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https://arca.live/b/gura/3840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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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위로 올라간 왓슨은 여기저기를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직접 움직여야 하는 이나의 촉수와는 다르게 왓슨의 캐논은 공격이 쉽다. 시선을 흐트리면 왓슨이 더 유리해진다. 왓슨의 캐논이 건물을 여기저기 부수기 시작했다. 이동이 너무 빨라서 그런지, 이나는 촉수로 무너지는 잔해를 방어하기만 하고, 공격하지는 못했다. 왓슨이 어느 정도 우위를 점하려는 그 순간, 예상치 못한 방해가 있었다.

 

"꼼짝 마라!"

 

경찰들이다. 왓슨과 이나가 빌딩을 전부 부수면서 뛰어다니는 걸 보고 경찰들이 꽤 많이 출동했다. 심지어는 경찰 특공대까지 불러온 것 같았다. 

 

"무기를 버리고 투항해라! 그러지 않으면 발포하겠다." 

 

왓슨은 그런 걸 신경 쓸 상황이 아니다. 만일 무기를 버리고 자수하면 촉수에 찔려 죽을 텐데, 누가 그런 선택을 하겠는가?

 

"투항할 의지가 없어 보이는군, 발포!"

 

경찰들이 왓슨과 이나를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경찰들의 발포 때문에 이나는 근소하지만, 좀 더 밀리기 시작했다. 빔이나 삼지창 같은 큰 형태의 무기는 막아내기 쉽지만, 총알 같이 작은 건 촉수로 막아내기가 힘들다. 근소한 차이지만, 오히려 이 공격이 이나의 신경을 끌었다.

 

이나는 경찰들 쪽으로 눈을 돌리더니 경찰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경찰들의 대부분이 촉수에 찔려서 죽거나 큰 부상을 입었고, 이제 경찰의 사격은 무의미한 것이 되었다.

 

"잡았다!"

 

왓슨이 경찰에게 정신이 팔린 이나를 향해서 빔을 사격했다. 이나는 발사의 굉음으로 공격을 눈치챘지만, 촉수가 꽤 많이 잘려나가는 건 막을 수 없었다. 

 

이나가 촉수로 건물의 외벽을 부숴서 왓슨의 시선을 가렸다. 

 

'이렇게 되면 아마도 뒤에서 오겠지.'

 

왓슨은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뒤로 몸을 돌려서 공격을 준비했다. 그러나 뒤쪽에 이나는 없었다.

 

'뒤에 없어?! 그럼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이나가 위에서 왓슨의 목을 공략했다. 촉수로 목을 졸라서 질식시키려는 계획이다. 

 

'그래! 위로 올 수 도 있었는데... 왜 나는 이런 걸 눈치채지 못했지?'

 

 

 

왓슨이 죽을 위기에 처해있을 때, 구라는 도서관의 방해 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 가 없었다. 

 

"이 도서관은 이나가 조종하는 게 아니었나? 그런데 왜 자기 혼자서 움직이는 거야?"

 

그 말과 동시에 도서관이 보라색 기운으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알겠다. 혹시 이 도서관이 이나의 힘의 원천일 수 도 있어!"

 

구라는 옛날에 이나를 만났던 날을 떠올렸다.

 

.

 

.

 

.

 

.

 

4개월 전, 왓슨이 알고 있는 이나와 구라의 대화

 

"이나, 너는 원래부터 촉수가 있었어?"

 

"아니, 내가 옛날에 이상한 책을 읽게 된 이후부터 내 몸이 이상해졌어."

 

"그 책 때문에 네가 이상해졌다고?"

 

"내 생각에는 그래."

 

.

 

.

 

.

 

.

 

.

 

다시 현재

 

 

 

구라는 이나의 힘의 원천이 되는 책을 찾기 위해 도서관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 책만 찾아서 파괴하면 이나의 촉수도 없어지고, 지배당한 정신도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다. 구라는 보이는 책장마다 삼지창을 꺼내서 죄다 때려부수기 시작했다. 물론 구라가 삼지창을 꺼낸 것 때문에 왓슨이 빌려갔던 삼지창은 손에서 사라졌다. 구라는 이나가 있던 최상층까지 올라갔다. 최상층에서 이나의 힘이 제일 강했던 것을 생각하면, 최상층 근처 어딘가에 그 책이 있는 게 분명하다.

 

 

 

그 무렵, 왓슨은 이나의 촉수를 빔으로 끊어냈다. 조준이 잘 돼서 그렇지, 만약 아니었으면 왓슨의 목도 같이 날아갈 뻔 했다. 이나가 왓슨이 당황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어깨에 촉수를 꽂아넣었다. 왓슨은 손으로 어깨에 꽂힌 촉수를 뜯어내고, 이나에게 주먹을 날렸다. 이나는 왓슨이 날린 주먹을 잡아챘다. 왓슨은 바로 이나의 옆구리에 킥을 꽂아넣었다.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구라는 도서관의 최상층에서 책의 흔적을 찾으려고 했지만, 어떻게 된 건지, 이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책은 하나도 없었다. 죄다 서점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책들 뿐이었다. 

“이상한데? 이나가 강해진 이유는 분명히 그 책인데, 어째서 책이 여기 없는 거냐고! 분명히 이나의 근처에 있어야 되는... 아! 혹시 책이 이나를 따라서 이동하는 건가? 그래서 이나의 힘이 그렇게 강했던 걸까?”

구라는 수학에는 약해도 완전 바보는 아니었다. 구라는 삼지창으로 벽을 뚫고 왓슨을 찾아헤매기 시작했다. 

