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치노프의 일기(3)

■■57년 6월 5일

마침내 나는 「진주」가 관련있을 가능성이 큰 이상을 발견했다.

과거 몇 년 간 창성성 최남단 구역, 다시 말해 제 32구역에서 끊임없이 원인 불명의 「인구실종」 사건이 거의 백 번 넘게 발생했었다.

창성성 북서쪽에 위치한 제 49구역. 원래는 회사가 공업 단지 건설을 강력하게 추진해왔는데……마찬가지로 「원인불명」으로 인해 회사는 이미 반년 전에 그 구역에 대한 건설 개발을 중단했었다.

남동쪽에 위치한 51구역. 창성성의 휴양지인데 그곳의 해안선 역시 외부로 개방 안 한지 몇 개월이 지났다. 회사의 말에 따르면 그곳의 해역이 상당한 수준으로 오염되서 라고……

이런 이상은 전부 창성성 최외각 구역에서 발생했다. 간단히 말해……창성성의 가장 바깥측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감싸오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회사는 분명 뭔가를 알고 있어……어쩌면 일부러 숨기는 걸지도.

……

「진주」에 관한 작업을 알렉산드라 일행에게 인계할 때까지 기다린 후, 이상 지역에 가봐야겠다.

분명……소득이 없진 않을 것이다.



코르치노프의 일기(4)

■■59년 11월 14일

이 세계는 이미 구할 수 없다.

판도라의 상자는 이미 우리의 손으로 직접 열린 뒤였다. 하지만 우리들은 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진주」……우리는 세계가 우리에게 준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알게 됐다……난 틀렸다. 우리는……전부 틀렸다.

그건 원래부터 선물 같은 게 아니었다……그건 저주다. 이 세계가……신이……만약 신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그것은 분명 신이 내린 가장 악독한 저주다.

아아. 정말 신이 있다면……그는 이 세계를 진작부터 버린 게 틀림없다……이 세계는 이미 구할 수 없다.

32구역, 44구역, 49구역, 51구역……몇몇 구역에서 발생한 참극은 시작일 뿐이겠지.

전부 나의 잘못이다……「진주」를, 내가……내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것이다……

이 세계는……이미 결코 구할 수 없다.



낡은 신문(3)

■■59년 12월 신문에서 일부 내용이 체크되어 있다.

《호심탑 함몰 사건 후속》에선 체크된 부분에 [그림자], [물고기], [새벽 3시], [지각 운동] 등 단어가 있다.

검은 산호 회사 근황에 관한 보도에선 체크된 부분에 [진주], [에너지원]. [신문 발표회], [스케줄] 등 단어가 있다.

제 13구역의 여론 조사 관련 보도에선 체크된 부분에 [아이], [귀가], [해변 모래사장], [음모론] 등 단어가 있다.

저녁 신문 사서함, 그러니까 독자 의견을 수집해서 보도하는 부분에선 체크된 부분에 [균열], [유리 깨지는 소리], [그림자], [지느러미] 등 단어가 있다.



낡은 신문(4)

■■57년 12월 신문이다. 종이의 많은 부분이 훼손되어 적은 부분만 읽을 수 있다.

……

예견할 수 있는 건, 만조의 봉쇄기를 거치게 되면 제 51구역의 경제 수준은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가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내부 사정을 아는 사람의 폭로에 의하면, 해변 리조트의 봉쇄 기간은 더 연장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다.

또한, 제 51구역 내부에서도 검은 산호 회사에 대한 질문과 반대의 목소리가 이미 대량으로 나타났다. 그들 중 대부분은 과거 해변 리조트 또는 주변 산업에서 일하던 관광업자였으며, 지금은……

(뒷부분의 훼손이 심해서 계속 읽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