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8-3]




탈룰라?: 마왕......나쁘지 않구나.

탈룰라?: 하지만 너와 네 곁에 있는 어린 용이 가진 자신감의 출처에 대해선 아직도 의구심이 드는군.


아미야: 이제야 위장을 포기하실 생각이 드셨군요.


: 지금 나와 대화를 하고 있는 건 누구지? 변질된 탈룰라인가? 아니면 젊은 코셰이인가?


탈룰라?: 내 행동을 비난하고, 내 인격을 모멸하고, 끊임없이 내 머릿 속의 기억들을 눈앞에 몰아내고——

탈룰라?: 이런 식으로 날 굴복시키고 사로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탈룰라?: 아니면 넌 염국의 참룡검과 살카즈의 불결한 아츠로 날 제압하고, 네 아츠로 내 육체 안에 있는 "순수"한 의지를 뺏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탈룰라?: ——정말 내키는 대로 지껄이고 있군.

탈룰라?: 너흰 왜 나를 적대하지?


: 오만은 네 녀석의 교만을 키웠을 뿐이다, 네가 무너지는 모습을 더 비참하게 만들 뿐이라고.


탈룰라?: 아무리 어린 마왕이라 해도 마왕은 마왕이지.

탈룰라?: 날 설득시키려 하고 있어, 내 속마음을 설득시키려 하고 있어, "어떤 의지가 네 육체를 빼앗으려고 하고 있어"라며 날 설득시키려 하고 있지, 날 거기서 벗어나게 만들고 싶은 거야.


아미야: 큭......!


탈룰라?: 사실은 너도 잘 모르지?

탈룰라?: 만약 기억과 감정이 정말로 위조될 수 있는 거라면, 코셰이라는 존재는 진짜일까 가짜일까?

탈룰라?: 만약 코셰이가 존재하지 않는 거라면, 그건 곧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아미야: 이 모든 건 지금의 당신과 상관없어요, 코셰이.

아미야: 지금 우리가 당신을 쓰러뜨리려는 건 당신이 무엇을 겪어서가 아닌, 당신이 무엇을 했기 때문이에요.

아미야: 이대로 당신이 대지 위의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게 둘 순 없어요.

아미야: 첸 경관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당신이 얼마나 많은 이유들을 갖고 계신지는 알고 있지만......

아미야: 우리는 신경 쓰지 않을 겁니다.

아미야: 당신이 코셰이든, 탈룰라든 상관없이 말이에요.



: ......내 언니 몸에서 썩 꺼져.

: ......말은 이렇게 해주고 싶지만, 난 지금 너에게 이유를 찾아주고 있는 거야.

: 이유가 있다면 그건 살아서 법정에서 이야기하자.

: 아미야, 검 꽉 잡고 있어, 간다!



탈룰라?: 너희 혹시......지금 내가 보여준 아츠의 힘에......현혹되기라도 한 건가?

탈룰라?: 다시 한번 말하지. 이 도시에서 날 죽일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죽었다.

탈룰라?: 패트리어트를 제외하고, 이 체르노보그 핵심 도시에서 날 죽일 수 있는 사람은 없어.

탈룰라?: 빙원의 눈꽃 악몽, 프로스트노바도 용문에서 죽었다, 내가 계획한 대로 말이지.

탈룰라?: 아무리 너희가 이 두 자루 검을 들고 있다고 해도......너희로선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란 불가능하다.

탈룰라?: 내가 너희들에게 헛된 착각을 심어준 모양이군.

탈룰라?: 만약 이 몸이 원하지 않는다면, 난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다.

탈룰라?: 지금 내 육체가 억제하고 있는 건 대체 뭐란 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군.

탈룰라?: 난 그것에 의해 해방될 것이다, 마치 내가 과거에 해방시켰던 모든 파멸처럼 말이지.






드레이크는 손을 장검에 갖다 댄다. 그녀의 손가락이 칼날을 따라 흘러내린다, 피가 검신 곳곳에 묻는다.

그녀는 웃음 소리를 낸다.


첸은 말을 하고 싶었으나,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무언가가 그녀의 목덜미에서 흐르고 있다.

아미야는 그녀에게 손짓을 하고, 어떤 광경을 그녀의 머릿 속으로 보냈다, 첸은 이것이 아츠라는 것을 깨달았다.

첸이 입을 열고 말을 하기만 하면 그녀 입술 주변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며, 고온이 그녀의 식도로 흘러가 내장을 태워버리는 것이었다.

아미야는 화난 눈으로 고개를 돌려 탈룰라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 아츠는 이미 효과를 발동하고 난 후였다.

뜨거운 공기 속에서 드레이크의 목소리는 그녀들의 귓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하지만 아미야와 첸은 아츠에 의해 침묵 속에 잠겨있을 뿐이다.

첸은 자신의 폐가 이미 만신창이가 됐음을 느꼈다, 호흡 또한 상당히 고통스럽다.


드레이크의 아츠는 의도적으로 인위적인 표현과 무의식적인 생리적 행위를 구분한 듯하다.

첸은 상대가 탈룰라 본인이라고 해도 이런 아츠를 사용하게 만들 순 없다고 결론지었다.

탈룰라는 구강을 선택했다, 붉은 용은 단지 두 사람이 말을 하게 두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첸은 이를 꽉 다물었다.

온도는 끊임없이 높아지고 있다. 시간이 흐를 수록, 이 모든 게 정점을 향해 갈수록, 첸과 아미야 또한 죽어가는 것이다.

첸과 아미야는 그들의 몸을 뒤덮고 있는 뜨거운 하늘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탈룰라?: 수많은 생명들이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 슬픔에 잠긴 나는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탈룰라?: 왜냐하면 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탈룰라?: 내가 헌신하는 이 위대한 나라는 피를 갈망하고, 죽음을 갈망하고, 겸손을 갈망한다는 것을.

탈룰라?: 그것은 우선 사라지고, 이후 다시 나타난다. 그것은 우선 붕괴되고, 이후 다시 재건된다. 그것은 우선 죽음을 맞이하고, 이후 다시 태어난다.

탈룰라?: “나는 소금기 가득한 땅과 피가 흐르는 계곡을 지났지만 아무런 해를 입지 아니하였다.”

탈룰라?: “그의 검, 그의 영토, 그의 신하들이 모두 날 지켜주기 때문이다.”





__





래트킹: 콜록, 콜록......손가락으로도 적소의 검술을 쓸 수 있다니, 이제는 검을 들고 있을 필요도 없다는 거냐?



웨이옌우: 넌 나이가 너무 들었어, 늙은이.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까먹을 정도로 늙었다고, 그런 주제에 날 막을 생각은 하지 마.

웨이옌우: 네 아츠는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지만, 지금의 넌 걱정이 너무 많아, 그래서 실수를 잘 하는 거겠지.

웨이옌우: 넌 왜 내 앞을 막는 거냐? 넌 네 목숨까지 써가며 날 막고 있어, 이유가 뭐지?

웨이옌우: 스스로 후회할 짓은 하지 마!


래트킹: 넌 네 자신의 행동 때문에 후회한 적 없는 줄 알아? 웨이옌우?


웨이옌우: 가족끼리 죽이는 짓을 첸훼이지에가 하게 만들 생각이냐? 또 코셰이의 생각대로 흘러가게 두자고?


래트킹: 우리의 시대는 이미 지났어, 웨이옌우!


웨이옌우: 넌 그녀들이 우리의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겠지, 하지만 나라고 그렇게 생각 안 하겠어?


