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주처럼 영상에 자막을 안 넣어서 그런가


혹시 핫산할 키붕이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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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꿈을 꿨다.

좋은 수면.

이른 아침의 공기는 해변 특유의 소금기를 띠고 있다.

온기투성이 포단을 기세좋게 몸 위에 다시 덮었다.

커튼 뒤로부터 창틀의 사각을 따라 빛이 비치고 있다.

새로운 하루의 시작이다

화물을 정리하고 차로 런던으로 돌아갈 무렵이면 에이다의 암호 해독 결과도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어쩐지 묘하게 마음이 술렁거린다.

왠지 모르게 자신이나 주변 사람의 운명에 큰 변화가 일어난 듯한 느낌이 든다.

그건, 옛날 직접 마주보길 피했던 것.

언젠간 생각하자고 자신에게 타일러, 그걸 구실삼아 사고를 거절했던 것.

……런던이라는 시내가, 그만큼 좋다는 건 아니다.

단지, 같은 지붕 아래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상대의 존재가 당연하게 되었다.

발터조차 아주 옛날부터 그 곳의 일원이었다는 것처럼 느꼈다.

이렇게 조용한 나날이, 계속 이어진다면 좋을텐데라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다음과 같은 사실을 자명한 진리로 받아들인다. 즉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고, 창조주는 몇 개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했으며, 그 권리 중에는 생명과 자유와 행복의 추구가 있다」

「각인의 자유로운 발전이 만인의 자유로운 발전의 조건이 된다.」

그리고 천명같은 군사 조직은, 생명에 관한 권리 이외의 전부를 간단하게 짓밟는 경향이 있다.

생사를 가르는 상황과 마주하기 때문에, 천명에 있는 이상 분명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하지만 일방적으로 그 권리를 강요하고, 때로는 권리 그 자체가 불이익이 된다.

군사 조직의 경우, 근본인 「규칙」에 물고 늘어져 간단히 뒤집기라도 한다면──

──머지않아, 자신이 없앤 적 같은 비열한 존재로 서서히 변모하겠지.

설령 리더가 조지 3세, 나폴레옹 1세처럼 문무에 뛰어나든, 또는 찰스 1세, 루이 16세처럼 무능한 얼간이든.

그 사람, 「H.A」는 영상 속에서 자신의 견해를 전했다.

그녀는 천명 기관의 이념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만약 「천명」이 역사상에 있는 무수한 제국처럼──

한줌의 인간에 의한 욕망의 집합으로 형성된, 기형의 조직이란게 증명된다면…….

양식있는 인간으로서, 반대되는 위치에 서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그 반대측은 사사로운 원한을 일절 감추지도 못 하는, 복수의 불꽃으로 지펴진 엔진같은 존재다.

프린세스 낸시…….

아니.

햄릿.

처음에 제너럴 메카트로닉스 「GME」의 CEO와 만났을 때, 그녀는 자신에게 이러한 인상을 남겼다.

낸시 토마스 에디슨. 진실을 쫓던 현실버전 햄릿.

감정이나 욕망이 없을 리 없다.

인정이 없을 수도 없다.

단지 구체적인 사물에 관하여 그녀는 무리해서라도 정을 떨쳐 버리고, 나머지 이해를 취사 선택한다.



자신의 가족을 위해, 혹은 인류 전체를 위해, 자신의 손으로 붕괴에게 복수한다.

그걸 위해 그녀는 어떤 「방해물」이 있어도 배제하기를 꺼리지 않는다.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손을 놓지 않는다.

자기자신, 자신의 회사, 자신이 사는 나라, 천명이라는 조직……그녀에게 있어선 전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말에 지나지 않는거다.

이상하다.

그런 인생, 뭐가 재미있는거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녀 스스로가 원망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

……주변의 인간과 비교해봐도 이질적인 부분을 알겠다.

테슬라는 감정적인 녀석이지만……그녀와는 방향성이 전혀 다르다.



그녀에 비하면 훨씬 알기 쉽지.

…….

좀 더 자자.

오늘은 긴 하루가 될지도 모르니까.

??? : 콩콩……콩콩…….

테슬라 : 으~응……지금, 몇 시……누구야, 노크하는 건…….

테슬라 : 둥지머리……보러 간다고…….

테슬라 : …….

테슬라 : ……응?

테슬라 : 뭐야, 벌써 일어나고 어디로 가버렸네…….

테슬라 : 80넘은 할머니가 아니니까 이렇게 일찍 일어나서 뭐하잖거야…….

??? : 콩콩……콩콩…….

테슬라 : 시끄러워!

테슬라 : 지금 일어났다고, 멍청아!



??? : 안녕, 테슬라 박사.

테슬라 : …….

테슬라 : ……너, 누구?

시각을 조금 거슬러 그 날 이른 시간──

??? : (……발터 님, 기다려 주세요)

발터 : ……누구?

리타 : 저입니다. 리타에요.

발터 : 오, 오너 씨?

리타 : 복도는 조금. 이쪽으로 와주시길.

리타 : 갑작스런 일로 죄송합니다…….

