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적극적으로 보러다닌다고 알바 그만둔지 좀 돼서

돈을 최대한 아껴쓰는 중이었음

그래서 차비가 더나오는 서울부산은 포기했고

광주점 가는 날짜만 손꼽아 기다림



거기 가고싶다고 몇번 말하니까 형이

"그딴걸 왜빨아 진짜 사람을 빠는것도 아니고!!"
"차라리 여캠에 별풍을쏴!!!"

이랬었는데

정작 갈날 다가오니까 차비랑 가서 밥값이랑 자기카드로 쓰라고 하더라
굿즈도 사고싶은거 있으면 한두개 사라고 했고

좀 많이 감동이었음

그래도 굿즈는 내가 그거사려고 돈 아껴썼으니까 내돈으로 사겠다 함



진짜 너무고맙더라


아무튼


서울부산 난리 났었으니까 광주는 사람 안오겠지

고속버스 우등보다 일반이 더 싸니까

일반 첫차인 10시차 타고 갔다오면 되겠지~

이렇게 속편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날밤 10시에 벌써 대기 있다는거 보고 불안해지기 시작함


사람 존나많으면 어쩌지

형이 내준돈으로 광주까지 가서 정작 아무것도 못하고 오면 어쩌지


이런생각에 잠을 못잤음

그렇게 잠 설치다가 새벽에

공사때문에 밖에 대기하면 안된다고 예약권을 먼저 끊어줬다는 말을 봄

이게 진짜 존나 문제였던게

지금 몇명대기중인질 알수가 없게됨

다들 예약권 받고 돌아가서 중계가 안올라왔음




생각보다 광주로 사람 존나오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우등타고 아침 7시에 전주에서 광주로 출발함
표 끊자마자 형한테 고맙다고 카톡함



가면서 디시랑 아카랑 트위터에 광주 존나 검색하면서 몇번째타임 마감됐나 계속 체크함


9시에 광주 도착해서 시내버스타고 카페로 가고있는데

5시 타임까지 마감됐다는걸 봄

좆됐다 조졌다 시발 허탕치고 돌아가겠다 으아악
하고

버스 내리자마자 존나 달려갔음



갔는데 뭔가 사람은 많은데 줄을 서있는것도 아니고 여기저기 웅성웅성 흩어져있어서

두분 같이 계신 팀에게 "혹시 마감 다 끝났나요?" 하고 여쭤봤는데

앞에 직원분 한번씩 나와서 예약권 나눠주시는데 아마 곧 나오실거다 하시더라고

옆에분이 소량 남았다고 트윗 올라왔다고 알려주셨음



존나 다행히 18시50분 타임 끊었음


내 예약권에 7-17이라고 적혀있었는데

내앞에 8명만 더있었어도 8시타임으로 밀렸을거임

그시간엔 굿즈구매만 이용 가능하고 카페는 이용 불가능 하다던데

진짜 존나 천만 다행이다 싶었음





문제는 아는사람도 없는도시 광주에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 50분까지 있어야 했단거고

날씨는 덥고 나는 전날 밤을샜고 휴대폰 배터리는 15% 남았었음


씨발 김대중 컨벤션센터라도 보고와야되나 하고

형한테 카톡했더니

"김대중 컨벤션센터나 보고오셈 ㅇㅇ"
이랬고

친구들한테 카톡했더니
"김대중 컨벤션센터 ㄱㄱ"


씨발



아니씨발 다들 광주하면 생각나는게 저거밖에 없나




결국 폰배터리없이 거길 갔다가 다시 돌아올 자신이 없어서

주변에서 피시방 찾아서 들어감


9시간 기다려야되는데 그정도 넣으려면 만원 넣어야돼서

차마 이것도 형카드로 긁을순 없어서 피눈물 쏟으면서 긁음




피방에서 할게임도 없어서

전날 패치 개좆박은 근터널리턴 9시간동안 하는 형벌 받음


존나 다행히도 피방 접속 이벤트로 만원가량의 현금재화 받아서 본전치기 했다




9시간 동안 하면서 ㄹㅇ 죽는줄 알았음

와중에 저 씹덕쓰레기유사인디게임을 뒷자리에서 하는 일행이 있더라


간절하게 끼워달라고 하고싶더라
졸려서 미치는줄 알았음




그러고 6시반? 그쯤에 졸려서 앉아있기 힘들어가지고

좀 일찍나와서 입장줄 서있으려고 했는데



가니까 줄선사람이 한명도 없더라고

어디 있을곳도 없어서 아침에 줄선자리에 서있었는데

내뒤로 두명 세명 모이더니 줄이 생기더라

괜히 신기했음



와중에 거기가 진짜

주변이 죄다 '옷가게', '타로점', '화장품가게', '영화관', '폰케이스가게' 이런가게들로 꽉찬 거리라

그시간에 행인들이 존나 많았음



씨발


지나가는 사람마다 하나같이 다

"뭐야 무슨줄이야?"

