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 레온은 되도록 평화롭게 해결할수있도록 당부하였다.


레온의 기사도에 감복해 레온을 따르던 발드역시 기사도정신에 어긋나는 폭력을 쓰기는 싫었기에 그렇게 하겠다며 출동하였다.


평화롭고 한가한 마을이라 민가를 지날때마다 촌민들이 두려워하는게 보여 서둘러 길을 향했고 이윽고 목표의 집이 보였다.


곧 발드는 당황할수밖에 없었다.


성녀라고 하는 존재가 살기에는 너무도 허름한 집이었기 때문이다.


'성녀라고 하는데 취급이 너무하군..'


라고 생각하며 문을 두들겼다.


퉁 퉁!


...


퉁 퉁 퉁!


....


아차, 설마 부재중인것인가..! 발드는 낭패감을 느꼈다. 직전에 단장인 레온에게 호언장담하고서 뛰쳐나갔으니, 빈손으로 돌아갈수는 도저히 없었다.


그러나 그 순간 집 안쪽에서 조그맣지만 인기척이 들렸다.

항시 전장에서 활동하는 청룡기사단원들의 예민한 감각이 아니었다면 못들었으리라.


발드는 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어 바로 집안으로 진입키로 했다.


덜컹 덜컹 파삭!


낡은문은 몇번 힘주어 흔든것만으로도 부서져버렸다.


집 내부는 사람이 살긴 사는건지 심각하게 어질러져있었고 쓰레기가 곳곳에 뒹굴어 발디딜틈도 없었다.


허나 리아나가 어디에 있는지는 짐작할 수 있었다.


방문 한곳 가는 길만이 지나갈만하게 잡동사니들이 치워져있어서였다.


의외로 일이 수월하게 진행되어 그대로 방으로 직행하던 찰나, 방 안에서 여인의 교성이 들려왔다.


무언가 잘못 되었다.


방으로 즉시 진입했고, 발드는 펼쳐진 풍경에 경악하였다.


"으히히, 성녀님 오늘도 기분좋다구! 촌민의 씨앗이라도 다 받아주시니 성녀님 보살핌에 오늘도 감사한다구!"


"네, 성녀는 다음 세대를 위해서 계속 아이를 낳는 것만이 일이라는 촌장님의 가르침이니까요"


라는 말도안돼는 대화가 오고갔고, 남자 다섯이 아마 리아나로 추정되는 여인 둘러싸고선 그 작은 몸을 탐하고 있었다.


발드는 곧바로 사태파악이 되었다.


"이런.. 개자식들!!!"


분노가 끓어넘쳤다. 이들은 인간이 아니다. 이들은 마족들보다 추악한 괴물들이었다. 성녀를 세뇌해서 씨받이용 노리개로 삼은것이다.


발드는 리아나를 보호하고 촌장이라는 남자를 포함한 넷을 모두 베어버렸다. 파란머리를 한 젊은놈은 도망갔으나 일단 급한건 리아나의 상태였다.


리아나는 놀라서 다리가 풀려 주저앉았다.


".....네가 리아나로군."


리아나는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보며 말했다.


"왜, 왜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시는거지요?"


발드는 입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세뇌당한 성녀가 느끼기에는 그 추악한 괴물들이 선량한 시민이었던 것이다.


"설명은 나중에 하도록하지, 이걸 입고 날 따라오면 더이상 아무도 해치지않겠다 약조하마.."


리아나는 굳은표정이었으나 곧이어 그리하겠다고 하였다.


노리개로 써진 자신보다도 추악한 마을사람들을 보호하려는 성녀 그 자체인 리아나의 말에 발드는 더욱 슬픈 심정이 들었다.


레온의 진영으로 가는 길에서 마을 사람 몇 명을 마주쳤으나 다들 리아나를 보아도 군인들을 보고서 겁을먹고 다가오지 않았다.


그러나 진영가까이 다다랐을때 대낮부터 술에절은 거지가 리아나를 보고선 이죽거리며 말했다.


"오호, 성녀니임 크큭. 지금 나 급한데 한 번 가능한가잉? 키키킥."


"비켜라!!!!"


발드는 겨우 돌아온 평정심에 불이 다시 붙었고 그자를 바로 베어 죽여버렸다.


"어째서! 약속하셨잖아요!"

원망스럽게 쳐다보며 말하는 리아나를 보고


"이런 바보같은! 당신은 속고 있었어! 이 마을사람들은 당신을 그저 노리개삼은것이라고! 그리고..!!"

"거기 멈춰라! 악당놈들! 대낮부터 사람을 납치해가다니!"


말을 끊은자는 붉은 머리를 하고있는 검사였다.


그 옆에는 아까 도망친 파란머리의 주민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