“아메, 제발...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그 무렵, 왓슨과 이나는 서로 공격할 틈을 노리고 있었다. 이나가 왓슨의 발목을 노리고 슬라이딩했다. 왓슨은 점프해서 피하고, 이나의 머리를 노리고 총을 발사했다. 이나는 촉수로 탄환을 잡아 뭉개버리고, 다시 뒤로 물러났다. 

 

“총성? 저기에 아메가 있는 게 분명해!”

구라는 건물 여기저기로 뛰어다니며 총소리가 들린 곳으로 달려갔다. 그곳에서는 왓슨과 이나가 합을 주고받고 있었다. 

“도대체 이나의 어디에 책이 있는 거지...? 어디를 노려야 이나의 힘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거냐고...”

구라는 그렇게 생각하다가 결론을 내렸다.

“아무렇게나 찌르면 언젠가는 끝나겠지! 그게 이나가 되든지 내가 되든지 말이야!”

구라는 그렇게 소리치며 이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나는 구라 쪽으로 시선을 돌리더니, 촉수로 구라의 삼지창을 묶고 붙들었다.

“촉수만 쓰면, 뒤에 빈틈이 생긴다!” 

왓슨이 이나에게 빔 캐논을 발사했다. 또 촉수가 몇 개 떨어져 나갔다. 

“이 자식들이!”

이나의 목소리가 더 거칠어지고, 눈이 붉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나의 눈이? 구라하고 똑같아. 혹시 이게 고대신의 영향으로 광폭화하는 건가? 그렇다면 구라도 고대신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건가?’

왓슨이 잠깐 멈칫한 사이에, 이나가 왓슨의 옆구리에 촉수를 박아넣었다. 

“으윽!”

“왓슨! 어? 이나의 등에 뭔가가... 좋았어!”

구라가 발견한 것은 이나의 책이었다. 구라는 책이 연결된 이나의 등에 삼지창을 찍었다. 이나의 몸에서 보라색 기운이 꿈틀거리며 하늘로 빠져나갔다. 이나의 눈에서 초점이 흐려지더니, 힘없이 쓰러졌다. 이나의 얼굴이 구라와 왓슨이 알고 있던 이나로 돌아왔다. 

“구라, 정말 힘들었어.”

“그러게, 우리가 아는 타임라인의 이나는 착해서 다행이지. 만약에 이 녀석 같았으면, 못 이겼을 거야.”

구라는 왓슨의 옆구리의 상처에 시선을 돌렸다. 피가 줄줄 흘러서 하얀 옷을 적실 정도로 많이 흘렀다. 

“조금 찔렸는데, 그렇게 피가 많이 나?”

“이나의 촉수가 무슨 능력이 있는 것 같아. 혹시 그 책에 비밀이 있는 건 아닐까?”

구라는 잠깐 생각하더니, 이나의 책을 왓슨의 상처에 밀착시켰다. 왓슨의 상처가 순식간에 호전되었다. 

“이 책은 고대신의 힘이 담긴 책이겠지?”

“응, 아마도 그럴 거야. 이 책에 남아있던 힘은 네 상처를 치료하는데 다 쓴 것 같아. 물론 고대신의 힘이 이 책에만 국한되어 있겠지는 않겠지만...”

“이제 다른 타임라인으로 넘어갈까?”

“아메, 로셀린은 괜찮을까?”

“아, 그러네. 그 정도 부상이면 아마도 병원에서 한두달 정도는 보내야 할 텐데, 가기 전에 인사나 하고 가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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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셀린, 우리는 여행을 계속해야 할 것 같아.”

“그래, 구라, 나하고 너희들의 인연도 여기까지 인 것 같아. 그건 그렇고, 더 이상 말 시키지 마. 몸이 너무 아프다고”

로셀린이 원하는 대로, 왓슨과 구라는 다음 타임라인으로 넘어갔다. 

 

다음 타임라인은 뭔가 이전에 봤던 곳과는 달랐다. 푸른 빛의 초원이 수평선이 보이는 곳까지 뻗어 있었고, 토끼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렇게 귀여운 타임라인은 정말 처음이다. 

“구라, 여기 정말 좋다. 그렇지?”

“그러게, 방송 한 달 정도 쉬고 여기서 계속 놀면 좋겠어.”

우리가 한 시간 동안 앉아서 쉬고 있던 중간에, 토끼들이 우리 근처로 와서 우릴 쳐다보기 시작했다. 

“페코 페코 페코”

어? 토끼들의 울음소리가 뭔가 이상하다. 페코 페코 페코 소리를 내는 토끼도 있던가...?

있었다!! 우사다 페코라!! 만약 우리가 아는 페코라 선배라면 우리는 지금 함정에 빠진 것이다! 

 

귀여운 토끼에 낚여서 그런 것도 눈치채지 못하다니! 

내가 탄식하던 중에, 사방에서 스피커가 튀어나오더니 귀가 찢어질 정도의 큰 소리로 말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사다 페코라의 토끼농장에 온 것을 환영한다 페코! 만일 너희들이 토끼가 아니라면 너희들은 함정에 빠진 거다 페코! 아⬇⬆⬆⬆⬆

기괴한 웃음소리를 끝으로 느껴지는 화약의 냄새와 불꽃의 뜨거움, 우리는 페코라의 말대로 함정에 빠진 것이다. 폭탄마 토끼의 함정에 빠졌을 때는... 도망가야 한다!

“이런 세상에! 구라! 빨리 도망가자!"

구라와 나는 필사적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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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코 페코 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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