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맛 아님




제겐 꿈이 하나 있습니다

당신을 처음만났던 그날, 그리고 그때부터 생겼던

다른 누군가에게 말할 수 없어

지금까지도 홀로 간직하고만 있는───

───저만의 비밀 말이에요



이건, 저와 당신

그리고 우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때를

기억하고 계신가요?

아마도 너무나도 오래되어서, 이젠 기억조차 잘 나지 않을것 같지만

저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답니다



왜냐면 그야, 당신은 제게 있어서 특별한 사람이었으니까요



  처음뵙겠습니다, 라이덴 메이라고 해요



그 어리숙한 표정으로, 제게 연신 어, 그래 를 남발하면서 잘 부탁해, 라고 하던 모습이

제게는 바보같이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당신과 수없이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셀수도 없이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저도, 당신도 많은것이 바뀌었어요


바보같고 서툴던 그 모습은 여전히 가끔씩 보이지만

이젠 능숙하고 전문적이게 일을 처리하고

또 때로는 한없이 부드럽게 발키리들을 대하는 그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해요


키아나가 방황하고

브로냐가 힘들어 할때도,

또 많은 발키리들이 상처받고 힘들어 할때───

───진심으로 대하는 그 모습이, 그런 당신이......


......


  ...무슨 일, 이신가요...

  -여기서 뭐해?


  ......

  -그만 들어가자, 비가 더 심해질거야. 여기 더있다간 감기에 걸려───

  ......슬퍼

  -뭐?

  ...슬프다구요, 너무, 너무나도 슬퍼서 미칠거같아요

  -무슨소리를 하는거야... 왜? 어째서 슬픈건데

  ......저는.. 저는, 저는 아무것도 할수가 없어요, 소중한 사람이 눈앞에서 다쳐만가는데, 저는, 저는 저는 할줄아는거라곤 아무것도───────


  -──────아니야.

  네?

  -아니라고, 너는 아무것도 못하는 쓰레기가 아니야.

  ...... 그럼 뭐에요? 그게 아니면 대체, 대체 저는 뭐가되는거냐구요?!!! 젠장, 젠장할......

  나는... 난, 나는 구하고싶은데..., 그아이를 구하고싶은데, 구하지도 못하고 아무런 도움도 줄수 없는데, 이게 아무것도 못하는게 아니면 대체 뭐란거에요?! 나란 녀석이 너무나도 싫어요, 원망스러워요!!! 너무 나약한거같다고요....!!!


  -구하지 못했다니.

  -그렇지 않아


  ......

  -잘 들어, 메이

  -너는, 우리는 쓰레기도, 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나약한 존재가 아니야

  -우린 단지, 상황이 안좋아서 잠시 퇴각한 것일 뿐이야

  ......

  -다음번에는, 다음에야 말로 제대로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

  -그때가 된다면, 놓치지않아 반드시 구할거야

  -너는, 우리는 해낼 수 있어

  -자, 그러니깐 손을 잡아, 일어나자.



그날───

───한 소녀가 고통에 몸부림치고

바닥에 주저앉아 무너지려고 할 때, 손을 건네 일으켜 세워주고


또다시 율자가 되어, 제 손으로 소중한 것들을 끊어내고, 당신의 곁을 떠날때에도───



  죄송해요..., 정말로..., 정말 죄송해요.........

  ......미안해──

  -미안해 할 필요없어

  -그게 네 선택이라면, 그것만이 방법이라면 나는 너를 존중할거야

  -내가 너였어도, 분명 그런선택을 할 수밖엔 없었겠지

  -단지 내가 하고싶은말은,

  -잊지마, 우리가 실제로 어디에 있던간에,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할거고, 또 언제나 네 곁에 함께할거야.

  -인연이라면, 언젠가는 다시함께할 날이 오겠지, 안그래 메이?

  ......함장님..

  ......한번만, 한번만 더 마지막으로─── 안아주실수 있나요...?

  -......그래.



위로해주고, 또 기댈수 있게 해준 함장님을 보며──

───제게 소원이 하나 생겼습니다



  -또 보네, 만나서 반가워..., 서류 전형인거지?

  .........

  -너무 부담갖지 마. 뭐...... 우리 신세가  서로 함께있어봤자 좋은 위치가 아니긴한데......

  -해선 안된다는 이유도 딱히 없잖아? 어차피... 서류평가는 네가 당연히 A일거고, 면접도... 딱히 안해도 증명은 다 되어있고.

  ............죄송... 윽, 미안해─, ...아니, 이게아니라... 으......

  -풉, 아직도 그때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나보네. 괜찮아, 오랫만에 보면 부담될 수도 있는거지 뭐

  ......

  -한가지만 물어봐도 될까?

  -히페리온 용병에 지원한 이유는?



───결코 포기할 수 없어서, 결국엔 다시금 우리를 하나로 잇게 만들어줄 정도로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고 싶지않는...



