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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날이야기를 하지.

??? : 어떤 그리스 영웅이 있었다……응? 하하, 그가 어디서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 : 아무튼, 그는 아주 위대해서, 그가 모험에 썼던 배는 기념비처럼 사람들에게 모셔졌다.

??? : 다만, 시간이라는 건 무정한거라서 그 배를 만든 목재가 점차 썩어버린거야.

??? : 이 위대한 배가 제사품으로서 불타지 않게끔, 현지의 사람들은 어떤 방법을 떠올렸다──

??? : 매년 모든 부품을 검사하여 부식이 심한 곳이 있으면 그 부분을 새로 고친다, 라고.

??? : 그리고 백년 후, 어떤 철학자가 배를 견학하러 왔을 때, 어느 부품도 최소 1번은 바꿔졌었지.



??? : 철학자는 그걸 듣고 너무 한탄하며, 현지 사람들에게 질문했어. 「이건 아직도 원래 그 배인가?」

??? : 하지만, 현지 사람들은 전혀 개의하지 않는 모양으로 답했다──

??? : 「철학자 양반, 만약 다르다고 본다면, 언제부터 달랐다고 생각하십니까?」

??? : 「아시는대로, 설령 대영웅의 모험이 있을지라도, 도중에만 매번 부품을 교환할 수 밖에 없습니다.」

??? : …….

꿈에서 깨어났다.

어째선지 진료소의 밴치에 앉아있다.

아…….

……생각났다. 그 빨강머리 카우걸이 데려갔지.

그녀의 목숨을 구했으니까.

……여기에 온 후, 어느틈에 앉은채로 자버린 모양이다.

……부끄럽다. 「0식」의 소모 따위 거의 있지도 않을텐데.

역시…….

……이 사람들과 함께 있어서, 마음이 느슨해졌나?

다행이 시간은 아직 그렇게나 안 지났다. 한 호흡 하고, 쌀랑하고 축축한 공기 속에서 페놀 냄새가 충만하게 있는걸 알아챈다.

오전의 빛나던 태양이, 복도 맨 끝에 있는 작은 창문으로부터 비스듬히 들어오고 있다. 명암의 강한 콘트라스트가 어떤 특별한 것도 없는 진료소에 꺼림직한 분위기를 가져왔다.

??? : 반가워요.

리아나 : 아, 안녕하세요.

상대는 무표정으로 한 손을 내밀었다…….

……아무래도 악수하려나 보다.

??? : 미카리 모르간. 이 진료소의 책임자에요.



리아나 : 리아나 브리간티아. 천명의 발키리야.

모르간 : 당신의 동료는 옆에서 에너지를 보충하고 있어요……당신도 할래요? 고칼로리 식품.



리아나 : 아, 괜찮아요. 저……아침밥을 너무 많이 먹어서. 아하하.

모르간 : 그런가요……그럼, 제가 먹죠.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초콜렛 포장을 열어서 입 속에 넣는다.

모르간 : 그렇지.

모르간 : 엘레인을 구해줘서 고마워요. 그 바보, 전에도 그런 적이 있거든요, 우리가 없으면 몇 번이나 죽었을 일이.

모르간 : 그것보다, 제가 신경쓰이는 건──당신들이 가진 「야전용 의료킷」이에요. 대체 어떤 물건이신지?

리아나 : 아하하……그거는요…….

아인슈타인 : 음……이 캐비아, 정말로 맛있군요. 빵의 식감도 적당히 좋고.

일레인 : 그렇지? 그 사람들 엄청나게 맛있는 것을 매일 사들이거든.

일레인 : 오늘 먹은 벨루가 철갑 상어의 캐비어에, 그 전에는 이스토리아의 하얀 송로를 한데다, 이제부터 하몬 이베리코…….



테슬라 : 뭐라고? 닥터 모르간은 그렇게나 부자야?

일레인 : 그게……부자랄까……지인이 많달까…….

??? : 우후후……산해진미는 아무리 맛있어도, 배를 채우는덴 필요없죠?

??? : 네, 기다리셨습니다──초코 바나나 케이크.

