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니 데즈몬드는 템퍼스의 홍보담당자이며 '연금술사'다.

그의 산업 모험은 광범위하고 거기에 그가 연금술을 하는 것을 템퍼스의 동료들은 물론 하위 길드원들도 본 적은 없지만 그는 명확하게 연금술을 할 줄 알았다.

그로 인해 뒷세계의 소일거리도 받는다.

애초에 자금이 없으면 홍보활동을 할 수 없다.

당연하게도, 뒷세계의 인물들 중 '큰 손' 고객도 있다.

비즈니스다.

물론 일은 가려서 받고, 위법적이지 않은 선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즉, '망자'의 물건이라면 매그니는 그 소유주를 알 지 못하니까 약탈품을 세공하더라도 위법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건만큼은 후폭풍을 생각해서라도 받을 수가 없었다.

조금 전, 매그니는 꽤 오래된 고객의 '견공자제'를 죽빵을 갈겨서 내쫓은 참이었다.

고풍스러운 휴대용 금속시계를 가져와서 적당히 세공을 해달라는 의뢰를 가져왔는데, 그 시계를 보자마자 일이 뭔가, 어디선가 틀어졌음을 알게 된 것이다.

물론 그 '견공자제'의 '부모'인 이는 뒷세계의 거물 중 하나로 오래된 고객이었다.

아마 곧 항의를 해오겠지.

하지만 매그니는, 그 사유를 얘기하면 그도 틀림없이 자기 자식을 두들겨 팰 것이라 확신했다.


"양반은 못 되는군."


통신기구가 울린다.

매그니는 피식 웃고 통신기구를 연결했다.

통신기구 너머에서 갈라졌지만 침착하고 동시에 분노를 억누르고 있는 신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데즈몬드, 자네가 우리 애를 구타했다더군."


매그니는 심호흡했다.

템퍼스가 전력을 다하면 뒷세계 조직 한둘 무너뜨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하지만 업계상의 도의란 것이 있고, 그는 오래된 고객으로서 자금줄의 스폰서 중 하나였다.

그렇기에 매그니는 그가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바라며 수긍했다.


"그 미친 놈을 패야할 이유가 있었거든요.

"……그래, 그 이유를 들어볼까?"


일단 듣고나서,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면 널 죽이겠다.

신사의 억누른 목소리에는 그런 분노가 담겨있었다.

그래, 빡쳤겠지.

자식 얻어터졌는데 안 빡칠 부모가 어디에 있겠어.

매그니는 한숨을 한 번 쉰 뒤에 침착하게, 그리고 알아들으라는 듯이 대답했다.


"녀석이 왓슨의 시계를 가지고 왔었어요. 듣자하니 부바도 심하게 구타했다더군요."

"………."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상대는 한참동안 침묵했다.

일시적으로 뇌 정지가 왔음이 분명하다.

그게 아니라면, 아마도 생각하기를 그만 둔 것일테지.



"……Oh……."


직후 허탈함인지 한탄인지 모를 소리가 들려온 뒤에 전화는 끊겼다.

매그니는 한숨을 쉬고는,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만약 한다면 현명하게 처신하기를 바랐다.

그렇게 생각한 직후 문이 거칠게 차이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거기엔 눈에 핏발이 선 금발의 청년이 있었다.

매그니는 그를 잘 안다.

템퍼스의 동료이자 길드의 '대영웅'이었으니까.

매그니는 핏발이 선 악셀을 보고 아무 말없이 술병을 꺼내들었다.

이거, 오래는 못 붙잡아둘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