  ...님, 함장님!

  -......아, 아! 미안, 내가 약간 졸았나...

  ......해야할건 제가 다 해놨어요... 진짜... 너무 무리하고 계셔요, 그러다 몸져눕는게 아닌지 걱정이 된다구요

  -...하하, 걱정하지마, 그럴일은...

  거-짓-말, 저번에도 그러시곤 쓰러지셨잖아요-! 정말..., 제 마음은 알아주시는건지...

  -......윽... 미안...

  ...함장님은 매번 그런식이세요, 홀로 다 짊어지려 하고, 자기자신은 생각도 안하고... 가끔은 주변에도 기대어보시란 말이에요... 제가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알아요?

  -........부관이 힘들면 바꿔도...

  ......함 - 장 - 님 - !

  -아... 알았어미안해장난이야장난! ...걱정해주는건 고맙지만...,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야, 이런것까지 네가 해줄 필요는 없는데...

  ......



세상 무엇보다도 소중한 소원.



  '......당신이 좋으니까─'

  ...그날, 기억하고 계신가요? 당신과 제가 다시 만났을때, 제게 질문했던─

  -......히페리온에 지원한 이유... ......그날 너는─

  "당신이 좋으니까─"

  -...

  단지 당신이 좋으니까. 거기엔 어떤 이유도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건 단지───

  ───나는 당신이 좋아, 너무나도 좋아서───


 당신과 어깨를 기대고

 서로 등을 맞대고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때나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함께라면 뭐든지 가능할것만 같아,

 그렇게 서로 의지하고

 또 의지하면서

 함께하고싶어, 몇일이고, 몇년이고

 일평생을 당신을 위해서.


  그러니, 우리 약속 하나만 해요

  -약속...?

  네, 약속───



 언제까지고 함께 하겠다고

 너를 위해서 일평생을 바칠거야───



 어쩌면

 이뤄질 수 없는것 일지도 몰라요

 제겐 허락되지 않는것 일수도 있어요

 사실, 사실 저도 잘 알고있습니다

 이 꿈은, 이뤄질 수 없다는걸

 이 감정도, 약속도, 우리의 인연도 언젠가는 끝나게 될 거란 걸요


 모든건 영원하지 않아,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저는 다른이들에게 밀려날 것이고

 출전횟수도 줄어들거에요



  -어머~, 율자 언니? 아직도 출전하는거야~? 정말, 함장도 참~ 이 뫼비우스가 한방에 다 끝내줄 수 있는데말야.....

  ......

  -뭐~ 사람이 좋아하는건 다 다르니깐. 필요하면 불러~ 언제든지 도와줄 수 있다고─



 당연한 일이에요, 구세대가 신세대를 압도하기란 어려운 일이니까......



 저도 잘 알고있습니다...

 너무나도 잘 알고있고, 너무나도 잘 이해하고있어...

 지금 아무리 이렇게 출전한다 해도───



  ......큿, ───아...!



 ───전부 찰나의 꿈에 불과할 거라고.

 어차피 수순은 정해져 있다는걸...

 ...알고있는데, 알고있는데

 ───알고있으니까



  꺄───읏..?

  -......메이! 메이선배, 괜찮아-?

  ───무슨일 입니까, 메이씨는 괜찮은건가요?

  -아..., 브로니, 전열은─

  ─괜찮습니다, 앞쪽은 필드와 드론이 알아서 처리할테니 신경쓰지 마세요, 다만 메이씨가...

  ......큭..



 ───그래서, 그래서 더 포기할 수 없어,

 ......이래가지곤, 이래가지곤 아무것도 될 수 없다고

 또다시, 또 그때처럼, 돌아가지 않겠노라 다짐했던

 과거의 나와, 달라지지 않아...



  ........큿.., 크흑...!!



 그래선 안된다고, 그렇게 된다면 그땐 정말로

 현실이 되버리고 말테니까



  ─메이양, 괜찮은걸까...?

  -......황녀가 보기엔 심히 걱정되는구나, 혹여─

  .....괜찮..., 괜찮습니다... 이정도는───



 그러니깐 누구에게도 기대어선 안돼, 누구에게도 나약한 모습을 보일순 없어,

 그런... 그런데......



  ─메이!!

  ─────크─흡...!!!



 그것마저도...



  [시스템 오프, 모의 전장훈련을 종료합니다. 성휘의 기사 월백, 전투데이터 분석을 위해 현재까지의 데이터를 저장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메이, 괜찮은거...

  ...............



 이뤄질 수 없는걸까요



  -수리는 끝났어, 근데... 천극지경, 염황, 공무, 진리, 무존도 본적이 있을테니 잘 알겠지만

  -이 열쇠라는건... 율자의 권능이 구현된거야, 각각의 율자들을 대변한다고 봐도 무방한 그런 무기가─

  .....테슬라 박사님.

