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아무 생각 없이 창작 문학 뒤적거리다가 찾아버린 9개월 전 개쩌는 소재에 감사

소재 원글 : 사실 카운슬 멤버들이 인간이였다는 설정 어떨까

2편 : 자연이 보듬지 못하는 이야기

3편 : 시간이 되감지 못하는 추억

4편 : 혼돈이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이야기

5편 : 문명이 잊을 수 없는 서사시


세상에는 수많은 개념이 존재한다.

공간, 자연, 시간, 혼돈, 그리고 문명.


단순하게 개념으로만 존재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엄연히 세상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

작디 작은 존재들이 감히 닿지 못하는 곳에서 이를 관리하는 자가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저 작은 존재들이 그것들을 보지 못하기에 그저 존재하는 개념이라 생각하고 살아갈 뿐이다. 


하지만 그것에 닿으려 한다면 그것은 곧 깨닫지 못한 죄가 되어 영원히 지고 가게 될 죄악일 뿐이다.

적어도 그 개념이라는 것을 관리하는 이들의 눈에는 말이다.


"리유~ 오늘도 열심히 하네~ 졸립지 않아? 몇 일 연달아서 밤을 새는거 같던데"


"아. 안녕하세요 교수님. 그래도 매일 매일이 새로운 발견이 이어지는데 참을 수가 없더라구요."


"리유는 유독 열심이라니까. 다들 적당히 하면서 언제 새로운 걸 발견하나 싶어하던데, 이러다가 모든 우주의 별들을 사나가 발견하는거 아닌가 몰라~"


"에이 우주에 별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걸 다 발견할 수는 없겠죠 아무리 저라도 말이죠~"


"그래. 하지만 이젠 무리하지 말고 푹 자고 오렴. 별은 언제나 너를 기다리니 너도 너무 급해지지 말거라"


"그럴까요. 그럼 딱 3시간 마... ㄴ..."


"어휴 그렇게 무리를 해놓고 선 무슨 3시간 만이야... 내일 아침까지 푹 재워야겠구만."

"그나저나 어디까지 관측을 했는지 한번 볼까."

"이건 평범하고, 이것도, 이건 좀 생소한 케이스네. 어라? 이건 왜 이리 지저분하게 더럽혀져 있는거지? 관측 결과를 이렇게 둘 아이가 아닌데, 졸려서 물통이라도 엎었나보네. 자고 일어나면 본인이 확인하고 정리하겠지~"


한 열성적인 소녀가 기록한 수많은 천문을 읽어낸 기록 중 유난히 더럽혀진 하나의 기록은

그녀가 알아야 하는 것의 선을 넘어버렸다는 증명이다.

그녀가 망각의 축복을 빠르게 받지 못하였다는 비탄의 애도이다.

모든 것을 보고, 모든 것을 듣고, 모든 것을 이야기 하는 위대한 이들이 그것을 모를 수 없었으니.


"우리는 보았다. 우리의 신비를 관측하는 이를."

"우리는 보았다. 금단의 진리에 닿으려는 죄악을"

"우리는 들었다. 우리의 신비에 닿으려는 바람을"

"우리는 들었다. 금단의 진리를 파헤치는 죄악을"

"우리는 고하겠다. 우리의 신비를 가지려는 선망에 대한 축복을"

"우리는 고하겠다. 금단의 진리를 깨우치려 한 오만에 대한 벌을"


그대는 더 이상 필멸의 존재가 아니다.

그대는 이제 "공간"이다.

그대는 이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그대는 이제 모든 것에서 눈을 돌릴 수 없다.

그대는 이제 모든 곳에서 우리의 신비를 지켜볼 수 있다.

그대는 이제 모든 것에게서 금단의 진리를 지켜야한다.


"그대. 이제 필멸의 이름인 '리■'를 버리라."

"그대. 우리의 역을 대하여 '공간'을 바라보는 이 '사나'로 다시금 움직이리라"


천문을 읽는 소녀 '■■'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공간을 관리하는 화신 '사나'만이 이곳에 존재한다.


■■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지 못한다.

이제 ■■는 없는 존재니까.


아니... ■■라는게 존재하기나 했는가? 


"Hello~ Sana has landed"

그래. 우리는 이 공간의 화신이 그저 우리에게 다가와서 조그마한 장난을 치고 있음에 웃고 있으니까.



OFF THE RECORD(접기)
사나가 졸업하고 유입된 홀붕이라 사나에 대해서 잘 모름. 그래서 키리누키로 간단하게 보고 쓰긴 했는데 조금 원래 사나랑 이질감 들어도 이해해 주면 좋겠음. 그냥 소재가 너무 개쩌는데 이걸 지나칠 수는 없어서 일단 쓰고 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