : 이 그림……

그런 것보다도 다른 점을 신경쓰는 트윈테일은 커다란 돋보기를 사용해 거대한 그림을 구석구석까지 조사한다.

테슬라 : ……사인의 장소도 같고……특별히 이상한 점은 없는데?

관리인 : 무슨……이 기적을 눈앞에 두고, 그 이상 뭘 바라고 있습니까?

굵은 남자는, 테슬라가 바라는 것이 뭔지를 이해하지 못 했다.

테슬라 : 이 그림이 과거 어디에 걸려있었는지 알아?

관리인 : 아가씨, 그건……

굵은 남자는 곤란하단 표정으로 손을 올──

관리인 : 1928년 홍수 때, 저는 좌우도 구별 못하던 학생이어서.

테슬라 : ……

스스로 바보같은 질문을 한걸 알자, 테슬라는 페롯하고 혀를 내밀었다.

테슬라 : 단서가 부족하네.

관리인 : 단서?

굵은 남자는, 뭐가뭔지 전혀라는 표정으로 반추한다.

아인슈타인 : ……제게 생각이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발터의 가방에서 진공관 앰플같은 모양의 장치를 꺼냈다.

아인슈타인 : 이걸로 이 그림을 스캔해도, 되겠습니까?

테슬라 : 아……설마 그거……

테슬라 : ……운이네.

그 장치를 보고, 테슬라는 믿을 수 없단 표정으로 한 가지 가능성에 도달했다.

관리인 : 어음……그건……방사선같은 물건을 꺼낸 것은 아니겠지요?

굵은 남자는 약간 경계하며, 수상쩍은 장치를 본다.



아인슈타인 : 특정 주파의 마이크로 웨이브입니다. 파괴력은 없죠.

아인슈타인 : 이건 희귀 원소의 활성을 재촉해, 혼합 상태를 원래대로 돌리는 장치입니다.

관리인 : 하아……

굵은 남자는 이마를 문지르면서 반응을 했다.

관리인 : 기다리세요……당신 설마 이걸로, 이 그림에서 뭔가를 빼낼 생각이십니까!?

아인슈타인 : 그렇게 이해해도 좋습니다.

관리인 : 안 됩니다 안 됩니다! 이런 짓을 하면, 그림에 상처가 나잖습니까!?

아인슈타인 : ……그런 일은 없습니다.

천연 파마 소녀는 손전등을 꺼내, 옆에서 그림의 표면을 비춘다.

아인슈타인 : ……

아인슈타인 : 역시.

관리인 : 네?

굵은 남자는, 아인슈타인이 말하는 바를 알지 못 했다.

아인슈타인 : 보세요.

소녀는 손전등의 각도를 유지하면서 설명한다.

아인슈타인 : 그림 위에 얇은 막이 있습니다.

관리인 : ……아아……정착액인가?

관리인 : ……

관리인 : 아니 틀리군. 정착액이라도 그림을 이렇게 완벽한 상태로 보존하는 것은 할 수 없어.

굵은 남자의 표정에서 곤혹하는 기색이 점점 섞이기 시작한다. 잘 보니까, 얇은 막에는 금속 광택이 작게 있는 것도 알아챘다.

관리인 : ……이건……뭐지?

관리인 : ……이런 건,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어요!

아인슈타인 : 괜찮다면 지금 조사하고 싶군요.

천연 파마 소녀는 품에 안긴 장치의 핸들을 흔든다.

관리인 : ……말씀드린대로, 그림에 상처를 내는 것은 허락 못 합니다!

굵은 남자는 당황했다──

관리인 : 그게 설령 고의가 아니여도, 상처를 낸 시점에서 인류에 대한 죄가 되기에!

아인슈타인 : ……그 말은 너무 과장됐습니다.

아인슈타인 : 이 그림은……단지, 향후 다른 「정상적인」그림처럼 물러질 뿐입니다.

관리인 : ……

테슬라 : 이 물질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거야.

테슬라 : 그림을 보호하기엔 어울리지 않을, 값어치가 있는 것일지도 몰라.

관리인 : ……

테슬라 : 들어주지 않으면, 우리 조직이 다른 수단을 쓸지도 몰라.

테슬라 : 귀를 막는 방법도 있겠지만……그 때는 이 미술관의 직원 전원이 책음을 지게 되지. 그런건 나도 싫거든.

관리인 : ……

관리인 : ……하아.

관리인 : 아가씨, 저도 말이 안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관리인 : 작품 자체가 「상처 없이」 끝나더라도, 단 하나, 확실하게 설명을 듣고싶군요……

관리인 : 그 막을 빼내는 일에, 대체 어떤 가치가 있단 건가요? 당 미술관은, 무슨 이유로 당신들의 논리정연하지 않은 불명확한 행동에 찬동하면 되는지요?

아인슈타인 : 인류의 운명의 예언을 이유로.

천연 파마 소녀는, 전에 없을 정도로 서늘한 목소리로 말한다.

관리인 : ……!?

굵은 남자가 경탄에서 정신 차리기를 기다리며, 아인슈타인은 손에 있던 장치를 그림의 중앙에 들이댄다.

아인슈타인 : 혼강추출, 개시.



아인슈타인 : 전원, 귀를 막으세요.


====================================


1. 런던데리의 노래 : 챕터7 다 읽기


2. 크툴루의 탄생 : 로드아일랜드에 관한 주석을 발견했다


3. 요한의 죽음 : 세례자 요한에 관한 주석을 발견했다


4. 잉글랜드의 영웅 : 넬슨의 명언에 관한 주석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