래트킹: 넌 그녀를 키우고, 그녀에게 이 도시를 지키게 하고, 그녀에게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보게 했어.

래트킹: 지금 그녀는 떠났어, 그런데 왜 또 그녀에게 이후의 일들을 강요하는 거야?


웨이옌우: 넌 한 무리의 감염자들과 청년 경찰 한 명이면 뭐가 되는 줄 알아?


래트킹: 난 네가 가봤자 일을 그르칠 뿐이라고 생각한다.


웨이옌우: 거뤠이, 내가 사람을 죽이는데 망설여 본 적이 있나?


래트킹: 정말 많이 망설였었지.


웨이옌우: ......너......

웨이옌우: 언제까지 날 막을 생각이냐?


래트킹: 내가 죽을 때까지——

래트킹: ——혹은 핵심 도시가 멈출 때까지.

래트킹: 그걸 멈추는 게 그림자 호위든 우르수스든, 훼이지에든 감염자든 상관없이 말이다.

래트킹: 저게 멈추기 전까진 넌 한 발짝도 못 나가.


웨이옌우: 린거뤠이! 내게 도전하지 마라!


래트킹: ......와봐라, 웨이옌우! 둘째 도련님이 그랬던 것처럼 네가 스스로 개죽음 당하려는 걸 보느니 내가 먼저 죽는 게 마음은 편하겠지!


웨이옌우: 너어!



__





방패병: 저 녀석들 곳곳에 다 있어!

방패병: 물러서지 마라! 앞으로! 앞으로! 녀석들을 밀어내라! 녀석들을 쫓아내라!!

방패병: 필라인, 이제 얼마 더 버틸 수 있지?


로즈마리: ......

로즈마리: 우리가 승리해 전투가 끝나거나 내가 죽거나 둘 중 하나겠지.

로즈마리: 그 누구도 아미야를 잡게 두지 않겠어......그 누구도 아미야의 싸움을 방해하게 두지 않겠어.

로즈마리: 아마 탈룰라가 죽어도 이 사람들은 흩어지지 않을 거야.

로즈마리: 너희 부대가 다시 모이려면 앞으로 얼마나 더 걸려?


방패병: 온 도시에 흩어진 유격대와 패트리어트를 따르는 감염자들을 말하는 건가?


로즈마리: 응.


방패병: 적어도 한 시간이다.


로즈마리: 그럼 한 시간 더 살자.

로즈마리: 난 너희를 따라갈게, 가자!


방패병: 좋아! 필라인, 알겠다!

방패병: 유격대......아니, 불드락카스티의 전사들이여, 억압받는 이들의 전사들이여! 전진해라! 앞으로!


로즈마리: 앞으로!



__




탈룰라?: 너흰 이 전쟁의 양쪽 진영이 각각 어디라고 생각하지?

탈룰라?: 너흰 아마 감염자 측과 비감염자 측의 전쟁이라고 생각하겠지. 너흰 아마 정의과 불의의 전쟁이라 생각할 거야.

탈룰라?: 틀려, 틀렸어.

탈룰라?: 그게 너희가 날 이길 수 없는 이유다.

탈룰라?: 이 전쟁의 양쪽 진영, 한쪽은 개인의 목적을 위해 마구잡이로 감정을 쏟아내는......전쟁이 어떤 의미인지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겁쟁이들이다.

탈룰라?: 그리고 다른 한쪽은 고통받고 있는 우르수스......근시안적인 이들로 인해 이 대지에서 고통받고 있는 백성들이다.

탈룰라?: 신경을 안 써? 너에겐 그걸 신경 쓸 자격도 없다. 네가 어떻게 이 땅에 대한 우리들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안다는 거냐?

탈룰라?: 이 나라를 위해 싸우고 전장에서 피를 흘린 전사들, 그들이 누구를 적대하든, 우린 그들을 사랑한다!

탈룰라?: 그들은 자신의 목숨을 신념에 바쳤다, 그들이 편견과 근시안으로 인해 한때 우르수스에 반대했더라도 말이다.

탈룰라?: 왜냐하면 이 땅이 언제나 그들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탈룰라?: 그리고 그 뇌에 살이 찐 고위 관료들, 아무리 그들이 봉사자와 희생자의 백성들을 비웃더라도 난 그들을 사랑한다.

탈룰라?: 그들에 대한 내 사랑은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한다고 한들 조금도 줄어들지 않아!

탈룰라?: 왜냐하면 사랑은 모두 똑같고, 동등하고, 평범한 거니까.

탈룰라?: 광석병에 감염되지 않았지만 감염자들을 위해 싸우는 이들, 광석병에 감염됐지만 포기하지 않는 이들, 난 그들 모두를 사랑해!!

탈룰라?: 그들이 삶을 추구하는 모습을 봐, 그 아무 것도 안 하면서 허송세월을 보내는 쓰레기들보다 훨씬 강하다고!

탈룰라?: 하지만 난 우르수스의 모든 이들을 사랑하지. 그들이 강하든 약하든, 인자하든 폭력적이든, 검소하든 탐욕적이든 상관없이 말이야.

탈룰라?: 우르수스에게 있어 생명은 전부 똑같다, 우리 모두 우르수스의 모래알이야.

탈룰라?: 어떤 이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지! 하지만 그들은 그럴 수 없다, 그런 삶을 선택하지도 않을 거고.

탈룰라?: 왜냐하면 운명은 맹목적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런 이유 없는 고통을 받아야 한다, 이게 그들을 성장시키는 법이거든.

탈룰라?: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하는 이들도 있다.

탈룰라?: 하지만 그들은 벌을 받을 수 없다, 왜냐하면 그들의 목숨이 소중하니까다, 그들이 살아있기만 한다면 하천은 흐르고, 일은 진행될 것이며, 계획은 실현될 것이다.

탈룰라?: 그들이 익사할 때까지, 위대함이 다시 만들어 질 때까지 말이다.

탈룰라?: 나는 그들 모두를 사랑한다.

탈룰라?: 출신, 행동, 신분, 인격에 상관없이 말이다.

탈룰라?: 나는 이 땅에 있는 모든 이들을 사랑한다.

탈룰라?: 천 년 동안 계속 그래왔지.




: !


아미야: ——!



불사의 검은 뱀.

불사의 검은 뱀!




“불사의 검은 뱀”: 아미야, 아미야. 넌 왜 네가 근시안적이고, 힘은 그렇게도 약한지 아나?

“불사의 검은 뱀”: 그건 네가 그쪽에 서있기 때문이다. 네 그 좁은 시야로 봐온 불행들이 얼마나 되겠어?

“불사의 검은 뱀”: 넌 단지 마왕의 눈을 빌려 평범한 일상들을 봐온 것 뿐이다, 그런데 넌 그걸 실제로 봐온 것처럼 말하고 있지......

“불사의 검은 뱀”: 난 너보다 훨씬 더 많은 참상들을 봐왔다.

“불사의 검은 뱀”: 넌 단지 감염자라는 신분에 갇혀있는 버려진 자에 불과하다, 난 우르수스의 모든 걸 봐온 목격자라고.

“불사의 검은 뱀”: 난 너희가 보지 못하는 광활한 땅과 울부짖는 인민들을 구하기 위해 산다, 그런데 너희는 어떻지?

“불사의 검은 뱀”: 너흰 눈앞에 있는 하찮은 일에 울부짖으면서, 구원자를 자처하는 장님에 불과하다.