  -그래, 알고있다고 나도. 전문명의 기술도 모르는 우리가 어떻게 감히 입을 말하겠냐만은, 단지 내가 말하고 싶은건

  -메이, 내가 보기엔 지금의 넌 너에게 너무 가혹해... 그대로 간다면 감당할 수 있는 한계까지 넘어가버릴거고... 그렇게된다면 너가 괜찮을지 장담할 수 없어.

  ............



 ......그때가 된다면

 그사람은 나를 필요로 하지 않겠지

 그렇게 된다면, 그렇게 된다면 나같은건 이제, 안중에도 없어질 거라고

 그렇게 자연스레 뒤로 밀려나, 잊혀지고 지워져서

퇴물이 될거란걸

 그리고 그 기간은 얼마 남지 않아───

 결국, 나는 또, 또다시 그날처럼───



  -메이 언니

  ......아.....! 아..., 그리세오... 구나...

  -메이 언니의 색... 붉은색..., 그런데 지금은, 아니야

  어..?

  -회색...? 분홍색...? 아니, 모르겠어, 알수없는색...... ......그래서 걱정돼, 메이언니, 괜찮은거야...?

  어..., 어 으응......, 괜찮아


 사실 괜찮지 않아


  걱정해줘서 고마워, 이정도는 별거 아니니까... 그냥, 단지 잡생각이 많아서 그래, 신경쓰지 말구 쉬러가자


 사실 별거아니지 않아

 하지만 들어낼 순 없어, 만약 그렇게 된다면

 마치 지금당장이라도 매몰차게 버려질것만 같아...



  '나도, 나도 저런 새 무장을 얻을 수 있다면...'

  '새롭게 단장 할 수 있게 된다면───'



  ───속죄의 칠뢰, 너를 위해 딱 마침 준비한 물건이야! 나선공방의 하나뿐인 웰-메이드라고

  ──확실히 좋지만..., 그렇지만 역시 사지는 못하겠어요, 미안해요 빌브이...

  ───얼마든지 생각나면 오라고, 너를위해 특별히 14000수정에 소중히 보관해놓을테니까......



  ───메이~ 이거이거, 한번 입어보는게 어때? 응응? 굉장히 잘 어울릴거같다구, 내가 쭉둘러보면서 계속 눈에 봐두고있던 거니깐 분명 메이에게도 잘맞을거야~

  ──괜찮아요, 이런건─── 으겍

  ───어머어머~ 너~무 잘맞는다야, 역시 너라면 잘 어울릴거같았어, 이옷 입고온다면 분~명 함장도 한눈에 꽂혀버릴걸~

  ──아니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이런...

  ───음..., 그치만 지금 너가 입고있는 그 옷은... 아무리 율자권능이래도 너무 오래됐는걸, 한번쯤은 새단장정도야 괜찮지 않을까?

  ──그럴 필요는 없으니까..., 골라준건 고맙지만, 역시 이런데 수정을 쓸 수는 없어요

  ───으응........., 메이가 그렇다면..., 그런거겠지...... *타닥타닥타닥



 ───그래선 안돼

 그런 사적인 것에, 사사로운 감정에 휘말려 피해를 끼칠 순 없어

 이 이상 함장님을 피곤하게 해서는 안되니까......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 감정은 결국 한낱 혼자만의 헛된상상에 불과하다는걸

 실제로 당신이, 저를 버릴리 없다는것도

 쓸모가 없어질지라도, 후위로 밀려날지라도

 여전히 당신은 저와 함께할거라는것을, 제가 생각하는 그런 잔인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거라는걸, 당신이 그럴사람이 아니라는걸...

 알고는 있는데도, 머리로는 이해하는데도


  당신에게 버려지고 싶지 않아......

  그 두려움을, 그 공포감을 당신에게 받고싶지 않아...


여전히 매일 밤을 악몽에 시달리고 있어...


  괜찮아, 괜찮아, 어차피 내가 퇴물이 될거란건 알고있었으니까

  어차피 고작 무기 하나, 의상 하나일 뿐이야 ,

  지금 쥐고있는 이 천극─── 물론 망가진지 오래지만, 이걸로도 충분하다고

  뽑아야할 것도, 해야할 것도 많아 매번 일에 치이고 금전에 치여 피곤함의 연속인 함장님을 피곤하게 할 수는 없어, 함장님을 위해서라면, 고작해야 신의 열쇠 하나정도는......

  ......없어도 된다고...

  알고있는데...

  알고는 있는데......

  알고는 있는데도......


 어째서 인걸까요...

 왜인걸까요... 대체 왜......

 저는...

 저는 왜...

 이리도...

 눈물을 멈출 수가 없는걸까요......





메 박사님 보지맛은 소다맛 아이스 쮸쮸바 맛


몰루겠어...

나도 하루에 한편씩 만화 찍어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