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홀로 문학에서는 평행세계의 홀멤에 대해 적고 있으며, 우리 세계의 홀멤과 동일인이나 실제로는 연관이 없습니다. 몇몇 홀붕이들이 보기에 캐릭터 붕괴로 보일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차량 내에는 여러 사람이 앉아있다.

당연하다.

대형 승합차량으로, 이 안의 승객들을 옮기는 것이 이 차량에 주어진 일이었으니까.

사람들은 별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모두가 옷을 반듯하게 입고, 그저 조용히 침묵을 곱씹기만 할 뿐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딱 한 사람, 눈에 띄는 이가 있다면.


"조수 군, 코요는 나쁘지 않지? 응, 그렇지. 에헤헷, 코요는 그냥 조수 군을 좋아했을 뿐인걸? 조수 군은 언제나 코요의 곁에 있어주니까, 정말정말 사랑해, 그러니까 앞으로도 코요와 함께야?"


분홍빛 머리카락을 길게 기른, 코요테 귀와 꼬리를 가진 미소녀다.

어쩌다 보니 내 옆좌석에 있던 코요테 소녀는 아무런 말도 없는 자그마한 마스코트 인형 같은 것을 손에 쥔 채로 중얼중얼 스스로에게 달콤한 듯한 말을 하고 있었다.

그것에 어째서인지 모르게 호기심을 느낀다.

소녀는 시선을 빼앗을 정도로 예뻤지만, 단순히 그녀의 미모에 이끌린 것이 아니었다.

다른 유형이지만 그녀 역시 이 자리에 있는 이들과 동류다.

거기서 오는 미지의 동질감, 동료 의식 같은 것이 피어오른다.

관심이 갔기에 나는 무심코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쪽도 사연이 많아 보이는데."

"호에?"


눈을 깜빡이며 날 바라본 코요테 소녀는 이내 방실방실 웃었다.

말을 걸어준 게 기뻤던 걸까?


"코요는 사연이 많아. 그야 비밀결사의 두뇌인걸? 그렇게 말하는 오빠도 뭔가 사연이 있는 걸까?"

"뭐 그렇게 거창한 건 아니야. 어쩌다 보니까 좀, 잘난 척하는 녀석들을 죽이고 말았거든. 참의원 아들, 기업 사장의 자식, 뭐 그런 녀석들."

"헤에, 엄청난 악당이구나. 아마 면접에서 무조건 떨어뜨릴 타입이네."

"어느 면접에서 이런 소릴 하겠냐마는, 그래서 높으신 분들이 날 보내버리려고 안달이 났거든. 어차피 100% 유죄였지만 뭐, 어쩔 수 없지. 그래서 아가씨는 왜 이런 차에 타고 있는 거야? 무슨 짓을 했길래?"


내 말을 듣고 코요테 소녀는 이윽고 자신의 이름부터 먼저 말했다.

하쿠이 코요리, 그것이 자신의 이름이라고 했다.

지구 정복을 꾀하는 어느 비밀결사 소속의 두뇌이며, 생계를 위해 두뇌를 살려 교수직을 겸하고 때때로 노래 등의 수록이나 드러그스토어 경영을 하는, 듣기만 하면 굉장히 견실한 여자아이였다.


"그럼 더더욱 이런 곳에 올 물이 아니지 않나?"

"그러니까 말이야, 오빠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코요는 그냥 조수 군을 사랑한 것 외엔 한 게 없는데 말이지."

"그 마스코트 인형 말이야?"

"아, 지금은 넋이 나간 것 뿐이야. 평소에는 코요와 이런것 저런것을……, 우헤헤헤……."


왜 거기서 얼굴이 빨갛게 물들고 야릇한 분위기가 되었는지는 묻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 조수 군이라는 거랑 무슨 관계가 있는데?"

"코요는 그냥, 조수 군과 항상 붙어있고 사랑을 좀 첨가한 실험 생활을 보내고 싶었던 것 뿐이야. 정말 별 거 없었어. 조수 군이 너무 좋아서 코요가 교편을 잡은 이래 20여년간 조수 군을 대학원생으로 붙들고 있었을 ㅃ……."


어느덧 나는 그녀에게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위치로 자리를 옮기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위험하다고 판단한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