“불사의 검은 뱀”: 넌 이 땅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상상할 수 있겠나? 너로선 할 수 없겠지.

“불사의 검은 뱀”: 네가 본 언어, 역사와 기억들은 전부 일부분에 불과하다, 넌 운명이 살아있는 자에게 새긴 흉터를 보지 못한다.

“불사의 검은 뱀”: 흉터는 사람을 죽일 수 있다. 내 몸엔 우르수스 동포들의 흉터가 수천만 개 새겨져 있다.

“불사의 검은 뱀”: 첸훼이지에. 넌 혈육상으로 보면 내 자매가 맞다.

“불사의 검은 뱀”: 넌 날 이기기 위해 이곳까지 왔다. 그리고 넌 우르수스가 네 고향을 침입했다고 생각하여 우르수스를 적으로 돌렸다.

“불사의 검은 뱀”: 하지만 네 자매도 이기지 못하는 녀석이 어떻게 우르수스를 이기겠다는 거냐?

“불사의 검은 뱀”: 게다가 우르수스가 이 전쟁에 휘말릴 것인지, 전쟁의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지 난 신경쓰지 않는다.

“불사의 검은 뱀”: 내가 원하는 건 이 나라를 대치와 내부 분열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다.

“불사의 검은 뱀”: 이 전쟁이 끝나면 한쪽은 쓰러지게 되겠지, 또 다른 한쪽은 일어서게 될 거고, 그게 군 정부가 됐든 새 황제가 됐든 상관없이 말이다.

“불사의 검은 뱀”: 저번 우르수스 황제는 마치 우르수스의 영혼이 재림한 듯했다.

“불사의 검은 뱀”: 그는 나누는 것에 욕심을 부리지 않았고, 권력에 대해 갈망을 유지함과 동시에 거리를 중시하기도 했다.

“불사의 검은 뱀”: 그는 욕망의 집합체같은 게 아니었다, 심지어 조금도 포악하지 않았다.

“불사의 검은 뱀”: 하지만 그는 전쟁을 가져왔다, 왜냐하면 우르수스에겐 전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불사의 검은 뱀”: 우르수스는 국민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전쟁이 필요했다.

“불사의 검은 뱀”: 그는 우수했지. 우르수스가 마땅히 가져야 할 황제라고 불려도 될 만큼.

“불사의 검은 뱀”: 그리고 너희, 너희 감염자들,

“불사의 검은 뱀”: “왜 사람들 앞에서 가축마냥 무릎을 꿇거나, 아부를 떨지 않는 거지? 이러면 너흰 사람들의 용서를 받을 수 있을텐데.”

“불사의 검은 뱀”: 대지의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나?

“불사의 검은 뱀”: 안될 거 없지......

“불사의 검은 뱀”: 길러지는 벌레처럼 사료를 먹어라, 인간의 언어를 포기하고 노예가 되어라, 너희의 4분의 1을 그들의 헤픈 돈씀씀이와 살육에 바쳐라.

“불사의 검은 뱀”: 그렇게 하면 그들은 너흴 무해한 가축 정도로 여겨줄 것이다, 인간의 형태를 가진 역겹고도 흥미로운 펫,

“불사의 검은 뱀”: 너흰 그들이 나약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가여운 존엄을 지키기 위한 부속품이 되어라!

“불사의 검은 뱀”: 너흰 힘들게 연명할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생명들이 너희의 뒤를 이을 것이다, 너희의 종족은 그렇게 될 것이다, 영원히 말이다.

“불사의 검은 뱀”: ——왜냐하면 그 멍청한 사람들은 이런 방식으로밖에 관용과 만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불사의 검은 뱀”: 거대한 권력 체계가 존재하는 이유는 너희와 그들을 위해......모든 주인과 노예들의 안정을 위해 만들어 진 것이다.

“불사의 검은 뱀”: 우르수스와 나보다도 너흴 평등하게 대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겠지.

“불사의 검은 뱀”: 우린 그들의 비열함을 잘 알고 있었다, 너흴 그들의 그림자 아래에 살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불사의 검은 뱀”: 만약 네가 그것을 악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걸 악이라고 여겨도 좋다.

“불사의 검은 뱀”: 왜냐하면 이 악 덕분에 국경을 뛰어넘을 정도의 비참한 구원의 심리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생명도 마찬가지로 말이다.

“불사의 검은 뱀”: 그건 오늘날까지도 이어져 왔지.



“불사의 검은 뱀”: 내가 이 모든 걸 바꾸겠다. 내가 그들에게 방향을 제시했다.

“불사의 검은 뱀”: 과거 이 나라의 통치자, 그 우수한 군왕은 그들을 똑같이 위대하게 만들었다.

“불사의 검은 뱀”: 하지만 그의 수명 또한 한계가 있었지, 결국 감염자들을 행복하게 만들지 못했다.

“불사의 검은 뱀”: 전쟁은 그들의 비이성적인 부분을 만족시키고, 지혜롭지 않은 부분을 채워주고, 평범한 부분을 비범하게 만들어줬으며, 차갑던 그들의 성격도 불처럼 뜨겁게 만들어 주었다.

“불사의 검은 뱀”: 사람들은 고상하게 변했다.

“불사의 검은 뱀”: 지혜가 아닌 어리석음을 이용해 그들을 길들인다.

“불사의 검은 뱀”: 우린 그들이 우릴 섬기게 하거나 그들을 통치하고 싶은 게 아니다.

“불사의 검은 뱀”: 난 그들의 존엄성을 다시 살리고 싶다.

“불사의 검은 뱀”: 우르수스의 미래, 그 안에선 감염자도 똑같다.

“불사의 검은 뱀”: 난 감염자와 일반인, 우르수스와 다른 모든 국가들을 위해 숭고함과 평등을 가져올 것이다.

“불사의 검은 뱀”: 변경 수비군과 의회는 분명 승리할 것이다. 난 전쟁을 일으켜 그들에게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불사의 검은 뱀”: 시간이 지나면 생명은 소모될 것이고, 열정은 없어지게 되겠지.

“불사의 검은 뱀”: 우르수스가 불꽃을 일으키지 못한다면 우르수스의 땅과 인민은 그에 따라 썩어버리고 사람들에게 영원히 잊혀지게 될 것이다.

“불사의 검은 뱀”: 그런 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불사의 검은 뱀”: 난 의도적으로 리유니온을 이곳에서 몰락하게 했다, 내 손으로 세우고 내 손으로 무너뜨린 거지, 다른 일을 위해서 말이다.

“불사의 검은 뱀”: 너흰 이 점을 부정하려고 한다, 내가 우르수스를 위해 한 모든 것들을 부정하려고 한다.

“불사의 검은 뱀”: 너희의 그런 근시안적인 생각으로 어떻게 백 년 후의 일을 알겠다는 거지?

“불사의 검은 뱀”: 네가 어떻게 감염자와 일반인들이 공동의 적을 두고 함께 싸울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지?

“불사의 검은 뱀”: 어떻게 이 정도의 희생 때문에 수천 수백 년 이후의 평화와 영광을 방해하겠다는 거냐?

“불사의 검은 뱀”: 너흰 지금까지 겪어온 게 턱없이 부족하다.

“불사의 검은 뱀”: 너흰 파멸 직전의 그 고통을 겪어보지 않았다. 감염자들은 발버둥치면서 어떻게든 살아갈 길이 있었지만, 우르수스는 거의 파멸에 가까웠었다.


