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과 정부를 불문하고 「옥조」는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태복사에 점술가로 있었던 전 점술가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대연 궁관진』이 대체 뭐죠?」

그 전 점술가는 이렇게 대답했다. 「실은 대단한 것도 없습니다. 무수히 많은 『옥조』를 연결해서 만든 진법일 뿐입니다」

「실은 대단한 것도 없습니다」, 이 말을 화외지민이 들으면 아마 자랑을 한다고 반감을 느끼겠지만 난 선주에서 오랜 시간 있었기 때문에 그 말이 허풍을 떠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옥패, 옥팔찌를 착용한 선주인들을 보라. 그들 몸에 있는 화려한 옥 장식품들이 민간용 옥조이다.

내 관찰에 의하면 이 장식품처럼 생긴 옥조는 다른 민간용 컴퓨터보다 성능이 절대 뒤처지지는 않는다.

난 컴퓨터 과학을 연구하는 전문가가 아니다. 그래서 난 지식학회에서 이 분야에 정통한 동료에게 옥조 몇 개를 넘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답장을 받았다. 「토드, 보석 몇 개밖에 못 받았는데, 컴퓨터는 대체 어디 있다는 거야?」 후우, 내가 알았으면 그걸 보내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그는 한동안 조사를 하더니 옥조의 기밀을 밝혀낸다——원리적으로 봤을 때 옥조는 결정석 컴퓨터라고 한다.

옥조를 분해해서 자세히 연구한다면 그 안에는 반도체와 비슷한 무늬가 있고 선주에서는 이 기술을 「조각」이라고 한다. 하지만 무늬에 사용 가능한 프로그램을 입력해도 지식학회 동료는 전기 신호가 전송되는 현상은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

그 동료는 이렇게 말했다.

「난 액체 그리고 기체로 된 컴퓨터를 수없이 봐 왔어. 컴퓨터가 가지고 있어야 할 구조가 아니지만 엄청난 계산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 하지만 액체와 기체 컴퓨터는 활발한 분자 구조가 있기 때문에 수요에 따라 수시로 변환을 해야 한다는 성능을 가지고 있었어. 하지만 옥조의 광석 구조에서 비슷한 물리 속성을 찾지 못했어. 이건 마치 단순한 돌멩이에 갑자기 신기가 생긴 거 같은 느낌이 드는군」

친구가 주먹을 문지르고 손을 비비며 구조에 대해 심층 분석을 하려고 했지만 나에게 새로운 영감이 떠올랐다. 우리의 옥조에서는 아무런 연산을 도와줄 부품을 찾지 못했다는 건 옥조가 온전하지 못해 다른 부품을 채워야 한다는 건 아닐까?

조금은 정신 나간 추측(개인적으로 「정신 나간 추측」이라는 말을 좋아하는 것 같다)일 수도 있지만… 옥조의 본질은 일종의 양자 통신 부품이고 선주 연맹의 수천수만 가지 옥조 사이에는 원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그럼 또 어떤 게 옥조에게 연산 능력을 제공해 줬을까?

사람들은 아마 포유류의 뇌는 우주에서 가장 완벽한 컴퓨터 중 하나일 것이다. 「지니어스 클럽」의 헤르타, 그녀의 두뇌의 강력한 연산 능력도 단백구의 영향을 받아 하드웨어의 질곡을 벗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수천수만 개의 뇌를 한 곳에 연결시키고 부분공간에서 신경 계통 같은 복잡하고 정교한 정보 통로를 개척해 수천수만 가지의 지혜와 지식이 물밀듯 밀려 들어와 한곳으로 모이게 한다면 이 두뇌들은 수천수만 명의 정보만 합쳐질 뿐만 아니라 그들의 연산 능력까지도 이어진다는 말이다——그 생각들이 옛날에는 호수에서 생겨난 잔잔한 물결이었다면 지금은 바다 위의 거대한 파도가 되었다. 세차게 몰아치는 물거품들 속에는 수억 가지 기억이 신경 연쇄가 숨겨져 있었고 전류 방출, 정보 전달, 관찰, 기록, 연산 등을 하고 있다….

그렇다, 내 추측에 의하면 선주는 옥조를 이용해 사람과 사람을 직접 연결하는 것이다. 그들은 이런 방법으로 선주 전체를 관측하고 모든 창조물을 기록하고 앞으로의 모든 불 보듯 빤한 순간을 연산한 것이다. 그러니 옥조는 결정석 컴퓨터가 아닌 일종의 양자•생물 컴퓨터라는 말이다.

지식학회에서 관련 전공 영역을 가진 친구가 내 추측을 듣더니 큰 웃음을 지었다. 마치 날 멍청한 벌레를 보는 것처럼 말이다. 난 그가 한발 더 나아가 이 기술의 오의를 밝혀줬으면 좋겠는데… 만약 양자•생물 컴퓨터를 지식학회에 응용할 수 있다면 거대한 학술을 한 학자로 일체화 시킬 수 있을 것이고, 지식의 에이언즈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지식학회는 「모든 지식은 화폐처럼 유통돼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고 이건 가장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