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ALERT!

인게임 에이언즈 관련 설명 보고 생각 정리하려고 씀. 아마 틀린 부분이 꽤 있을테니 어느정도 걸러서 보는게 좋을거임.



에이언즈는 자신이 관장하는 분야를 극단적으로 추구해서 된 거임. 그렇기에 극단주의자적인 면이 나타남. 

예를 들면 파멸의 에이언즈인 나누크인 경우 이 세상의 문명이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해서 전부 파괴하고 완전한 세상을 세우고자 함. 근데 이게 과격해서 테러리즘으로 나타나는 거임.


다른 에이언즈라고 딱히 다르지는 않음.

풍요의 에이언즈인 약사는 사람들을 고치는데만 몰두하다보니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쟁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음. 결국 선주에서는 약사가 고친 사람보다 풍요의 축복을 받으려고 분쟁하다 죽은 사람이 더 많이 나왔을거임.

보존의 에이언즈인 클리포트는 보존을 위해서 벽을 쌓는것에 몰두하다보니 자신의 추종자에 대해서 거의 신경쓰지 않아서 결국 클리포트를 따르는 축성가들이 지쳐버려 쿠쿠리아같은 사태가 터져버리고 말았음.

수렵의 에이언즈 란은 자기 주관대로 정의를 집행하고 있는데, 이게 폭력을 폭력으로 제압하는 방식이다보니 감화될 수 있는 사람이나 애먼 사람도 희생되었음.

화합의 에이언즈인 히페는 화합을 너무 추구하다보니 개개인의 욕망을 찍어누르고 억지로 통합시키는 전체주의자가 되었음.

번식의 에이언즈인 타이츠론츠는 번식에만 너무 몰두하다보니 결국 자신이 에이언즈가 된 이유인 생존이라는 목적을 잃고 죽게 되었음.

신비의 에이언즈인 미토스는 신비를 너무 추구하다보니 이 세상의 질서나 과학에 대한 믿음을 잃고 반지성주의자가 되어버렸음.


이처럼 에이언즈들이 하는 행동은 과정에 몰두하다보니 자신의 본래 목적에서 동떨어진 이상한 결말에 도달하는 경우가 많음. 스타레일의 각 세계는 에이언즈의 축복을 받아도 여전히 분쟁 투성이이고 불완전함.

다만 그리스 신화의 신들처럼 이러한 에이언즈의 행위는 딱히 선악이라고 할만한 것은 없어. 대부분의 에이언즈들은 자신들의 주관에 따라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지.

하지만 대부분의 에이언즈는 결국 자신이 에이언즈가 된 목적의 방향성을 잃고 헤매고 있는 것 같음. 짧게 말하면 주객전도가 된거지.


그런 에이언즈에게 목적, 미래를 개척하게 해주는게 아마 개척의 에이언즈인 아키비리였을것 같음.

당장 야릴로 스토리만 해도 클리포트에게 '벽 좀 그만 쌓고 네가 보존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 바라봐라'라고 하는 내용임. 사실 클리포트가 야릴로의 축성가들에게 조금만 더 신경 써줬다면 쿠쿠리아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클리포트는 본래 목적인 생명이 남아있는 세계를 지킨다는 본래 목적을 잃은채 벽쌓기에만 열중했음.

그런 클리포트에게 보존의 에이언즈가 아마 원래 목적이었던 '생명을 보존한다'를 다시 떠올리게 해준게 바로 개척자임. 클리포트는 그 의지를 쿠쿠리아 최종보스전에서 개척자를 도와주는 방식으로 표현해주었음.

이처럼 스타레일의 스토리는 각 세계의 에이언즈들에게 '너는 어떤 미래를 개척하고 싶어?'라고 질문을 날리는 스토리가 될 것 같음. 아직 스토리가 덜 풀린 선주쪽도 수렵이 하고 싶었던 본래 목적이 무엇이었나 묻는 내용일것 같고.


그리고 최소한 아하, 후리는 개척자 이전의 아키비리에게 목적을 부여받아 구원받은 것 같음. 특히 시뮬레이션 우주에서 아키비리 탈 쓴 개척자가 나타나니까 헐레벌떡 달려온거 보면 이거 빼박임.

본래 아하, 후리 역시 환락과 기억이라는 자신의 운명의 길에 얽매여 있었을거임. 후리 따르는 기억의 정원도 원래는 세상의 모든 기억을 수집한다는 이유로 과격하게 기억을 뺏는 집단이었다는 떡밥도 있었고. 아하도 아마 도박 중독자나 마약 중독자를 양성하는 과격한 성향을 가지고 있었을 것 같음.

그런데 이 둘에게도 '너는 어떤 미래를 개척하고 싶어?'라고 아키비리는 물어봤을 거임.

그리고 아하는 '모든 사람이 즐거워했으면 좋겠다', 후리는 '귀중한 기억을 모으고 싶다'라는 목적을 새롭게 세웠을 것 같음.

그렇게 「개척」에게 구원을 받았으니 둘도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은하열차 멤버들의 개척을 돕고 있는거라고 생각함. 야릴로에서 은하열차 멤버를 도운 삼포도 최소한 아하를 추종하는 사람의 일원일거라는 떡밥도 있고.


그리고 나는 나누크 역시 그 둘과 똑같이 개척에게 새로운 목적을 부여받은 것 같다고 생각함.

원래 나누크는 방향성을 잃고 세계를 파괴하기만 했었음. 나누크를 따르는 반물질 군단도 그렇고 파괴하고나면 뭐 할거냐는 목적이 없었지. 

그런 나누크에게 아키비리는 개척하고 싶은 미래를 물었을거임. 나누크가 낸 결론은 아마도 '개척을 중심으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낸다'일것 같고.

에이언즈는 서로가 주관하는 영역이 겹치면 더 강한 개념이 약한 개념을 집어삼키게 됨.

나누크는 개척을 가장 강한, 모든것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만들어서 개척 아래에 모든 에이언즈들을 통합하려는 것 같음. 하지만 그걸 완수하기 전에 아키비리가 죽어버렸음.

그래서 아마 나누크는 개척자를 통해서 개척자가 아키비리의 운명의 길을 계승하게 하고 개척을 세상의 새로운 중심 원리로 한 신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것 같음. 스텔라론 사태에 은하열차 멤버들이 개입하게 하는 것도 그 일환이라고 생각함.



세줄요약

1. 개척의 목적은 단순히 각 세계를 구하는 것만이 아니라 에이언즈를 감화시키는 것.

2. 최소한 나누크, 아하, 후리는 아키비리에게 감화된 존재. 빠돌이라고 해도 될듯.

3. 나누크의 목적은 개척자를 아키비리를 대체하는 존재로 만들고, 개척을 세상의 새로운 질서로 만드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