“불사의 검은 뱀”: 이전에 *칸(Khan)의 기병들이 대지를 활보하고, 그들 수중의 무기가 서로 맞부딪치면 그 금속음에 산맥이 평평해지고, 물길이 변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나?

“불사의 검은 뱀”: 악몽같은 **케시크들이 곡도로 두개골을 베는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나?

“불사의 검은 뱀”: 기고만장하던 ***갈리아인들을 피와 진흙탕 속에서 갈가리 찢고 연기처럼 사라지게 만든, 수만 로스 용사들의 귀를 먹먹하게 만든 대포 소리를 들었는가?

“불사의 검은 뱀”: 난 너희를 탓하지 않는다, 하지만 너흰 확실히 아무 것도 모른다.

“불사의 검은 뱀”: 만약 너희들이 정말로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을 실현시키고 싶다면, 우르수스의 부활을, 우르수스 국민들이 한 신념에 다시 뭉치는 것을, 우르수스의 영토가 다시 번영하는 것을 막아야겠지......


“불사의 검은 뱀”: 그렇다면 날 막아라. 이 우르수스의 화신을 막아봐라.

“불사의 검은 뱀”: 와라.








[JT8-3 END]




“불사의 검은 뱀”:  잘했다.

“불사의 검은 뱀”:  정말 잘했어.......

“불사의 검은 뱀”:  대체 뭐지 이건? 용을 죽이는 검은 날 죽이지 못하고, 마왕의 검조차 날 못 꿰뚫지 못했는데......

“불사의 검은 뱀”:  어째서 내 아츠가......내 장악력이 쇠퇴하고 있는 거지?



불꽃은 점차 잦아든다. 비록 그 온도는 사람을 죽이기 충분했으나, 몇 분 전처럼 그리 강렬하진 않다.


피 묻은 첸의 손의 떨림이 멈추지 않는다. 그녀는 눈을 거의 깜빡이지 않는다.



탈룰라?:  ......

탈룰라?:  기쁜가?

탈룰라?:  즐거운가?

탈룰라?:  너흰 이리도 승리에 가까운데, 어찌 표정은 아직도 그리 엄숙하지?

탈룰라?:  승리가 바로 너희 눈앞에......있지 않는가?



:  ......크윽.

:  아츠가 풀렸다......말을 할 수 있어.

:  아미야, 방심하지 마. 우리 체력도......


탈룰라?:  너흰 내 존재를 이 몸에서 지우고 싶은 건가?

탈룰라?:  그렇다면 해라.


:  지금 누굴 보고 비웃는 거지?


탈룰라?:  마왕, 마왕, 넌 어째서 한 마디도 하지 않지?

탈룰라?:  날 그녀의 몸에서 쫓아내는 건, 너희는, 너흰——

탈룰라?:  할 수 있지 않나?


아미야:  ......


탈룰라?:  그녀를 심판하나 나를 심판하나 대체 무슨 차이가 있지? 이 모든 건 내가 저지른 죄가 아닌가?

탈룰라?:  마왕? 대답해라.


아미야:  당신의 말이 맞습니다, 코셰이.

아미야:  그녀가 완전히 원하지 않는 이상 당신은 그런 일들을......할 수 없으니까요.


:  ......


아미야:  당신의 생각에 대해선......그것이 왜곡됐든 되지 않았든 그건......탈룰라 본인에게서 온 생각이에요.








:  너!


아미야:  탈룰라 씨의 육체를 손상시키고 싶은 건가요?!


:  뭐하는 짓이야?! 검을 내려놔!


탈룰라?: 넌 누군가가 네 눈앞에서 자살하는 것을 본 적이 있나, “여동생”이여?

탈룰라?: 아무리 드레이크의 육체라도 이 검의 예리함을 버틸 순 없겠지.

탈룰라?: 난 그녀가 원하지 않는 일은 할 수 없다.

탈룰라?: 그렇다면, 탈룰라는 계속해서 살아가고 싶어할까?


:  그런 건 꿈도 꾸지 마!


탈룰라?: 그녀 마음 속의 절망, 그리고 벗어날 수 없는 치욕. 이 두 가지가 얼마나 짙을 거라고 생각하나, 그건——

탈룰라?: ——

탈룰라?: 그녀가 스스로의 목숨을 끊을 만큼 짙을까?


아미야:  코셰이! 당신이 탈룰라 씨에게 저지른 모든 것들은......전부 용서 받을 수 없어요!

아미야:  당신이 그녀의 그림자이든, 그녀의 소생을 방해하는 장애물이든, 그녀의 또 다른 면이든 상관없어요......

아미야:  탈룰라 씨가 얼마나 많은 잘못을 저질렀든 당신은 틀렸어요.


탈룰라?:  난 단지 그녀를 "교육"하고 있는 것 뿐이다.

탈룰라?:  내 실패의 원인은 내게 아직 남아있는 의지 때문이다. 

탈룰라?:  너희가 의지 없는 이들을 만나보면 알게 될 것이다, 고통이라는 단어에는 얼마나 많은 것들이 포함되고 있는지.

탈룰라?:  마치 그 불쌍하게도 그녀의 희생양이 된 우르수스 전사들도 그녀 발 아래의 튼튼한 디딤돌이 된 것처럼 말이다.

탈룰라?: 이 감염자들, 이 불쌍한 감염자들, 세상에서 인정 받지 못하는 자신들의 가치를 발휘해야 하는 그 감염자들이......전부 아깝게 돼버렸단 말이다.

탈룰라?: 나 또한 그녀 발 아래의 디딤돌에 불과하다. 만약 날 죽이는데 성공한다면, "여동생"이여......그 다음엔 간단하겠지.

탈룰라?: 넌 우릴 흑사(검은 뱀)라고 불러도 좋다, 아니면 내가 탈룰라라고 여겨도 좋다.

탈룰라?: 첸훼이지에, 첸훼이지에. 탈룰라와 내 관계는 여러 부녀 관계의 형태 중 한 가지일 뿐이다.

탈룰라?: 어쩌면 웨이옌우도 나랑 비슷할지 모르겠군.


:  잘도 그렇게 말하는군. 자신의 "딸"을 희생시켜? 웨이옌우와 넌 전혀 달라!


아미야:  아, 안 돼요......저——


탈룰라?: 늦었다, 마왕. 난 내 비밀을 너희가 알게 둬선 안 된다.


아미야:  코셰이, 당신이 첸 씨를 죽이고 싶은 건 탈룰라를 완전히 죽이고 싶기 때문이에요!

아미야:  하지만 그건 지금의 당신에겐 불가능해요. 우리가 되살린 그녀의 기억은 이미 그녀의 머릿 속에서 오랜 시간 동안 맴돌았습니다.

아미야:  이제 탈룰라도 참지 못할 거예요.

아미야:  탈룰라 씨! 떠올려 주세요......당신이 누군지 떠올려 주세요!

아미야:  어떠한 희생이라도 당신은......당신은 가장 먼저 사람들을 위해 희생할 사람이 아니었나요!

아미야:  프로스트노바와 파우트스를 떠올려 보세요......당신을 믿었던 모든 전사들을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자신이 누군지에 대해 떠올려 주세요!

아미야:  당신은 정말로 이대로 우리에게 목숨을 빼앗기실 생각이신가요......!

아미야:  이렇게 이용 당한 몸으로 죽는다니, 그건 탈룰라 씨가 원하는 게 아닐 거예요!