테슬라 : 와아, 좋은 냄새!

밤바 : 으~응, 엄마가 구워주는 것 보다 냄새가 좋네요!

??? : 당연하죠. 멋으로 바니걸 차림은 하지 않아요.



테슬라 : 잘 먹겠습니다!!

아인슈타인 : 훗……게걸스럽게 말고 천천히 먹으세요.

아인슈타인 : 하, 말했잖아요……등, 두드려요?

테슬라 : ……시끄럽네! 냅둬!

??? : 우흥……그 애 말이 맞아.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씹어야지.

테슬라 : ……그런데, 헬라위스 씨는 닥터 모르간을 어떻게 도와주는거죠?

헬라위스 : 지금은……물론 임시 간호사지.

헬라위스 : 이런 차림을 했지만──면허는 진짜로 가지고 있다구.

헬라위스 : 평상시 진료소는 사람손이 부족하지만──꼭 예외란게 있지?

일레인 : 어제 밤, 갑자기 정전됐을 때 닥터 모르간이 우리를 여기로 모았어요──

일레인 : 보는대로, 이 녀석은 밤일의 복장을 갈아입지도 않고 온거고요.

발터 : 잠깐……그렇다는 건, 당신들은 원래 무슨……「조직」인가요?

헬라위스 : 우후후……「조직」이라 말하긴 조금 거창하지만요…….

헬라위스 : 하지만 확실히, 모두 하나의 「비지니스 팀」이라 불러도 될 듯 하네요.



헬라위스 : 저와 퍼시발은 정보수집, 일레인은 교역이나 돈의 대부나 회수를 담당하고 있어요. 닥터 모르간은──당연히, 머리 쓰는 일 담당이고요.

발터 : 엑……그거 설마…….

헬라위스 : 우흐흐? 우린 어떠한 불법도 안 했다구요.

일레인 : 아하하, 당신들 너무 생각한거 아냐?

일레인 : 이 사람들에게 목숨을 걸은 거래가 가능할 담력이 있을 리 없잖아……앗, 케이크 다 먹었잖아!

일레인 : 헬라, 그걸 열어버려! 빨리!! 「세.나의 꽃」!

??? : 술 따위 뜯지마!

??? : 도우라고!



기세좋게 진료소의 입구를 열은 건, 사이즈가 맞지 않는 「백의」를 입은 거친 남성이었다.

헬라위스 : 퍼시발, 당신──실례, 누가 상처입었어?

퍼시발 : 뭘 꾸물거리는거야? 빨리 이 녀석을 닥터에게 데려가! 서두르지 않으면 때를 놓칠거라고!

거친 남성은 어깨에 맨 남자를 내린다. 옮겨진 남자는 스튜를 입고 있으며, 온 몸이 피투성이에 숨도 끊기려는 상태다.

남자의 등에는 무수한 선형으로 달리는 상처가 있다──옷이 찢어진 정도로 보아, 상처는 위쪽이 깊고,.아래쪽이 얕겠지.

발터 : 이건……야수에게 긁힌 겁니까?

퍼시발 : 알겠냐!

퍼시발 : 이 녀석은 맡길테니까! 입구에 또 한 명 쓰러져있어!

일레인 : ……미카리! 상태는 어때?

모르간 : 상처는 어느것도 깊지 않아서 큰 일은 아니야.

발터 : ……에?

모르간 : 대동맥이나 주신경도 상처가 없고, 단순한 근내열상이에요. 1, 2달 요양하면 괜찮을 거에요.

모르간 : 단지…….

발터 : 단지, 뭐죠?



모르간 : ……아무것도 아니에요. 「설명 잘하는」 브리간티아 씨에게 설명 들어요. 저는 다시 그들의 봉합을 해야하거든요.

리아나 : 아하하……아까 그건……비밀로 해야하는데. 미안해요.



테슬라 : 야, 뒤에서 소곤소곤 사과하는거 들리거든.

테슬라 : 리아나, 대체 뭐가 일어난거야?

리아나 : 그들의 상처에 붕괴 에너지를 통한 침식 현상이 보였어요. 심하지는 않지만, 틀림없이 붕괴수의 짓입니다.

