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궁전이 있었던 중앙 섬은 직경이 5스타디온(888m)이었는데, 이곳의 사원에 포세이돈의 여사제가 살았다네. 여사제는 낮에는 어린아이로서 땅에서 살고, 밤에는 사나운 물고기로서 물에 살았는데, 아틀란티스의 사람들이 말하기를 이는 포세이돈의 가호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네.

(중략)

..아틀란티스인들은 산에서 흘러내린 물줄기들을 받아 평야 주변을 감싸 돌아 양쪽에서 도시로 흘러가게 하였다가 거기서 바다로 흘러 나가도록 하였는데, 이 수로들끼리는 각각 100스타디온(17.76km)의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었네. 주민들은 이 수로들이 포세이돈의 여사제가 직접 파낸 것이라고 말한다네. 허나, 그믐달에 여사제의 머리색이 붉은색으로 변하면 조심해야 한다네. 이는 분노한 포세이돈께서 여사제의 몸을 빌려 파괴와 학살을 행하려는 것이니.”

 

플라톤의 저서 <크리티아스> 외전 21페이지에서 발췌

특이사항 : 플라톤은 이 부분의 양피지를 <크리티아스> 본문에 넣지 않고 창고에 따로 보관해 두었다. 플라톤이 ‘여사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 외전이 전부이나, 대서양의 해저에서 발견된 연대 불명의 도자기 유물 안쪽 면에 “..바다의 딸의 머리가 붉어지고 궁전이 물 속으로 가라앉아..”라는 문구가 해독되었다.







“저승의 차가운 시발바(Xibalba)에는 여러 유령 군주가 있으나, 그 중에서도 대낫을 든 여군주(원문에서는 k'uhul mori’nuun이라고 표기된다)가 으뜸이라. 격구 경기(Tlachtli)를 이긴 시발바의 유령 군주들이 위대한 여군주에게 불경한 쌍둥이 형제를 벌하길 청하였으니, 여군주가 직접 쌍둥이 형제의 목을 자르고 허리를 꺾은 다음 뼈를 곱게 갈아 강가에 던져 버렸노라.

형제는 다른 유령 군주들의 목을 모조리 잘랐으나, 대낫 여군주의 목은 아무리 잘려도 다시 자라났노라. 여군주가 눈을 뜨고 말하매, 유령 군주들의 목을 너희 대신 제물로 삼으리니, 형제가 시발바의 동굴에서 나가 태양을 보도록 허락하노라."

 

고대 마야 문명의 도시, 칼리크물(Calikmul)의 무너진 피라미드 유적에서 발굴된 석판의 내용 일부 해독.

특이사항 : 석판의 옆에는 최소 xxx명 이상의 것으로 추산되는 유골이 제단에 바쳐진 흔적 또한 발견되었다. 도시는 10세기 경 발생한 원인 모를 전염병으로 멸망했다고 전해진다.







“..에인헤랴르(Einherier)와 발퀴리아(Valkyrja)들이 날아올라, 무스펠헤임의 화염 거인들을 하나 하나 베어 나가도다! 허나, 그 거대한 몸체와 불타오르는 대검이 전사들의 몸통 또한 여럿 꿰뚫는다. 모든 발퀴리아는 쓰러지고 단 한 명의 발퀴리아만 남았으나, 그 발퀴리아가 주변을 둘러보니 아스가르드의 모든 신이 쓰러지고 무스펠헤임의 왕 수르트(Surtr) 또한 홀로 남았구나! 오만에 찬 수르트는 크게 춤추며 불의 검 레바테인(Lævateinn)을 손에서 내려놓는다. 마지막 발퀴리아가 뒤에서 다가가 레바테인을 손에 쥐니, 불꽃의 힘이 흘러들어오며 저승의 여신마저도 그녀를 구속하지 못하는도다! 여전사가 크게 검을 휘둘러 수르트의 머리를 몸에서 떼어내며, 큰 불새의 모습으로 변하여 미드가르드의 하늘 위로 날아가니..”

 

북유럽 신화를 수록한 <에다>의 한 판본에서 발췌.

이 판본은 북유럽 본토에서 떨어진 아이슬란드의 한 동굴에서 발견되었다. 라그나로크의 마지막 부분을 묘사한 이 내용은 다른 판본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특이사항 : 동굴 안은 5,500도 이상으로 추정되는 고온에 녹아내린 모습이었으나, 양피지는 그을린 자국 하나 없이 멀쩡했다.







