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흔 계획은 이미 전부 완성됐거든. 지구의 이상은 실수와 허수의 공간이 배열 재편성되었다는 증거니까.



――「뉴 아틀라」, 「무」를 계승한 이름을 들으니 어떤 느낌이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정원에서 짧고 혼란한 시간을 보내면……붕괴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지구로 돌아갈 수 있어.



정말 희망찬 미래야. 안 그래?



그치만, 「선택」받지 못 한 사람들은……



당연히 그들이 있어야 할 곳에 있겠지. 「레빗」도 참 쓸데없는 짓을 한다니까.



그래. 엄밀히 말하면 듀란달, 넌 그녀와 살짝 같은 뿌리를 가졌어. 하지만 너희들이 제일 관심있는 걸 말해주지――



걱정마라고. 성흔이 활성화되지 않은 일반인에게 있어서 「성흔 계획」은 고통을 주지 않아. 그들의 경우, 꿈을 꾸겠지. 모든 소망을 만족시키는 아름다운 꿈을……



그리고 이 과정에서 그들은 성흔이 되어 허수공간에 잠기고 신세계를 구축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나와는 완벽하게 상반된 꼴 아닌가?



잠깐……성흔이 된다? 무슨 뜻이에요?



말 그대로야. 그들은 실체를 잃고 허무로 변하여 온 지구가 붕괴와 공생할 수 있게 하는 초석이 된다.



그리고 영원한 꿈 속에서 그들 역시 붕괴가 없고, 죽음이 없는 세계를 얻게 된다. 이 세계의 「실제 존재」 여부, 그들 또한 「진정한 사상」이라 말해도 될 지에 대해선……



대부분의 사람에겐 그렇게 중요하지 않잖아?



……그치만, 그게 어떻게 가능하죠? 「인간」을 대체 어떻게 해야 「성흔」이 되죠?



……솔직히 말하지. 나도 몰라.



다들 나를 성흔 계획에 가장 적극적인 추진자로 생각하는데……결과론이지, 사실은 결코 아니야.



그래. 그녀는 처음부터 성흔이자 인간이지. 엄청 이상하게 들리지 않아?



비록 요르문간드의 수석 과학자라고 자만하지만……털어놓을게. 5만 년 전과 비교하면, 나는 진전을 얻었어도 방금 서는 걸 배운 아이나 다름없거든.


(대충 현탐 왔다는 소리)



「더 나아간 계획」……케빈은 지금 어디에 있지?



물론 도달할 수 없고, 간섭받지 않는 공간이지.


(대충 허탈하다는 소리)



존주는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고, 우리는 존주를 필요로 했다. 여태껏 이래왔지.



그러니까, 너희와의 대화도 요르문간드가 없어지기 전에 주는……마지막 선물일 뿐이야.



이 시대의 「인류 최강」으로서, 너희가 이미 완성된 「성흔 계획」을 흔들 수 있을까? 이 문제의 답이 너무 알고 싶거든――그 답이 우리 사업의 사후 평가를 내줄 거야.



「붕괴 소멸」은 결코 「인류 소멸」의 구실이 될 수 없어. 모든 진상을 알기 전에……우리는 너의 그 존주의 적이다.


(대충 성격 뭐라하는 내용)



아주 오래 전, 존주가 세상에 나오기 전에 회색뱀이 내게 이상한 말을 했던 적이 있어.



「우리는 뱀이 아니다. 우리는 시대를 잘못 태어난 불나방일 뿐, 언젠가 불에 달려들고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