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번 낙원 스토리 보면서 느낀 점임

낙원 스토리와 캐릭터들에 대한 키붕이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대체로 다들 호평하는 편이었는데

재밌는 점은 캐릭터들의 평가가 스토리 진행에 따라 크게 변화했다는 것이었음

영웅들 중 가장 크게 평가가 변한 인물들을 꼽자면 대표적으로 칼붕이와 뫼비우스였는데

나는 그 이유가 이 둘이 보여준 인간성에 있다고 생각했음


초기 이미지를 생각해보면 칼붕이는 분노조절장애 걸려서 그 누구보다 감정적으로 행동하면서 아무한테나 싸움거는 불괴물 정도였고

뫼비우스는 목적을 위해 윤리성을 내다버리고 다른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사악한 매드사이언티스트 정도였지만


이후 나온 스토리를 통해서 그 누구보다 감정적인 인물일거라 생각했던 칼붕이는 그 누구보다 이성적이고 관대한 마음을 가진 대인배였고

뫼비우스는 엘리한테 치이고 주변인물들에게 인정 못받고 그나마 자기를 인정해주던 조수마저 죽어버린걸 견딜 수 없어서 인형으로 대체하려한 슬픈 사람이란걸 알 수 있었음

이외에도 항상 긍정적이고 포용력 높은 모습으로 보였던 에덴은 사실 알콜중독에 종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실상 자살을 택한 우울증 환자였고

차갑고 냉정하게만 보였던 케빈은 반복된 자책의 경험을 겪다 엘리마저 자신의 손으로 죽인 후 완전히 마음이 얼어버린 사람이 되어버림


이 뒷이야기들을 통해 우리는 슈퍼초인히어로 집단으로 보였던 불을 쫓는 나방도 사실은 결국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았구나 이들도 똑같이 감정이 있는 존재였구나 하는걸 느끼게 된거임




키붕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영웅 중 하나가 필리스였고 또 가장 슬퍼했던 죽음의 스토리가 필리스의 죽음인데

그 이유는 필리스가 가장 인간에 가까웠던 영웅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영웅들 중 유일하게 민간인 신분이었고 영웅이 된 이후에도 전투력이 매우 낮는 등 인간에 가장 가까웠기 때문에 다들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던거임


그러니까 우리는 영웅들의 인간다움을 보고 동질감을 느꼈고 그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연민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된거임

단순히 외면의 개성을 보고 좋아했던 초기와 달리 캐릭터들의 내면을 보게되고 그들에게 공감하면서 더 깊은 호감을 느낀게 된것이지




그리고 이러한 이유가 현재 MEI에 대한 평판과 호감도를 바닥 치게한 원인이라고 생각함


MEI가 그동안 보였던 행보들은 선악이나 옳고 그름을 따지기 이전에 도저히 인간성을 찾아볼 수 없는 싸이코패스적인 일들이었음

다들 MEI가 붕괴와 싸우기 위해 자신조차 희생해가며 최선을 다했음에는 동의하지만 그럼에도 MEI와 MEI가 했던 일에 대해 연민의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이유는 거기에 인간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임

너무나 비인간적이고 어찌보면 인간의 정신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초인적인 행동들에 대해 우리는 인간다움을 느낄 수 없었던거지






어쨌든 이러한 점들로 인해 낙원스토리와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성에 다들 호평한 것이라 생각함



원래는 영웅들 죽는 얘기 떡밥 나오고 감명받아서 바로 좀 길게 써볼랬는데 다른 일 하는 사이 이미 떡밥 좀 식어서 그냥 짧게라도 하고싶은 말 썼음...

간단하게 쓰려다보니까 좀 중구난방으로 써진거 같은데 키붕이들 똑똑하니 대충 먼소린지 이해해줄거라 믿음...

아님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