아미야:  만약 후회를 하시는 거라면, 죄책감을 느끼시는 거라면,

아미야:  저주의 탑재체나 고대의 악의 피해자로서가 아닌 탈룰라 자신으로서 직접 하세요......!

아미야:  죽는다고 해도 당신은 탈룰라로서 죽어야 해요! 그 설원을 바꾸고 싶었던, 감염자들의 운명을 바꾸고 싶었던 탈룰라로서 말이에요!

아미야:  탈룰라 씨, 전 알아요!

아미야:  당신이 성공을 위해 감염자와 함께 싸운 게 아니라는 걸......당신은 실패해도 상관 없었어요! 

아미야:  당신이 그렇게 한 건 그게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아미야:  그러니 우리가 마주한 게 어떤 사람이든, 어떤 대지이든......우린 계속 걸어나갈 거잖아요, 쓰러질 때까지 멈추지 않을 거잖아요!

아미야:  당신은 그렇게 강인한 사람이잖아요......당신이 알던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강인한 사람이었잖아요!



:  탈룰라, 넌 정말 이 뱀의 꼭두각시로 좋은 거야?

:  좋으면 된 거야? 그게 내가 알던 탈룰라인가?


:  그러고도 네가......감염자들의 리더냐!




......내겐 그럴 자격이 없어.




:  윽!


아미야:  설마......이건......탈룰라 씨......!




백발의 드레이크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반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감염자들의 리더......?



난 단 한번도 그런 적 없었어.



그가 자신에게 가르친 것은 전부 그의 음모였다. 음모라는 건 말 그대로다.

그녀는 이 모든 걸 알았지만 자신을 막지 못했다.

그녀는 그녀가 견딜 수 없었던 일들을 증오하기 이전에......

자신을 증오했다.



난 실패했어. 난 네 함정에 빠졌어. 더 안타까운 건, 이 모든 걸 내 스스로 했다는 거야.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넌 내 동포들을 비웃을 수 없어.

네가 어떻게......죽어도 고개 숙이지 않는 내 동포들을 비웃을 수가 있겠어!!

너와 내 차이점은 "사랑"에 있어......희생일 뿐이지.

불드락카스티 선생님, 옐레나, 이노, 사샤, 말수 적은 류드밀라, 상냥한 알렉스, 알리나......

내가 어떻게 그 사람들을 비웃을 수 있겠어?

내가 어떻게 발버둥치며 살아가는 내 감염자 동포들을 비웃을 수 있겠어?




탈룰라:  됐어. 이 정도 했으면 충분해. 난 네가 아니야, 코셰이.

탈룰라:  너와 난 달라......난 또 다른 흑사가 아니야.

탈룰라:  난 코셰이처럼 생겼을지도 모르지......하지만 난 또 다른 흑사가 아니야.

탈룰라:  네 저주는 오늘 반드시 끝내 주겠어.

탈룰라:  ......내 증오는 이미 많은 이들의 목숨을 잃게 만들었어. 이제 원한으로 날 선동할 생각은 하지마.

탈룰라:  하, 코셰이, 네가 감당해온 그 수많은 시대의 원한들과 이야기들은......내 세대에서 끝이다.

탈룰라:  너는 씨앗이자, 넝굴이자, 하나의 거대한 나무야......하지만 상관없어, 코셰이.

탈룰라:  나는 불이거든.

탈룰라:  “내가 너에게 모든 걸 가르쳐”? 아니, 아니야, 코셰이.

탈룰라:  이 대지에서, 그 설원에서 햇빛을 쫓던 사람들, 그들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을 넌 평생 이해하지 못할 거야.

탈룰라:  내 힘을 사용할 사람이라면 진작 그곳에 있었어.

탈룰라:  비록 넌 내게 그 사람들을 잃게 만들었지만......이젠 넌 다시는 내 감정을 조종할 수 없어.

탈룰라:  내 불이 너와 날 함께 꿰뚫을 거거든.



내 모든 동포들, 억압받은 모든 동포들의 불은 너와 네 나뭇가지들을 남김없이 태워버릴 거야.



탈룰라?: 감히......어떻게 감히! 네가 날 반대해? 네가 어떻게——

탈룰라?: ......내가 이대로 널 내 손바닥에서 벗어나게 둘 것 같아?


:  음모가 실패해서 화난 게 아니라, 자신이 이 사람을 제어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화가 난 건가?


탈룰라?: 제어? 그녀가 곧 나다......내가 곧 그녀라고!


:  당연하지, 코셰이......드레이크의 딸이 어떻게 너같은 파충류처럼 음침하겠어!


아미야:  체, 첸 씨? 그 말은......파티아 오퍼레이터 분들 앞에서 하시면 안 돼요!


:  아. 나도 예전에 뱀 상사가 있었거든, 정말 생각하는 것과 말하는 게 똑같은 사람이었지......괜찮아.

:  그건 그렇고, 코셰이, 네가 실패한 이유는 한 가지야, 너에겐 자격이 없었기 때문이다.

:  넌 내 언니의 몸을 점거할 자격이 없다. 넌 전쟁을 일으킬 자격이 없어.

:  심지어 넌 네가 겪어온 것들을 겪을 자격도 없어.

:  그러니까 지금 당장 탈룰라의 몸에서......꺼져!


탈룰라?: 떠나기 전에 말해두겠는데......너흰 정말로 너희들이 핵심 도시를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아미야:  ——안 돼요!


탈룰라?: 내가 이곳에서 내 목숨을 끝낸다면 모든 건 변함없이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너희가 어떻게 우르수스를 막겠어——


아미야:  ......설마 그녀는 당신의......


탈룰라?:  아직도 내 감정을 추적하고 있나? 혼종의 마왕이......이게 사실이더라도 넌 이걸 말할 자격이 없다!

탈룰라?:  ......하.

탈룰라?:  흥, 하지만 네 말도 맞다.

탈룰라?:  됐다.

탈룰라?:  결국 또 하나의 체르노보그와 또 하나의 꼭두각시가 생길 거다, 그리고 또 하나의 탈룰라도 생기겠지.

탈룰라?:  이번 한번은 인정해주지, 너흰 자신들의 승리를 맘껏 축하해도 좋다.

탈룰라?:  상관없다......이제 괜찮다. 기억해라, 탈룰라.


탈룰라?:  “난 이 대지의 끝에서도 존재한다.”




백발의 드레이크가 돌연 쓰러졌다.



아미야:  ......끝인가?


탈룰라?:  ......


:  움직이지 마!

:  아직은 확신할 수 없어......그 늙은 뱀의 계략일지도 몰라.

:  탈룰라가 정말로 그 녀석을 머릿 속에서 지워버린 건지도 잘 모르고, 그녀가 정말로 자신이 한 짓들에 대해 후회하고 있는지도......

:  아니, 아직 끝나지 않았어......우린 이 도시를 멈춰야 해.



???:  도시를 멈추고 싶다면 그걸 내놔, 토끼!


아미야:  무슨......?W? 어디서 나오신......




W:  비밀 열쇠! 더 이상 꾸물거릴 시간 없어! 이 철덩어리를 멈추지 않으면 모두 끝장이라고!


아미야:  저......전 적을 믿을 수 없어요. 우리 로도스 동포를 해친 적을 믿을 수 없어요.


W:  그럼 어떻게 해야 날 믿을래? 이렇게 하자, 내 마음을 읽어.