리아나 : 아까 전 상처의 열상이 너무 깨끗했다. 즉, 상대는 심상치 않은 스피드로 공격했단 것. 일반인은 못 막아요.

리아나 : 그러니까…….



리아나 : 당신들은 여기에 남아서 닥터를 지켜요. 저는 붕괴수를 섬멸하러 갑니다.

아인슈타인 : ……괜찮은 겁니까? 어떤 함정이 걸려있는 건 아닌지?

리아나 : 박사, 저는 지금까지 많은 붕괴수를 쓰러뜨려왔지만……그 중에서 인류, 아니, 포유동물의 지성에 가까운 것 따위 없었어요.

리아나 : 아까도 진료소에 직접 공격을 하지 않았습니다──녀석들의 행동 패턴으로 보면, 당분간은 여기도 안전할 터.

리아나 : 그리고 제 생각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리아나 : ……당신들에게도 「비장의 패」가 있는거죠?

아인슈타인 : …….

리아나가 의미있는 윙크를 하고, 흑연백화를 가지고 진료소에서 나갔다.

일레인 : 「비장의 패」? 뭐야 그건?

발터 : 아─, 어음…….

테슬라 : 그건…….

아인슈타인 : 이봐요.

천연 파마 소녀는 어디서랄 것도 없이 은회색 탄환을 꺼내서 빨강머리 카우걸에게 건냈다.

일레인 : 이건…….



아인슈타인 : 「실버 불릿」

일레인 : 어?

아인슈타인 : 농담입니다. 그런 이름 아니에요.



아인슈타인 : 「아스트라 탄」은 여기 테슬라 박사가 발명한 합금을 사용해서 만든 탄약입니다. 붕괴수의 장갑을 깨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죠.

테슬라 : 그래그래……그렇지……아하하……하여튼 효과가 있으려나?

테슬라 : 그리고 그 탄환, 성형작약탄인데 45구경이야……장전 가능한 물건은 있어?

일레인 : 에헤헤…….

일레인 : 빨리! 1인 1정씩 「타이프라이터」라고!

밤바 : 오, 톰슨이잖아! 이 녀석만 있다면 무서운 건 없지.

발터 : ……이거 서브머신건이죠? 우리, 그렇게 많은 탄약을 가졌던가?

테슬라 : 그건 안심해! 우리가 타고 온 스포츠카에 꽉채운 1케이스 있거든.



발터 : 꽈……꽉채운 1케이스!?

테슬라 : ……왜 그러는데. 녀석들다운 방법이라고 생각 안 들어? 대량생산해서 각지에 남겨뒀지.

발터 : 녀석들……?

테슬라 : …….

테슬라 : 에디슨말이야!

테슬라 : …….

발터 : 아……내, 낸시 씨구나. 어, 뭔가 화났어?

테슬라 : …….



테슬라 : ……너, 오늘은 그 이름 자주 꺼내지 말아줘. 알겠어?

테슬라 : ……그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 빡치니까!

테슬라 : 모기보다 짜증나. 벼룩보다 더 짜증나. 파리보다도 10만배 짜증나!

발터 : 미……미안.

테슬라 : …….

테슬라 : 칫. 바보아냐.

발터 : 에……?

테슬라 : 네가 사과해봤자 딱히 아무런 필요도 없거든.

테슬라 : …….

테슬라 : 만약 녀석들에게 뭔가가 있으면, 네가 모두를 원래대로 기운찬 모습으로 해줄거야?

테슬라 : 가능해?

테슬라 : 어쩔거야? 어!?

쿵.

쿵쿵.

쿵쿵쿵.

일레인 : ……누가 노크하고 있는데?

밤바 : ……제가 보고 오죠.

밤바 : 으왁!

밤바 : 무……뭐야……?



??? : 비키세요, 송사리.

??? : 저는 뒤에 있는 그 기둥서방에게 용무가 있습니다.

??? : ……예, 당신말이에요.



??? : ……나오는 겁니다, 「발터」.

??? : ……그리고, 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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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겐연시도 얼마 안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