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옛날 부터 모든 겜을 어느정도 겜 잘하는 겜부심에 취해있던 사람임


당시에 롤 배그 같이 했었음


롤은 내가 다이아 상위권 실력이라 실버 실력 여친 데리고 캐리해줄 수 있어서 이기는데 지장은 없었고 그냥 못하는데 막 롤하려는거 귀엽고 그랬음ㅋㅋ


 무엇보다 내가 탑 모스트라 탑으로 가도 캐리만 잘 해주면 자기는 미드나 바텀가서 조용히 버스 타고 나 잘한다고 좋아해주고, 가끔 내가 서폿 쓰레쉬 같은거 들고 가서 바텀 듀오 한 번씩 해주기만 하면 나의 자유를 보장해줘서 ㄱㅊ았단 느낌?




그런데 배그는 ㅅㅂ 좀 힘들더라


일단 나는 총겜에서 총을 잘 쏘질 못함. 아무리 해도 안늘더라 ㅋㅋ 


본인 오버워치도 시즌1 70점 언저리, 그 뒤 시즌엔 3500점 이상 찍을 만큼 후달리는 에임을 게임 지식이랑 한타 이니시각, 궁활용 등으로 커버하던 사람이었는데 (윈스턴, 자리야 했음)

 배그 이 겜은 옵치 처럼 스킬 활용 같은게 없다 보니 그냥 샷의 비중이 너무 컸던 것 같음


걔도 옵치도 하고 그랬는데 허접이라 맨날 메르시만 하고 그랬었는데... 아무튼


암튼 걔가 첨엔 존나 총도 못쏘고, 겜에 대한 개념도 없어서 친구들이랑 스쿼드 할 때 못해도 그냥 재밌다고 쫄쫄 쫓아다녀서 3명의 사람 옆에 있는 말티즈 마냥 귀여운 그런 포지션이었는데


얘가 겜 좀 하다 보니 나보다 점점 총을 잘 쏘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나보다 잘해짐ㅋㅋ

겜생에서 처음으로 여친이 나와 비슷하거나 내 이상의 실력을 내서 나한테 게임으로 훈수를 둘 수 있는 자리에 서버린 거지. 17년도에 배그가 정말 메가히트작이었고, 그 당시 배그를 정말 많이 했었으니 불편한 자리에 들어가버린 것임ㅋㅋ


아무튼 게임 머리가 커버린 여친이 나한테 훈수(게임 피드백)를 둘 때 정말 막 화가 났었음

(한남충 마인드로 보일 수도 있지만, 현생에선 나름 스윗한남이었고, 서로 유기적인 피드백을 하는 아주 건설적인 관계였다고 생각함. 헤어진 이유도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 ㅠㅠ)

 

아 참고로 다른 겜 할 때 훈수도 안뒀음. 겜순이 겜돌이었기에 고수가 하수에게 피드백을 해줘도 하수 입장에서 들을 준비가 안되면 그냥 감정소모만 되는 훈수에 지나지 않는 단 걸 서로 알고 있었기에 

겜생에선 그런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했다. 


피드백과 현실 반응의 예시를 들자면

"자기야 아까 꿀집에선 대각을 째주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라는 식의 피드백을 해주면 

"어...그치 미안 담부턴 그렇게 할게 ㅎㅎ" 라고 말은 하지만 속으로는 개빡치는 것임


'나보다 겜 못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뇌리에 박혀 있어서 그랬나 ㅋㅋㅋㅋ

 

'니가 뭔데 겜으로 나한테 훈수를 두냐? 나도 머릿속으론 아는데 총을 못쏴서 못하는거다.'라는 식의 말을 결국 나중에 하며 서로 겜훈수 안두는 행복한 상황이 되었지만 배그는 결국 내가 못해서 흥미가 떨어져 자연스레 접고 다시 롤이나 하게 되며 행복한 인생을 살았었다.


그래서 배그 한 날엔 걔 자취방에서 좀 더 크게 혼내주고 그랬었는데 ㅎㅎ...


그게 벌써 4년전이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