W:  다른 녀석들이 이랬으면 진짜 날려버렸겠지만 지금 너라면 한두번 정돈 봐도 괜찮아.

W:  게다가 토끼......난 네가 날 믿지 않아도 정말 괜찮아. 나도 널 안 믿거든.

W:  하지만 난 테레사의 계승자가 이럴 때 멍청한 짓은 안할 거라고 믿어!


아미야:  !


W:  만약 네가 열쇠를 주면 도시가 멈춘 후에 날 죽여도 괜찮아.

W:  나도 가만히 서서 죽을 생각은 없지만 너에게 그럴 기회는 줄 수 있어.

W:  알아두라고, 난 대다수 사람들에게 이런 기회를 주지도 않으니까! 


:  난 살인광의 말을 믿을 수 없다.


W:  그렇다면 넌 네 자신도 못 믿겠네.


:  그렇다.


아미야:  W, 제가 당신을 믿을 수 있게 만들 말을 한 마디만 더 해보세요.


W:  어? 너, 그......

W:  아.

W:  아미야, 이 대지가......평온하게 잠들 수 있도록.


아미야:  .....




===





아미야, 내게 있어 꿈은 멀고도 먼 것이야. 아, 매일 이거 처리하고 저거 처리하고, 진짜 너무 힘들어.

그래도 내겐 꿈이 있어. 이 꿈을 위해 하는 거라면 얼만큼의 힘을 쏟아도 전부 의미가 있다고 생각돼.

만약 밤에 잘 때 엄마아빠가 곁에 있다면 아미야도 정말 기쁘지 않을까?

그래, 그래. 하아. 나도 알아, 싸울지도 모르겠지?

낮에 가구를 넘어뜨리고 밤에 편식한 일로 싸우거나 할 가능성도 있지.

켈시한테는 성질 부리지 마, 켈시도 일부로 그러는 건 아니니까. 그래 알아, 착하지.

그래, 뭐가 어찌됐든, 엄마아빠가 있으면 마음이 조금 더 안심되고 그러지.

어둠 속에서 엄마아빠는 마치 전등과도 같아.

구석에 있는 검은색 괴물이랑 창밖에서 침 흘리고 있는 야수도 전부 엄마아빠가 쫓아내니까.

더 그리워졌다고? 어, 나는......

괜찮아, 괜찮아. 아미야, 괜찮아. 내가 여기 있잖아.

괜찮아, 아미야. 엄마아빠도 분명 이렇게 생각했을 거야.

아무리 평소에 골치 아픈 일들이 많다고 해도 아기를 보고 있을 때면 부모들은 생각이 많아지거든. 

어떨 땐 이게 우리가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가 되기도 해.

왜냐하면......생명은 우리가 죽고 나서도 계속 이어지니까. 다른 게 아니야, 누군가가 살아가기 때문이야. 이게 우리가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이유야. 

난 아이가 부모를 잃게 두고 싶지 않아, 또 부모가 아이를 잃게 두고 싶지도 않고.

이 대지에선 타인의 생명을 함부로 빼앗아가는 일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어. 

우리가 사랑하1는 사람들과 우릴 계속 걸어나가게 하는 사람들을 앗아가는 일들이 언제나 일어나고 있어......

그런 일은 심지어 가족 간에 벌어지기도 해. 단지 어떤 말 때문에, 또는 어떤 생각 때문에......그들 사이가 증오로 가득해버리기도 하지.

다쳐서 흘린 피로는 논밭에 물을 댈 수 없어, 일년 또 일년 쌓인 아픔으로는 달콤한 과실을 만들어 낼 수 없지.

아미야, 우린 정말 약해. 우리의 눈물이 흙으로 흘러 들어가더라도 씨앗은 그곳에서 싹을 틔우지 않아.

그래서 내겐 정말 멀고도 먼 꿈이 있어.

난 이 대지의 주민들이 더 이상 이별과 잃는 아픔만을 위해 울지 않았으면 좋겠어, 난 우리의 밤하늘을 슬픔과 공허로 가득 채우고 싶지 않아.

그래서 난 생각해, 어쩌면 어느 날......이 대지에 있는 모두가 평온하게 꿈을 꿀 수 있을 거라고.

응, 모두 함께 말이야. 우리도 그 중 하나야.

설령 그 미래가 오지 않더라도, 설령 이 대지가 어둠에 삼켜져도 똑같아.

아미야, 우리가 이곳에 살고 있는 건 어떤 답을 위해서가 아니야.

지금 로도스는 자신의 노선 위에서 웅웅대며 움직이고 있지. 모든 게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있어, 설령 우리가 종점에 닿지 못하더라도 말이야.


이제 자자, 잘 자.



===




W:  토끼, 아니......아미야!

W:  또 한번 내가 의장을 위해 뭐라도 할 수 있게 해줘! 아직 죽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뭐라도 하게 해줘!

W:  이번 한번만 날 도와줘!






아미야 수중에 있던 검은 장검이 점점 재가 되어 바람에 흩날린다.



아미야:  알겠습니다. W. 이번엔 당신을 믿겠습니다.

아미야:  ......이 대지가 평온하게 잠에 들 수 있도록.

아미야:  당신을 믿겠습니다, W.



카우투스 여자 아이는 한 상자를 살카즈의 손에 넘긴다.



W:  ......고마워.

W:  늙은이, 죽기 전에 네가 바랬던 게 뭔지 나도 알아, 내가 지금 당장 이 빌어먹을 도시를 멈......

W:  ......? 암호라니?

W:  잠깐, 이 열쇠......뭐야? 이 열쇠 전혀......



시스템 메세지:  (우르수스어)경고, 권한이 부족합니다. 본 비밀 열쇠는 가동 시에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W:  권한 부족은 무슨 개소리야?


아미야:  ......무슨 소리에요?


W:  들어봐, 이거 열쇠는 열쇠인데......근데......쓸모가 없어.

W:  이 열쇠의 권한이 부족하대, 시장도 권한이 없는 거라면 대체 누가 멈출 수 있다는 거야?!


아미야:  그러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모두가......속았다는 소리에요......?

아미야:  하지만 이동 도시라면 분명 긴급 제동 열쇠가 있을 거예요!

아미야:  열쇠......열쇠가 타버린 게 아니고서야......타버......


W:  ......아니. 아니야! 미샤......?!


아미야:  그......그런......



탈룰라:  아직이다.

탈룰라:  열쇠는 내게 있다.


아미야:  아!


W:  너 이 용녀가 ......

W:  아. 하, 대체 뭐하자는 거야?

W:  언제까지 네 그 사악한 계획을 계속할——


탈룰라:  받아라.



W:  흣챠, 잡았다.

W:  진정한 너......꽤나 시원시원하네, 네가 조금 맘에 들기 시작한 것 같아.


탈룰라:  말만 번지르르한 살카즈가......

탈룰라:  그걸 그대로 제어판 위에 놓아라, 그 다음 어떻게 해야할지는 너도 알고 있겠지.


W:  암호라면 나도 알아.

W:  아미야, 꽉 잡아, 나도 이게 어떻게 멈추는 건지 잘 모르니까!

W:  뭐였더라......음,(우르수스어)모든 인민들을 배부르게 하기 위해.


탈룰라:  그래......그게 암호다.


:  이 열쇠는 어디서 난 거지?


탈룰라:  하......이 열쇠는 원래부터 제어실의 벽에 걸려있었다. 암호만 안다면 누구나 쓸 수 있지.

