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역사학계에서도 무사는 사무라이와 다른 개념으로 쓰이는데, 무사가 사무라이보다 높다? 라는 질문에는 확답이 나오지 않음.

왜냐면 사무라이는 원래 무사 중에서 공가와 덴노의 신변보호와 병력을 담당하는 가신을 지칭하는 것이었지만(사실상 헤이안 시대 무사의 다수를 차지) 호겐의 난을 기점으로 사무라이들이 후지와라씨같은 공가를 몰락시키고 권력의 상층부를 차지하게 됨으로써 이들이 가마쿠라 막부의 대표적인 지배계급인 모노노후로 자리함. 가마쿠라의 싯켄인 호조씨가 대표적인 모노노후 가문이지.


그런데 이 모노노후들이 가마쿠라 막부 말기 몽골의 침입으로 호조씨와 막부의 권위가 흔들리자, 이 모노노후 밑에 있던 지방 무사 세력이자 중하급 무사들이 아시카가 다카우지-닛타 요시사다의 연합 하에 일제히 반란을 일으켜서 호조씨를 개박살내버리고 무로마치 막부를 차림. 그리고 지배계급은 모노노후에서 쇼군에게 봉토를 받아 출세한 '슈고다이묘'로 전환됨. 


그런데 이 슈고다이묘도 서서히 세력이 커지면서 무로마치 막부의 통제 밖에 위치하게 되고, 결국 1467년 차기 쇼군 옹립 문제로 슈고다이묘들이 편을 갈라 먹고 대판 싸운 끝에 좆망해버리면서 그 밑의 무사들이 또 하극상을 일으켜갖고 지배계급이 지방의 강자인 '센고쿠다이묘'로 재편됨. 이렇게 수백년 동안 하극상이 쿨타임만 찼다 하면 밥먹듯이 일어나니 무사 가신단이라는 원래 의미는 사라지고, 사무라이는 그냥 센고쿠다이묘 밑에 있는 관료들 전부를 일컫는 말이 되고, 모노노후는 그냥 군사활동만 업으로 삼는 무인을 일컫는 말이 됐음. 


이러던 게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에도막부로 일본을 교통정리 한 뒤엔 아예 일본 내의 관료와 다이묘, 하타모토, 고케닌 전부를 포괄하는 총칭이 됨. 실제로도 에도 막부에서는 문신이면서 사무라이를 자처하며 칼을 패용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에, 사무라이가 무사와 교집합 부분이 좀 큰 것일 뿐이지 뭔가 확실한 상하관계를 의미하는 용어는 아니라고 볼 수 있음. 고유명사의 일반명사화를 생각하면 적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