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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라이브의 첫 시작이 그거잖아.

야고의 평화롭던 회사에 갑자기 여학생 둘이 들이닥쳐서 대뜸 버튜버 사업 하자고 했고

그걸 또 야고가 오케이 하는 바람에 시작됐다는 얘기.

처음엔 야고 진짜 대단하다 했는데, 요새는 야고가 대단한 게 아닐 수도 있겠다 싶어.


일단 A쨩. 여러모로 보통내기가 아님. 사회인으로서는 진심으로 존경스러워질 정도고.

A쨩이 탤런트로 데뷔했으면 진짜 당장 최애 되고도 남았을 듯함.


덕질하면서 A쨩 얘기를 여기저기서 계속 듣는데, 진짜로 얘가 그때 "무작정" 쳐들어갔을까 싶다.

내가 전해듣는 A쨩 일화들로 생각해 보면 그때도 그냥 빈손으로 제안했을 것 같지는 않아.

나름대로 시장조사도 다 하고, 이것저것 참고하면서 고딩 수준에서 최대한으로 기획보고서를 만들었겠지.

그래도 워낙에 꼼꼼하고 빈틈없는 워커홀릭 기질이니까 야고도 입이 쩍 벌어졌을 것 같음.

진짜 이걸 고등학생이 썼다고?? 이건 진짜로 어른들끼리 비즈니스 하자는 수준인데???

얘 뭐지???


야고도 기업가로서 기대하는 수준이 있을 텐데, A쨩은 그 수준에 맞았기에 설득이 된 거 같음.

아 얘는 일머리가 있네. 내가 일 조금만 가르치면 사업 하나쯤은 완전히 맡겨놔도 되겠다.

그럼 얘가 데뷔시키려는 친구는 어떤 애인지 볼까?


토키노 소라. 얘 방송에서 나오는 일화들 들어보면 얘도 보통 애가 아니더라.

자기보다 작고 약하고 어리고 후배인 사람들이 상처받을까봐 눈물이 나오고 밥도 제대로 못 먹는대.

아니 얘는 또 뭐지???

흔히 말하는 근본, 청초, 순수, 여신 뭐 이런걸 다 떠나서 얘는 그냥 됨됨이가 천연기념물임.

그냥 착하다, 아이돌이다 정도가 아니라, 생각하는 수준이 진짜로 남다르고 어른스러움.


내 경험으로는, 이런 종류의 애들은 그냥 남들 사이에서 가만히 있어도 아우라가 풍겨나옴.

눈빛이라든지, 표정이라든지, 자세라든지.

그래서 나는 소라 빨간약 이딴게 진짜로 밝혀지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거라고 믿어.

와 얘는 실물로 봐도 진짜로 소라네. 역시 얘는 현실에서도 소라답게 생겼네.

초기에 멤버들이 3D 방송에서 소라를 어려워하던 것도 사실 그런 게 아니었을까?

대선배라서도 있겠지만, 이 사람은 뭔가 함부로 못 대하겠어, 이런 직감이 있었을지도 모르지.

그럼 야고도 똑같이 느끼지 않았을까?


웬 미친 비즈니스 센스를 갖춘 여고생이 물건이라면서 데려온 애가 이런 애임.

일단 A쨩이 뭔가 들고온 '자료'만으로도 벌써부터 믿음이 가는데,

딱봐도 가정교육 제대로 받은 클래시한 아우라 뿜어대는 여자애가 옆에 반듯하게 앉아있다?


얘네라면 뭐라도 되겠다. 해보자.


이건 솔직히 야고가 아니라 내가 야고였어도 똑같이 생각했을 거 같다.

야고가 비범한 선택을 한 게 아니라, 소라랑 A쨩이 너무 비범한 거야.


만일 소라랑 A쨩이 아니라 다른 여고생 두 명이었으면 야고가 홀로라이브를 시작했을까?

웬 여고생이 자기가 학교에서 인기 많다면서 버츄얼 아이돌 시켜달라고 찾아왔다고 해 봐.

일본에 그런 얼뜨기 지망생들이 하나 둘도 아닐 거고, 야고가 뭔 생각을 했을까.

가서 공부나 열심히 해. 이랬겠지.


사람은 끼리끼리 논다는데 소라랑 A쨩도 서로에게서 그런 비범함을 느꼈을 거야.

그러니까 감수성 예민할 그 나이에 서로 절친이 됐던 거고 서로에게 의지해 온 거겠지.

쉽지 않은 길을 5년째 묵묵히 개척하고 있는 소라도 존경스럽고,

그 어린 나이에 막중한 책임을 감당하고 있는 A쨩도 존경스럽다.

나는 지금 하라고 해도 소라처럼도 못 하고 A쨩처럼도 못 할 것 같은데.

얘네 둘은 한 30년쯤 세월이 흘러도 또 뭔가로 나를 놀라게 만들 것 같아.


한줄요약: 요즘 생각하면 할수록 소라가 오시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