탈룰라:  단지 그 누구도......이런 황당한 전개와 잔혹한 사기극을 예상하지 못했을 뿐이야.

탈룰라:  유격대를 다른 곳으로 보내기 위해, 근위국을 속이기 위해, 이 비밀 열쇠들은......그들을 속이기 위한 내 거짓말이었다.

탈룰라:  난 그들이 대형 이동 도시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을 이용했지, 본 브레이커와 패트리어트의 신뢰를 이용했던 거야, 그건......그들이 내게 준 마지막 신뢰였는데.


탈룰라: (우르수스어)모든 인민들을 배부르게 하기 위해.



__



5:42 p.m. 


철덩어리가 요란스럽게 울리더니 파멸로 향해가는 발걸음이 점차 느려졌다. 

결국 체르노보그는 용문의 함포 사정 거리 밖에서 정지하였다.




W: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렇게 위험하진 않았네. 우리가 이 녀석을 멈출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이지만.

W:  휴우.

W:  ......용녀, 너 용케 그 열쇠를 없애지 않았네.


탈룰라:  ......


W:  어이, 갑자기 벙어리인 척 하는 거야?


:  ——그녀가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코셰이는 분명 별별 방법으로 그녀를 유도하려고 했겠지, 열쇠를 없애도록 말이야,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할 수 없었어.

:  왜냐하면......정말 어떻게 해도 지워지지 않는, 아츠로도 흔들 수 없는 양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  어쩌면 그녀는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걸지도 몰라.

:  아무리 자신이 한순간의 잘못된 생각으로 모든 이들을 없애버리려 했다고 하지만, 완전히 그 길을 끊어버렸던 건 아니야.

:  적어도 감염자들이 발버둥치며 살아나갈 수 있는 길 말이야.

:  ......일어서.


탈룰라:  ......


:  이러지 마. 넌 이미 충분히 날 실망시켰어. 일어서, 탈룰라!







:  일어서, 탈룰라!

:  네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건 뭐야? 네가 네 입으로 말했었잖아, 그게 진심이든 가짜든 상관없어, 그게 자신이 말했든 다른 사람의 입을 빌려서 말했든 상관없이 넌 알고 있잖아.

:  네 적은 이 썩은 대지라고 했었잖아. 넌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 탈룰라?

:  아니, 네가 나보다 더 잘 알겠지......!

:  감염자를 위해, 아니, 감염자와 일반인 사이의 장벽을 깨기 위해, 그 추한 살인과 독한 노역들을 없애기 위해.

:  감염자들과 함께 몇 년 동안이나 싸워왔던 너라면 당연 나보다 더 잘 알겠지......!

:  너도 알 거야, 네가 이 대지를 상대로 승산이 전혀 없다는 걸.

:  넌 정말 조금의 승산도 없어......그들은 널 쓰러뜨리고, 모독하고, 익사시키고, 증오하고, 속일 거야!

:  네가 일어서려고 하면 그들은 널 가장 더러운 곳으로 끌어넣겠지, 그리고 널 가장 더러운 수법으로 상대할 거야!

:  넌 실수 하나만 하면 넘어질 거고, 네 적은 끝이 없겠지.

:  네가 앞으로 나서 그들과 싸운다면, 네 목숨을 바쳐도 적들은 죽지 않을 거야.

:  너에겐 단 하나의 결말만이 있어, 단 한발짝만 잘못 내딛어도 넌 넘어지고 무너지게 될 거야!

:  네가 한발짝만 잘못 내딛어도 그 한발짝은 그들이 널 해치는 이유가 될 거야......널 해칠 정당한 명분이 되는 거지.

:  그들은 마치 피냄새를 맡은 야수들처럼 덮쳐올 거야, 그들이 네 살을 뜯고, 네 혀와 눈알을 뽑고, 큰 소리로 널 모욕하겠지.

: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살면서 실수를 안 해? 그러니 넌 분명 쓰러지게 될 거야. 넌 땅에 쓰러지게 될 거라고.

:  ......하지만 넌 그럴 수 없어, 네가 나보다 더 잘 알 거야,......!

:  그들 모두가 너만 바라보고 있더라도 말이야! 아무리 그들이 네 몸에 있는 모든 약점들을 조준하고 있다해도, 아무리 그들이 네 가죽을 벗기고 싶어한다고 해도 말이야.

:  아무리 그들이 네 모든 걸 내걸고 비웃고 증오한다고 해도, 널 쓰레기이자 욕망 덩어리 망나니라며 경멸해도......

:  넌 쓰러질 수 없어.

:  ......우린 각자의 도시에서 각자가 모르는 모습으로 자랐지. 지나간 나날들은 돌아오지 않아.

:  우리에겐 각자의 일이 생겼어.

:  하지만 지금 난 이뤄내지 못했어......너도 이뤄내지 못했지.

:  분명 가야 할 길은 한참 남았어.

:  왜냐하면 우리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거든. 그 일에 끝이 없다고 해도 말이야.

:  네가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거야.

:  탈룰라, 네가 가야 할 길도 마찬가지로 한참 남았어.



W:  우와, 대단해.


아미야:  (W를 째려본다)


W:  응? 어? 아무 것도 아니야......




경관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전사가 일어섰기 때문이다. 천천히, 그녀는 일어섰다.







탈룰라:  ......

탈룰라:  언제부터 입이 그렇게 험하게 변했어?

탈룰라:  정말 알리나가 널 봤어야 했어.


:  드디어 입을 여는 구나.

:  ——그 전에 난 널 체포해야 해.


탈룰라:  날 심판하는 건 누구지?


:  아직은 없어. 우르수스와 용문......모두 널 심판할 자격이 없어. 


탈룰라:  난 아직 가족한테 보호를 받고 치욕 속에서 겨우겨우 연명해야 할 수준으로 떨어지진 않았어.


:  틀려, 탈룰라. 그건 이 대지에는 아직 공정하게 널 심판할 곳이 없기 때문이야.

:  지금까지도 공정하게 감염자를 심판할 곳은 없어.


탈룰라:  그게 네 꿈이야?

탈룰라:  ......그들이 누구고 어디서 왔든, 또 무슨 병에 걸렸든 상관없이 모두를 공정하게 심판할 수 있는 곳을 만드는 거야?


:  이건 꿈이 아니야. 내 일이지.


탈룰라:  ......

탈룰라:  오랜만이야.


:  오랜만이야, 언니.

:  아무래도 내가 언니를 구해낸 모양이네.


탈룰라:  하지만 나도 순순히 포기하진 않을 거야. 아무리......지금이라도.

탈룰라:  난 아직 죽을 수 없어.


:  너도......분명 만회할 수 있을 거야.


탈룰라:  난 그 무엇도 만회할 수 없어. 난 겨울 동안 수많은 이들의 모든 걸 부쉈어. 그 누구도 만회할 자격같은 건 없다고.

탈룰라:  단지 난 아직......죽을 수 없기 때문이야.

탈룰라:  난 죽을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끝이야. 내가 죽으면 그 사람들의 뜻대로 되는 거야, 내가 아직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을 죽이는 일이라고. 


:  계속 살아갈 거야?


탈룰라:  ——

탈룰라:  어쩌면 내게 그럴 자격은 없을지도 몰라.

탈룰라:  하지만 난 여기서 죽어선 안 돼, 난 이렇게 간단하게 죽어선 안 된다고. 

탈룰라:  ——이 대지를 다시 처음으로 되돌릴 순 없어. 일어난 일은 전부 일어난 거고, 일어나지 않은 일도 계속해서 일어나겠지.

