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내용은 홀로MYTH 5명에 대한 글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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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송은 여기서 끝내겠습니다"
아메는 빠르게 방송 종료 멘트를 하고 저녁 방송을 껐다.

시계를 보니 22시 반이었다.

방송을 킨 지 두시간이 채 안 된 시간이었다.

'왜 이렇게 된 걸까'
아메는 오늘 방송을 다시 되짚어 보았다.

시작은 원만했었다.

아메 나름대로 준비한 콘텐츠였기에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방송이 계속될수록 그녀는 고민으로 방송에 집중하지 못하는 부분을 보였고 걱정하는 시청자들 때문에 결국 예상보다 빠르게 방송을 종료했다.

금발의 시간 여행자 탐정 아멜리아 왓슨에게는 고민이 있었다.

최근 들어 평소와는 다르게 그녀의 동기들에게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저번에는 길 가다 서로 이야기 중이던 구라와 이나를 만났다.

무슨 얘기를 하는지 궁금해서 다가가기 시작할 때, 그녀들은 아메를 보고는 대화 화제를 바꾼 일이라든지

다 같이 모여서 게임을 하고 있을 때 잠시 아메가 화장실을 가느라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왔을 때 역시 잠시 분위기가 이상했던 일이라든지

알고 있었다.

운명은 그녀들이 서로 만나게 해주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들의 끝이 같은 곳에서 끝나게 해주진 않을 것이다.

아멜리아 왓슨,

시간 여행자 탐정
그저 그런 인간

그녀는 인간이다. 필멸자이다.

그에 비해 그녀의 동기들은

얼마를 살아왔는지 모를


옛 신의 사제, 니노마에 이나니스

사신이자 래퍼, 모리 칼리오페

불사조이자 KFP의 점주, 타카나시 키아라

아틀란티스의 후예인 상어 소녀, 가우르 구라


그들은 인간을 벗어난 존재 불멸자이거나 그녀보다는 늦게 눈을 감을 존재들이다.

언젠가 남은 4명은 그녀의 죽음을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녀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괴로울 것이다

그들은 수많은 만남과 이별을 해 왔을 테고 그것은 필멸자인 그녀로서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녀에게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게 분명했다.

친해지면 나중에 헤어질 때 괴로울 테니까,

그것을 알기에 그녀들이 거리를 두고 있는 걸지도

게다가 그녀는 다른 동기들에 비해 구독자 수나 영상의 조회 수도 많이 뒤처져있었다.

물론 아메가 노력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동기들의 조회 수가 잘 나오는 영상을 보고 비슷한 영상을 기획해보아도 그녀 영상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식상하다' '다른 동기들과의 차별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 반응이 그녀를 더 의기소침하게 만들었다.

'그녀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보라는 말'
그 말이 심란한 그녀를 더욱더 옥쇄이고 있었다.

부정적인 생각이라는 것은 연쇄적으로 떠오르고 그것은 깊은 늪처럼 그녀가 스스로 빠져나오기 힘들게 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걸려온 전화가 부정적 생각에 빠진 그녀를 다시 현실로 데려왔다.

발신인은 구라

구라가 먼저 전화를 거는 경우는 드물었기에 갸웃거리면서도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

"구라?"

"너의 친구 구라를 다시 보고 싶으면 KFP 00으로 혼자 와라"
들려오는 것은 구라의 목소리가 아닌 기계음의 무뚝뚝한 목소리

그 목소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이게 뭐냐고 하루의 마무리가 너무 한 거 아니냐고"
투덜거리면서도 구라가 걱정되는 그녀는 전화에서 언급한 장소로 향했다.

가는 길에 키아라나 칼리에게 도움을 요청하려 전화를 걸었지만, 전원이 꺼져있다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싸움에 능한 두 사람이 같이 가준다면 든든했을 점

그 사실이 더욱더 그녀의 마음을 외롭게 했다.

그녀는 전화에 나온 장소에 도착해서 주변을 갸웃거리며 경계하기 시작했다.

약속의 장소는 그녀의 동기 키아라가 운영하는 패스트푸드 KFP,

예전의 아메가 자주 가던 패스트푸드점이었지만 총괄 점주가 그녀의 동기라는 걸 알게 된 뒤로는 예전처럼 자주 가지 않았다.

