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붕이가 젊었을 때의 일이다. 홀붕이가 챈질을 하던 중 파란 소와 빨간 소가 밭을 가는 모습을 보았다.

홀붕이는 한참 구경하다 밭을 갈던 다른 홀붕이에게 물었다. 


"빨간 소와 파란 소 중에서 어느 소가 더 일을 잘 합니까?"


그러자 질문을 받은 홀붕이가 일부러 구경하는 홀붕이가 있는 곳까지 올라로더니 홀붕이의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둘 다 일을 아주 열심히 잘 합니다."


홀붕이는 어이가 없어서 말했다.


"뭘 그런 말을 하려고 여기까지 나오십니까? 또 귓속말까지 할 이유는 없지 않습니까?"


그러자 밭을 갈던 홀붕이가 말하기에, 지나가던 홀붕이가 무릎을 쳤다고 하더라.


"빨간 소는 이 말을 들어도 도망가지 못 하지만, 파란 소는 크게 말하면 재갈을 풀고 도망을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