리타 : 하지만…….

발터 : 무……무슨 일이죠?



리타 : 클리닝 보냈던 양복 말입니다만, 건조가 시간에 못 맞춰서…….

리타 : 여기는 1번 정전나면 반나절은 계속됩니다…….

리타 : 그러니까, 내일 돌아가실 때에는, 양복을 갈아입을 필요가 있을까 하여…….

발터 : 에…….

발터 : 하, 하지만 갈아입을 윗옷 같은건 들고오지 않았는데요!

발터 : 그 옷도 모래 사장에서 더러워졌고──

리타 :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리타 : 저의 과실이니, 발터 님의 윗옷은 이쪽에서 어떻게든 하겠습니다.

리타 : 마침 남성용 슈트가 있는지라……사이즈가 맞는지 측정해봐도 되겠습니까?

리타 : 아……좋네요! 역시 딱 맞아!



발터 : 음……뭐랄까……마치 오더 메이드로 재봉된 것 같이, 너무 딱 맞는데……

리타 : 아하하, 저의 스타일 보는 눈은 정확하답니다!

리타 : ……아, 그렇지. 다른 손님으로부터 발터 님에게의 선물을 맡았습니다.

발터 : 다른 손님?

리타 : 그게……후카 씨였던가? 친구라고 하셨습니다만.

발터 : 후, 후카?

발터 : 어, 어째서 그녀가…….

발터 : ……여기서 열어봐도 될까요?

리타 : 물론이에요, 부디.



발터 : 어, 어째 화려한 물건이 나왔는데…….

리타 : ……고추 스프레이?

발터 : 엑?

리타 : 여자가 호신용으로 지니는 스프레이입니다. 얼굴에 「샤약」하고 불기만 해도 범죄자는 몹시 괴로워하죠.

리타 : 안의 압축공기는 몇 번이나 쓸 수 없지만, 간단하게 다룰 수 있어서…….

리타 : 손님에게 있어, 상당히 실용적인 것이 아닐까요?

발터 : ……실용적이라니, 언제 쓰라고!

발터 : ……그리고 이 패키지, 장난감처럼 싸구려라 별로 신용 안 가는데요!

발터 : ……애초에 후카는 왜 내가 이런 스프레이가 필요할거라 생각한거야!

테슬라 : 아하하하하하!



테슬라 : 고추 스프레이래!

테슬라 : 다음에 주교가 찝쩍되면 써버리라고. 주교도 불쌍하네, 자기 관할의 발키리한테 바보취급 당하고!

발터 : ……어, 그러게.

발터 : 선물 상자 안에, 잘 보니까 글자가 쓰여있었어──



발터 : 「언덕 멀리 사평이 아름답다. 해가 저문 돌아가는 길 저녁 안개가 환하구나.」

발터 : 무슨 의민진 모르겠지만.

테슬라 : 흐~음.

테슬라 : 소중하게 하면 되잖아.

테슬라 : 뭔가 곤란한 일이 있을 때, 그 시를 읽고 그녀가 도우러 와 줄지도 몰라.

발터 : 어…….

아인슈타인 : 크큭, 테슬라 박사, 혹시 질투하는 겁니까.

테슬라 : 지, 질투 따위 안 하거든! 왜 내가 질투해야하는데!

발터 : 있잖아…….

테슬라 : 어, 뭔데?

발터 : 아……그게…….

발터 : 그 주교 말인데……이대로 놔둬도……괜찮을까?

테슬라 : 못 놔두겠으면, 어떻게 하게?

발터 : 아니, 뭐……그렇다고, 내가 어떻게 한다는 건…….

테슬라 : 응그래, 알았어. 나참, 잔걱정이라니까.

테슬라 : 까놓고…….



테슬라 : 여차하면 우리 전부가 에디슨한테 취직하면 되는거라고……큰일은 아니야.

발터 : 어……그녀를 싫어하던게 아니었어?

테슬라 : 응. 싫어.

테슬라 : 근데 그게 어쨌단건데?

테슬라 : 만에 하나가 일어났을 때, 우리가 널 죽게 내버려둘거라 생각한거야?

발터 : 으……아니……그런 생각은 안 했는데…….

테슬라 : 흥, 그러면 더 이상 궁시렁거리지 금지.

테슬라 : 설령 이 세계의 끝이 다가와도, 네가 허둥댈 필요는 없어.

테슬라 : 그리고, 나는 네가 맞대놓고 녀석의 콧대를 꺾은 용기를 높이산다고.

테슬라 : 둥지머리도 그렇지?

시각은 지나, 그 날의 늦은 시간──

에이다 : 여러분, 혼강의 암호 해독이 끝났습니다.

에이다 : 내용물은 2가지. 문장과 영상입니다.

에이다 : 문장 쪽부터 확인하겠습니다. 괜찮을까요?

언제나처럼, 에이다는 문자를 공중에 직접 투영했다.

그것은 영어였다──



"Follow the Freedom Trail, then visit Lexington in the midnight."



