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대 존나 시골. 병사도 몇명없음
주변에도 아무것도없음

여름에 주임원사가 일과빼준다고 예초기 돌릴사람 하고 부를 때가 있었음
그런거 생길때마다 일단 나는 무조건 갔음

근데 가끔 작업 장소가 영내가 아니라
부대 밖의 작은 절일 때가 있단말임

보통 그런건 주임원사님이 밖으로 나가셔서 뭐 도와드릴거 없나요? 하고 물어보시면서 만들어낸 작업들임

아무튼 그 절에는 나이 좀 있으신 비구니 한분이 계시고, 다른 사람은 없음.
부대원들 모두 그분을 그냥 스님 하고 부름

거기로 작업나가고 나면
스님께서 작업나온 병사들(나포함 3명) 먹으라고 수정과도 주시고, 빠삐코같은거도 주시고, 과일도 챙겨주시고 그런단말임..

정말 감사히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옴뇸뇸허고 받아먹고

가끔 점심시간까지 작업이 이어지면
스님께서 짜장면도 시켜주시고 그랬음..
짜장면만 시키는게 아니라 탕수육 양장피 군만두도 추가임

쉬벌.. 작업나오는 애들한테 이렇게까지 사주시면 솔직히 스님한테 엄청 부담스러운 금액일거란말임

작업나가서 얻어먹고 받아먹는걸 당연하게 여기진 않았음, 오히려 스님 부담스러울까봐 마음만 받겠다며 거절도 하고 얼음물이나 음료같은것만 받아오는 일도 많았음

솔직히 그런것들만 해도 엄청 감사한 선물들이잖음

중간에 작업 쉬면서 얼음띄운 수정과 먹으면서 스님하고 이야기하고 썰푸는거 듣고 그랬음
그중에서도 탈영병 숨겨주고 설득해서 다시 돌려보낸 썰이 제일 재밌던거같음

거기서 10분만 더 걸어가면 작은 교회도 있었는데, 거기있는 목사님은 군생활하면서 뵌적도 없는듯 오히려 스님이 더 좋았음

갑자기 여름오니까 그때생각나서 그냥 글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