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굴 업자들중에 망하는 사람은 망하고 잘 되는 사람은 잘 되는 이유가 있는거고 망하는 사람도 폐가망신은 안당하겠더라. 



일단 친구는 개미친새끼다. 주식시장을 어슬렁어슬렁대다가 갑자기 


“(주)야스”


 이런거 보고 “오 이름 괜찮은데 넣어볼까?(실제로 한 행동)” ㅇㅈㄹ하는 정병이라 30만원으로 용돈이나 벌자고 했다가 상폐된 주식이 없는데도 사실상 잔금이 0원에 수렴하는 귀재이다. 또한 고점이라고 생각해 팔면 그 즉시 고점에서 2배 상한가를 찍는 떡상 경보기이기도 하다. 


다만 가상화페는 좀 다르다. 채굴까지 해서 총 한 달 간 40정도 벌었다고 한다. 와중에도 주식시절 습관을 못버려서 개잡코인 탑승할 때도 있는데 이번에는 정말 좆되는걸 본능적으로 깨달았는지 다행이도 대체로 이더리움만 탑승중이다. 



어쨌든 이 친구가 나한테 가져온 사업계획서는 다음과 같다.(사실 기억 의존이라 조금 다를 수 있다.)



RTX 3060 TI 6way 채굴기: 9,000,000₩/대


채굴기 4대 구입=> 현재 투자비용 36,000,000₩


2년 무상 A/S


24개월 할부 시 36,000,000/24월 = 1,500,000₩/월


이더리움 대상으로 한 기당 대략적으로 한 달에 1,000,000₩ 정도의 수익이 나오는 정도의 효율이 나온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수익이란 전기세나 정비같은 비용을 빼고 말하는 것. 이건 내가 가상화폐 채굴에 대해 아는게 많이 없어서 실제로 그런지까지는 모르겠다. 


총 4대를 샀으니 월 수익은 4,000,000₩


여기서 알바를 풀타임으로 뛰면 할부금을 갚을 수 있을테니 저 4,000,000₩은 그대로 ‘순’수익이 되는 것. 


여기서 매직이 시작됨


여기서 저 모든걸 2배 헤보자. 


초기비용 채굴기 8대: 72,000,000₩/24월 = 3,000,000₩/월


수익 1,000,000₩*8 = 8,000,000₩


순수익 8,000,000₩ - 3,000,000₩ = 5,000,000₩


단지 모든것을 2배 했을 뿐인데 노동도 없이 순수익이 늘었다. 여기 노동까지 한다면 +1,500,000을 하면 되겠다. 내가 여기까지 설명 들었을때 아차 싶었다. 



아차 싶었던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는 채굴공장이 왜 생겨나고 왜 커지고 왜 부자가 되는가였다. 고작 규모를 늘릴 뿐인데 효율이 늘어나는 돈복사 버그가 여기에 있었다. 모두가 가상화폐를 하면 망한다고 했지만 사실 조건적으로 봤을때는 오히려 이득이었다.


사실 비트코인을 해서 망하는 경우는 비트코인에 ‘투자’를 해서 그렇다. 자신이 노동을 해서 번 실물 재산을 갖다 바치니 당연히 등락에 따라 망할 수 밖에. 그러나 이걸 만들어내는 기계를 사면 사실상 돈 만드는 기계나 다름이 없었던 것이다. 어차피 둘 다 돈 박은건 똑같은데 한쪽은 산 만큼만 유지라면 한쪽은 점점 늘어나는 것이니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두 번째 아차가 찾아왔다. 이더리움이 당연히 안정적인 코인이긴 하다만 어쨌든 등락이 있다. 채굴기의 수율도 영원하지 않다. 채굴기라는 것 자체가 코어를 갉아서 돈으로 만드는 것이 간단한 원리라고 할 수 있다. 마치 게임에 있는 스테미나나 마나 같은건데 이 경우에는 비가역적인 것이다. 그리고 그 외에도 변수가 너무 많다.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나와 내 친구가 고3이라는 것 정도가 되겠다.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