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여전사로 다시 태어난 이후 워마드와 트위터에서 열렬히 활동중인 메이 때문인지, 

키아나의 말이 조금 이상하게 들린 나는 눈을 조금 크게 뜨며 되물었다. 


“함장님은 트위터 해봤나요?” 


“아아, 트위터.” 


나는 페미니즘 전사로 다시 태어난 메이의 모습을 회상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해본 적도 없고, 별로 하고 싶지도 않아.” 


“어머, 명색이 함장인데 트위터를 해 본 적이 없으시다구요? 게다가 지금은 만렙 ‘이기' 도 하구요. 굳이 하시지 않는 이유라도 있나요? 설마.......” 


키아나는 뭔가 의심 간다는 듯이 말끝을 흐렸지만 진이 빠진 나는 그것을 캐치하지 못한 채 적당히 얼버무렸다. 


“아냐, 그냥 심연을 도는 것만으로 바빠서 말이야.” 


“아아, 그런 이유인가요. 잠시 착각해 '보력' 네요.” 


“응?” 


또 다시 키아나의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잠시 착각해버렸다구요.” 


키아나는 무기력한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뭔가 다른 걸 생각하신건가요?” 


“아니, 뭐 딱히 그런 건 아니고.” 


키아나는 말을 돌리듯 갑자기 날 칭찬했다. 


“함장님은 참 젠틀 '한남’ 자 같아요.” 


“응?” 


우연의 일치일까? 또다시 키아나의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참 젠틀한, 남자 같다구요.” 


“하하, 고마워.” 


나는 그렇게 답하며 하늘을 쳐다보았다. 

어느덧 밤이 찾아왔다. 

옛날에 메이가 저녁을 만들었듯 그 또한 퇴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슬슬 리트를 끝내고 이동하도록 할까.” 


그의 등 뒤로 키아나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잠깐, '갓치' 가요 함장님”


“엥?” 


오늘 자신은 도대체 몇 번이나 키아나에게 이 한 글자짜리 질문을 하는 것일까, 라고 속으로만 한탄했다. 


“같이 가자구요, 함장님”


“물론이지. 바래다 줄게.” 


“어머, 고마워요.” 


“요즘 워낙 흉흉한 일이 많으니까 말이야. 지난번 스토커 사건도 그렇고.” 


정말이지, 어딜 가든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 시대이다. 설마 그 오토가 몰카를 찍으러 잠입하다니.. 


“그러게요. 참 이상한 자들.......자들이네요.” 


“응?” 


“참 이상한 자들이라구요.” 


“하하, 그렇지.”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그런 이상한 자들로부터 키아나만은 지켜내리라. 

그렇게 다짐하는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