거기서 동기, 키아라를 만날 수도 있다는 점 그것이 그녀의 발이 KFP로 향하는 걸 막아 세웠다.


(퍽)

뒤에서의 기습은 잠시 생각에 잠겨 무방비했던 그녀의 정신을 잃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너무 세게 때린 거 아니야? 죽은 거 같은데?"

얼마나 흘렀을지 모를 시간이 지나고

정신을 차린 그녀를 기다리던 풍경은

"생일 축하해 A메!!"
케이크를 들고 웃고 있는 매력적인 백발의 상어 소녀 구라

"생일 축하한다고 탐정"
깜짝 파티가 들키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하는 분홍 머리의 사신 칼리

"생일 축하해 아메"
윙크하면서 생일을 축하해주는 자색 머리의 소녀 이나

"우리가 네 생일을 잊을 리가 없잖아"
놀란 그녀를 토닥여 주는 주황 머리의 소녀 키아라

그녀의 동기들이었다.

"여긴?"

주위를 둘러보니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져 있다.

"그리피스 천문대, 기절시키고 여기까지 몰래 데려온 건 미안하네"
칼리가 세게 기절시킨 것에 대한 사과의 말을 건넸다.

"나는 인간이라고 하마터면 사후세계에 갈 뻔했다고"
투덜거리면서 칼리에게 따져보자

"어차피 넌 오늘 죽을 운명도 아니었고 사람이 제 운명을 다 살게 하는 것도 사신이라고"

"......"
예상외의 답이 돌아오자 아메는 조용해졌다.

맞다 칼리는 사신이었으니 그녀가 오늘 죽을 운명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았을 것이다.

"그나저나 별자리 좋아해 아메?"

어색한 침묵을 깨고 말을 걸어온 건 그녀의 동기 중 한 명인 이나

"내가 태어난 별자리인 염소자리 말고는 모르는데"

치열하게 오늘을 살아가는 그녀에겐 밤하늘을 보고 살 정도의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렇구나. 아메, 마차부자리라는 별자리가 있어."

갑자기 왜 마차부자리라는 별자리 얘기를 하는지 아메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점잖이 듣기 시작했다.

"마차부자리는 1월 10일에 본초 자오선을 지나가.
영국은 이미 날이 지나서 10일이지.
그리고 그 마차부자리에는 겉보기 등급이 3.0 이상인 빛나는 별이 4개가 있어."

"그리고 그 빛나는 별 4개와 하나의 별끼리 오각형을 이루지"

이나의 말의 진의는 즉,

"아메, 우린 너의 동기이자 친구야"
아메에게 어깨동무를 하는 칼리

"길을 잃은 거 같으면 우리에게 의지해"
반대쪽에서 어깨동무를 하면서 웃어주는 이나

"우리가 너의 별, 이정표가 되어줄게"
아메를 앞에서 껴안아 주는 구라

"그러니 의지하라고"
뒤에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키아라

그녀들은 그녀들 나름대로 나에 대해 걱정이 많았던 모양이었던 거 같다.

'그녀들이 거리를 두고 있다.'

어쩌면 그건 그저 나의 걱정이었던 게 아닐까.

내가 그녀들에게 거리를 두고 접근하고 있던 게 아닐까.

이 순간 아메의 고민은 눈 녹듯이 사라져갔다.

그리고 그녀의 마음은 다시 여유를 되찾았다.

"그러면 죽을 때까지 의지해주지"

'그래 지금을 즐기는 거야 아멜리아 왓슨'

그날은 내 생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이었다.

아마 죽기 전까지 기억나는 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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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죽기 전에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한다.

왜 나는 마지막 순간에 그런 추억이 떠오른 걸까

그건,

그만큼 그날이 내 뇌리에 새겨졌다는 거 아닐까

"칼리 녀석들에게 한마디만 전해줘"

너희를 만나서 내 세계는 구원받았어

너희들의 친구여서 행복했어

그러니 울지 말아줘 구라 이나 키아라

" '적어도 웃는 얼굴로 보내 달라고'라고 아메가 전해달래."

그래 마지막으로 보는 너희 모습이 우는 모습이라니 웃으면서 보내 달라고 너희들 답게


"고마워. 가자고 칼리"

너희들과 함께한 나날들 진짜 행복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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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쓰다가 조금 울컥했다

마지막으로 이 부족한 소설을 읽어줘서 고맙다는 걸 전하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