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별이 많이 보이네."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런 말을 중얼거린다.

노엘은 내 손을 붙잡으며 따라 말한다.

"그러게. 오늘따라 별이 많이 보이네."

아무도 없는 숲속, 우리는 함께 바위에 앉아 하늘만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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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는 항상 마을에서 가장 높은 탑에 올라갔었다.

그곳은 밤이 되면 다른 마을의 불빛이 보였는데,

어린 내게는 그게 마치 땅에서 빛나는 별같았다.

그 별빛에 닿고 싶어서 마을을 나섰다.

어른은 다들 불행해질 뿐이라며 날 말렸다.

하지만 지금 저 별을 쫓지 않았다간

내 인생이 그대로 꺾일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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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마을은 모든 것이 새로웠다.

사람도, 물건도, 음식도, 건물들도.

하지만 새로움이 익숙함이 되는 건 한순간이었다.

손에 넣은 별은 더이상 빛나지 않는다.

그걸 깨달은 나는 대륙을 여행하기로 마음먹었다.

별을 붙잡았다면 새로운 별을 쫓으면 되는 거니까.

단지 이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별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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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별을 쫓는 건

결과도 없이 끝없는 길을 걷는 일이었다.

어느새 새 마을에 대한 설렘은 사라졌고

어른들의 말을 부정해야 한다는 강박만이 남았다.

그 강박이야말로 아직 어른들의 말에 묶여있다는

가장 큰 증거인 것도 모른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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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내리는 날이었다.

하얗게 물들어가는 산이 아름다워서

단지 그 이유만으로 산을 오르기로 했다.

정상에 가봤자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오른 정상에는 한 사람이 서있었다.

나의 인생을 바꾼 운명의 사람.

은빛 머리카락이 아름다운 그 사람은

자기를 시로가네 노엘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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