"뭐때문에 줄선거지?"

"사람 왜이렇게 많아?"

이러는데

너무 수치스러웠음

중간에 여중생 둘 지나가다가

"저기요 이거 무슨줄이에요?" 이러는데

뭐라고 할까 1초 고민하다가

있는 그대로
"홀로라이브 콜라보카페 대기줄이에요^^"
이렇게 또박또박 말하니까

"아~ 그렇구나~"

이러고 네걸음쯤 가서 옆에 친구한테

"야 근데 홀로라이브가 뭐야?"
이러더라

나한테 압도적으로 커다란 수치심을 안겨줬음



그리고 줄서있는데

어느순간 내옆에 사람이 하나 생겼더라고

내 일행인거마냥 내옆에 딱붙어있는데

가만히 있기 뭐해서 폰보고 싶어도 내폰으로 뭐하는지 다 보일거리라 뭘 하지도 못하겠고

뒤에 줄 다 무시하고 여기까지 온게 진짜 뻔뻔하다 생각하는데


입장할때 내앞으로 슉 앞질러가더라


줄설때 새치기나 일행끼기같은 부정행위하면 입장 금지된다는 공지 있었는데

일러바치고 싶었지만 괜히 일 키우고 싶지도 않고
거기서 정색하고

"제가 저분보다 먼저왔는데요. 그리고 저분 새치기 했어요."

이러기도 이상하고

얼마나 홀로라이브 좋아하면 저렇게까지 하겠나 싶어서 그냥 그런갑다 했음

근데 입장하고 내앞에서 주문하는데 마스코트 쿠키 주문하면서 캐릭터들 생긴걸 상세히 설명하니까

직원이 갑갑해서 "이름으로 말씀해주시면 더 빨라요"

이랬더니

"제가 이름을 잘 몰라서요"

이러더라

씨발


저건 좀 용서가 안됐음






가면 진짜 사진 많이 찍어야겠다 했는데

여기 너무 어두워서 사진을 어떻게 찍어도 하나같이 다 못나오더라

한분이 이나 등신대 찍는거보고 나도 가서 찍었는데 너무 못나와서 지웠음ㅠ


새치기범이 이자리 안앉아서 너무 다행이었다



작년 말부터 한참 힘든시기 보내고있는데

어느날 밤에 술마시고
나 진짜 취업 안되나
이러고 알바나 하면서 평생 살아야되나 하고 울고

뭐딱히 운다고 바뀌는것도 없고 그것도 그지같다고 담배피러 나가서

유튜브 깔짝거리다가

이나가 한숨부르는거 듣고
뭐라고 해야될까 이걸

옆에서 등을 두들겨주는거 같았음
힘대라고

그뒤로 이나가 너무 좋아졌고
홀로라이브도 좋아졌음

그래서 저의상 이나자리가 너무 앉고싶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새치기범한테 고마운게

내가 첫번째로 들어갔으면 타코다치 벨 못받았을거야

고마워 새치기범아


코스터도 아메랑 이나받음
기분좋아

이나 얼굴 나오게 찍은사진

음식 나오자마자 형한테 고맙고 잘먹겠다고 카톡함


이나즙 이미지 보고 너무 먹어보고 싶었는데

진짜 맛 기묘하더라

은은한 블루베리 향나는 사이다 같다가 진한 블루베리소다 같다가 아무튼 뭔가 기묘했음

아메 케이크는 치즈 엄청많은 트렌디하지않은 옛날 빵집 치즈케이크같은 맛이었는데 엄청 좋았음




엄마한텐 대학교 동기들 보러 갔다온다고 말하고 나왔는데

한참 먹는중에 엄마한테 전화오는거 자연스럽게 받으려다

화들짝 놀라서 폰 집어던짐



이노래가 바로 내옆에서 쿵짝쿵짝 크게 나오고 있는 와중이었음

받았으면 좆될뻔함

굿즈는 전반적으로

그래도 안떨어지고 남아있더라?

유독 없는건 유독 없는데 그래도 종류별로 다 있었음

저 아크릴액자는 한개 남아있었는데 슥삭 집어옴

돈아끼려고 안살다짐 굳게하고 갔는데 그래도 실물 보니까 눈돌아가더라

한개 남았다는 사실도 나를 자극했음


이나굿즈만 세개 사가는 놈한테 이나포토카드만 안준 직원이 밉다



그래도 스티커는 이나스티커줌

좋아하는 의상 버전으로



하루종일 기다려서 아주잠깐 있다가 왔는데

그래도 하고싶은거 다하고 먹고싶은거 다먹고 사고싶은거 다사고 즐거운 하루였음

en좋아하는 사람이면 다들 꼭 기회되면 어느지점이건 가봤으면 좋겠어






그리고 오는길에 이거보고 고딩때 설겆이하던거 생각나서 ptsd옴

망할놈의 현대옥 왜 씨발 광주에도 있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