발터 : 프리덤 트레일을 따라 가라. 그리고 밤중에 렉싱턴을 방문해라…….

발터 : 이건……보스턴 경치를 가리키는건가?



테슬라 : 망할. 지구 여기저기를 와라가라시킬 생각이냐?

아인슈타인 : ……우선 영상을 보죠.

영상 속에 있던 것은 역시 그 수상한 인물, H.A였다──

하지만, 지난 영상 때에 비해, 좀 나이를 먹었나보다.

H.A : 먼저, 암호 해독 축하해. 머나먼 미래의 탐구자들.

H.A : 너희 시대에서 대양을 왕복하는게 어떤 체험일지는 모르겠네, 어쩌면 간단한 걸수도 있고.

H.A : 하지만, 그렇다 해도 조금 시간을 들여서 생각해볼까해…….

H.A : 최후의 혼강을 발견한 후, 너희가 그 정보를 써서 무엇을 할 것인가.

H.A : 내가 전에 말했던 결론, 기억하려나?

H.A : 천명처럼 힘으로 미는 방법으로는 붕괴에게 이길 수 없어.

H.A : 확실히 이건 나 개인의 견해야……그건 인정하지.

H.A : 하지만 나는, 이 결론이 올바르다고 생각해.

H.A : 물론 내 생각을 너희한테 억지로 강요할 마음은 없어. 완전하게 같은 생각을 가진 인간 같은건 없는걸.

H.A : 이전의 영상에서는 젊은 시절의 나와 만났을거야.

H.A : 혈기 왕성할 땐 악을 미워하고, 촌극마저 아까운 그런 느낌일려나.

H.A : 뭐, 내가 변했다는 말은 아니고──

H.A : 하지만, 은둔 생활을 계속 하다가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이 세계를 보는 기술을 익혔거든

H.A : 누군가를 맹목적으로 적대시하는게 아닌, 판단력을 높이는데 정진한다.

H.A : 너희도 그랬으면 좋겠어.

H.A : 너희의 주장이 무엇이든, 나는──

H.A :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그런 너희가 되고 싶어.

H.A : 이 세계에서 가장 돌이킬 수 없는 것은, 판단을 오인해 쓸모없는 날을 보내버리는 것. 부디 알아주길 바래.

H.A : 행동은 어디까지나 수단……이상 자체를 진짜로 노려야하는 것이지.

H.A : 그러니까…….

H.A : 너희는 고생을 아끼지 않고, 고대 문명의 역사에 등장하지 않은 나라에 가줬으면 해.

H.A : 아메리카 합중국으로.

H.A : 미국은 그런 사람들의 손으로 성립됐어.

H.A : 그들은 자신의 속마음을 존중하고……정의를 지키기 위해 용감하게 맞섰어.

H.A : 아, 슬슬 내 진짜 이름을 가르쳐줘도 좋은 타이밍인가.



H.A : 나는 하모니 아예트. 원래 성은 모티에.

H.A : 라파예트 후작, 질베르 뒤 모티에의 자손이지.

H.A : 아니면, 비즈니스 세계의 이명으로 불러도 괜찮아──



H.A : 「대부(갓 파더)」라고.

테슬라 : 라파예트 후작이라고? 그, 그에기 이런 자손이 있었어?

발터 : 그 사람, 누구야? 옛날 귀족이야?

테슬라 : 야! 라파예트 후작도 몰라? 믿기지가 않네!

발터 : 윽……그래서 그 후작이 누군데…….



테슬라 : 18살에 미국 독립 혁명에 끼고, 36살에 프랑스 혁명에 참가. 72살에 다시 프랑스 7월 혁명에 참가했다고. 「두 세계의 영웅」으로 불리고 있지.

테슬라 : 그런 위대한 인물을 모르는거야?

발터 : 아니……그치만 나, 프랑스 사람도 아메리카 사람도 아닌데…….

테슬라 : 얌마, 보스턴 근처만 해도 5개의 도로가 「라파예트 스트리트」란 이름이거든──생각 좀 해.

아인슈타인 : ……크흠.

아인슈타인 : 그녀의 선조는 그녀의 선조, 그녀 본인은 그녀 본인.

아인슈타인 : 그런 표면적인 것은 신경쓰지 않아도 되겠죠.

아인슈타인 : 다만…….

아인슈타인 : 결국, 우리가 뭘 발견하게 될지는 알 수 없으니까.

아인슈타인 : 설령, 그렇다 해도…….

아인슈타인 : 어쩌면 여기서부터, 물러날래야 물러날 수 없을지도 몰라요.

아인슈타인 : …….

아인슈타인 : 테슬라.

아인슈타인 : 발터.



아인슈타인 : 여기서 손을 빼고, 좀 더 권력이나 지위가 있는 녀석에게 진상을 맡기고 싶지만──

아인슈타인 : 「대부」가 고생해서 오늘까지 숨겨온 비밀을 자신의 손으로 해명하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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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갓 파더 : 챕터16 다읽기

2. 1776년 7월 4일 : 미국 독립 선언 주석

3. 1848년 2월 21일 : 공산당 선언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