탈룰라:  떨어지는 빗물은 땅을 적시고, 모든 죽은 것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

탈룰라:  ......난 살 거야. 그들을 위해 죽을 자격이 생길 때까지.




:  ......

:  어릴 때 우린 어떤 놀이를 한 적이 있지. 얼굴은 3점, 가슴은 5점, 허리는 2점.

:  나도 왜 웨이옌우가 우리한테 이런 걸 가르쳤는지 잘 모르겠어. 그래도 난 그거 꽤 쓸모 있는 것 같더라고.


탈룰라:  그건 내가 학교에서 다른 애들한테 맞아서 그랬던 거잖아.


:  넌 베아트릭스를 지키기 위해 맞았던 거였잖아, 엄청 심하게 맞았었지.


탈룰라:  하지만 그건 네가 때린 게 아니었잖아.


:  지금의 나라면 금방 널 이길 수 있어.


탈룰라:  ......해보시던가. 넌 확실히 강해졌어.


:  검은 내려놔, 그거 들고 있으니 솔직히 조금 웃기거든.


탈룰라:  그럼 둘 다 맨손인 걸로 하자. 말나온 김에 얘기하는 건데, 적소에는 협객에 대한 네 로망이라도 담겨져 있는 거야?

탈룰라:  “미식미주미경(美食美酒美景), 미인미선미담(美人美善美談)”, 무슨 옛날 소설보고 그런 로망이라도 갖게 된 거야?


:  어이! 그만해......!


탈룰라:   아직도 그런 거 보는 건 아니지?


:  ......그런 말 못하게 실컷 때려주지.


탈룰라:  흥.

탈룰라:  그래도, 고마워.


:  감사라면 저 아이에게 해.

:  네가 정말 감사해야 할 건 저 용감한 토끼야, 그리고 그녀와 함께 싸우는 다른 감염자들이지.

:  그녀야말로 양심을 갖고 한발한발 네 용암과 화염 위를 걸어 여기까지 온 사람이야.

:  이 아미야라는 아이야말로 진정 널 구한 사람이라고.


탈룰라:  그 전에......우리 둘 사이의 일부터 끝내볼까.

탈룰라:  이젠 별로 안 남았으니까.


:  아니, 탈룰라. 미래는 아직 길어.



__



아미야:  아, 저분들......


W:  괜찮아, 토끼. 누구나 부숴야 할 과거라는 게 있는 법이니까.


아미야:  W 씨, 전......왜 당신이 핵심 도시를 멈추는 제동 암호를 알고 계셨었는지 알고 싶어요.


W:  누구나 비밀 루트 정도는 있는 법이잖아? 그 답이라면 대답하고 싶지 않아. 넌 날 죽일 거지?

W:  하지만 네가 방금 날 믿어줬던 걸 봐서 알려줄게......네가 듣고 화를 내지 않는다면.


아미야:  미샤군요.


W:  아니, 알렉스야, 본브레이커. 응.

W:  그 녀석의 아버지가 죽기 전에 그 녀석한테 말해줬대. 아버지도 바보는 아니었거든. 리유니온이 뭘 하려고 했는지 대충 알고 있었대.

W:  하지만 그 사람에겐 그걸 막을 능력이 없었지, 마치 우르수스가 그의 동료를 죽인 걸 막지 못하고, 자신의 아들딸이 죽는 걸 막지 못한 것처럼 말이야, 하아.

W:  단지 그땐 우리 모두 몰랐었을 뿐이지, 나도 방금 알았고......코셰이 그 늙은이가 우리 모두를 속였었을 줄이야.

W:  나, 패트리어트 늙은이, 프로스트노바, 파우스트, 메피스토, 본브레이커, 크라운 슬레이어, 전부 속았어.

W:  사실 미샤는 죽을 필요가 없었어.

W:  처음에 난 체르노보그를 움직이게 못하도록 미샤를 괴롭혔었거든, 그런데 나중에는 도시를 멈출 수 없게 되니까 미샤를 죽게 만든 걸 후회했지.

W:  그때 난 내 멍청함이 모두를 죽게 만들겠구나 했는데, 다행히 그 용녀도 양심은 있었네.

W:  이건 내 잘못이야. 그래, 난 용서같은 걸 구할 생각은 없어.

W:  그때의 난 정말 내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거든. 만약 세상 모든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행동했다면 이 대지는 진작 망했을 걸.


아미야:  하지만 미샤는 이미 죽었어요. 우린 영원히 이 잘못을 만회하지 못할 거예요.

아미야:  W, 이 모든 일들은 앞으로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전 당신이 다시는 그러지 못하도록 할 거예요.

아미야:  당신은 제게 약속해 주시거나, 로도스에 갇히게 되거나 둘 중 하나에요.

아미야:  아무리 당신이 수많은 사람들을 구하려고 했다 하더라도......한 명이라도 사람은 사람이니까요.


W:  그래......

W:  후, 아무래도 탈룰라의 체력이 안 버텨주는 모양인데. 저런 아츠를 쓰면 분명 그녀 몸에 좋을 것 하나 없겠지.

W:  아. 쓰러졌다.

W:  어이, 토끼.


아미야:  네?


W:  내가 너한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나, 으음, 어떻게 말하지?

W:  토끼야, 응. 토끼, 넌 조금 그녀를 닮은 것 같아. 


아미야:  ......네?



W:  안녕, 아미야.

W:  네가 나같은 사람을 다시는 만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랄게. 하하, 다시는 보지 말자고, 로도스의 토끼.


아미야:  아, W!



__






방패병:  멈췄다......체르노보그가 멈췄어!

방패병:  잘했다! 잘했다 로도스!


로도스 가드 오퍼레이터?:  적들이 후퇴한다......? 적군이 혼란에 빠졌다!


환영 쇠뇌수:  쫓아갈까?


로도스 가드 오퍼레이터?:  저 녀석들 사방으로 도망치고 있어——

로도스 가드 오퍼레이터?:  !

로도스 가드 오퍼레이터?:  저 녀석들도 느낀 거야, 자신들이 버려졌다는 걸!


방패병:  우리가 이겼다!


로즈마리:  우리가......우리가 해냈어!


방패병:  하하하하!! 우리 감염자가 힘을 합치면 이 정도라고! 모두 너희들 덕분이다! 로도스!







로즈마리:  아......!


방패병:  만세! 고양아! 너 정말 대단하구나! 우리가 해냈어!!

방패병:  만세!! 로도스의 필라인 만세!!


로즈마리:  아......하하......하하......




Ace, Scout, 아무래도 내가 해낸 모양이야.

나도 깨달은 것 같아. 내겐 가족들 뿐만이 아니라는 걸.

이 대지에는......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어. 그리고......상냥한 사람들도 많이 있어.

따스해. 정말로 따스해.

따스한 일들을......어쩌면 나도 잊지 않을 것 같아. 잊어서는 안 돼.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난......기억하기 위해 노력할 거야.




__



Decision(1) : 드디어 다왔다!



켈시:  때맞춰 잘 왔군. 아미야가 해냈어. 그건 그렇고......



아미야:  아, 박사님!

아미야:  다시 만나게 되서......정말 다행......



켈시:  이런!



Decision(1) : 아미야!!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hypergryph&no=550424&exception_mode=recommend&search_head=20&page=1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hypergryph&no=551249&exception_mode=recommend&search_head=20&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