“..횃불을 든 군중은 마녀 셋을 화형대에 묶고 광장으로 나아갔다. 신부가 그들에게 성수를 뿌렸고, 집행인이 장작에 불을 붙였다. 불은 왼쪽에서부터 번져나가, 왼쪽과 중간의 마녀가 불에 타 숨이 끊어졌다.

세 번째 마녀의 옷자락에 불이 옮겨 붙었을 때, 마녀가 별안간 웃기 시작했다. 마녀가 사악한 주문을 외치자 등에서 보랏빛 촉수들이 튀어나왔고, 불 속에서 보라색의 악마들이 기어나왔다. 악마들은 다리가 여덟 개에 몸에 뼈가 없었고 온 몸이 보랏빛이었다. 군중이 공포에 차 광장에서 도망쳤고, 여덟 다리의 악마들은 바다로 기어가 도망쳤다. 보랏빛 머리를 한 마녀는 불타는 장작 속에서 걸어나와 군중 사이로 사라졌다.”

 

스페인의 한 어촌 마을(주민들은 마을의 이름을 공개하길 거부했다)에서 발견된 이단심문관의 수기에서 발췌. 책은 불에 탄 채 방치된 성당의 폐허 지하에 보관되어 있었다. 수기는 스페인에서 마녀 사냥이 극심하던 16세기 후반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이사항 : 문어를 거부감 없이 먹는 대부분의 스페인 지방과는 다르게, 이 어촌 마을은 문어가 잡혀도 그대로 바다에 놓아주는 풍습이 있다. 마을의 장로에게 그 이유를 묻자, 노인은 “옛 신이 나타나면 바람이 나부끼며 혼이 나가버린다”라는 말장난만 되풀이했다.







“자네가 내 친척이라고 대체 어떻게 장담할 수 있나?”

나는 매우 혼란스러워 하며 대꾸했다. 맹세컨대, 나의 먼 친척이라고 주장하는 어린 소녀는 가족모임에서도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었다. 그녀가 나와 내 동거인을 놀리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진정하게, 왓슨.” 홈즈가 파이프에 다시 불을 붙이며 말했다. “자네와 왓슨…이런, 이런 경우에는 ‘왓슨 씨’와 ‘왓슨 양’이라고 따로 불러야겠군. 왓슨 양이 내 오랜 친구의 친척이라는 것은 확실하네. 다만..”

“다만 뭐?” 참지 못한 내가 소리쳤다. 내 친척이라 주장하는 ‘왓슨 양’과 홈즈는 사람의 속을 긁어놓는 재주가 있다는 점에서 비슷했다.

“..이 시대의 친척은 아니라는 것이 내 추리일세.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왓슨 양?”

금발의 소녀가 짓궂은 표정으로 낄낄댔다.

“과연 명탐정은 명탐정이시네요! 우리 왓슨 아저씨보단 훨씬 낫네요. 아주 사소한 단서들만으로 그걸 추론해 내다니, 역시 이 시간대로 온 선택이 맞았어요.”

“기초적인 것입니다, 친애하는 왓슨 양.” 홈즈가 어깨를 으쓱였다. “내 도움이 필요한 의뢰가 있다죠? 부디 시시한 의뢰가 아니길 바랍니다.”

“오, 물론 시시한 의뢰는 아니예요. 다만..” 왓슨 양이 주머니에서 회중시계를 꺼내 들여다보며 말을 이었다.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할 거예요. 시간이 늦어지면 골치 아픈 친구가 절 잡으러 올 테니.”

 

<셜록 홈즈> 시리즈 미공개 원고, <두 명의 탐정, 두 명의 왓슨>에서 발췌.

특이사항 : 아서 코난 도일은 이 원고를 대중에 공개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서재에 밀봉해 두었다. 출판사가 이 미발행 원고에 대해 물어보자, 그는 “너무 떠벌리면 푸른색 숙녀가 화를 낼 테니까.”라는 수수께끼의 말을 남겼다.










걍 이것저것 떠오른거 구글링한 이미지에 덧그리면서 뻘짓해봤음.

본 내용은 실제 홀로미스 설정과는 아무 관련이 없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