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그 탐정부

 -함정



 2022년 9월 15일 오후 4시 30분, 405호.


"여기까지가 아까 있었던 일입니다."


 발가스가 베른하르트 교장 선생님 앞에 마주 앉아 보고를 마쳤다. 보고를 듣고 베른하르트가 말했다.


"그렇다면 범인은 아직 모른다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이후에 각 부서의 담당자인 토와 선생님과 수제트 선생님이 함께 유성부의 방을 찾아보았지만 무엇도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단 말이지."


 베른하르트는 얼굴을 찌푸렸다. 


"오메가 학생과 다른 유성부 학생들은 별 말이 없나?"

"그렇습니다. 여전히 자신들은 훔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담당자인 수제트 선생님도 자신의 학생들이 의심을 받고있는 이 상황을 불쾌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알테뮬러 학생과 전략부 학생들은?"

"지금 전략부 학생들은 토와 선생님의 지휘하에 리그리아 왕관을 찾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별다른 수확은 없는 거 같습니다.." 

"경찰 측에선 뭐라고 하던가?"

"경찰의 말에 따르면 란스 학생의 증언에는 허점이 많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란스가 보았다는 그 사람이 리그리아 왕관을 훔쳤는 지 여부조차도 알 수 없었으니까요. 지금 이 호텔 전체가 서밋 아레나 참가자들과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들 때문에 외부인이 많은 것도 조사에 어려움을 주는 모양입니다."


 베른하르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런 베른하르트를 보며 발가스가 다시 말을 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교장 선생님. 서밋 아레나가 벌써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토와 선생님의 말을 들어보니 알테뮬러의 왕관은 그 팀의 핵심 전력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토와 선생님도 보통 수완가가 아니니 다른 전략을 바로 세우긴 하겠지만 전력에 차질이 생길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사건이 벌어진 지 몇시간도 지나지 않았으니 좀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하되, 다른 반도 서밋 아레나 준비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발가스 선생님이 신경써주도록."

"알겠습니다. 교장 선생님."


 그렇게 말하며 발가스 선생은 베른하르트 교장 선생님 앞에서 물러났다.




 2022년 9월 15일 오후 10시 30분, 120호. 유성부의 방.


"젠장, 이게 뭐냐고."


 오메가가 투덜거렸다.


"어쩔 수 없지.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


 시그마가 오메가를 보며 대답했다.


"아무리 경찰이라도 하루종일 이렇게 붙잡아 두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연습하기도 바쁜 시간에 이게 대체 뭐하는 거야?"

"지금까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받았으니 별 일 없을 거야. 우리가 범인이라는 증거가 없는 이상, 경찰도 어쩔 수 없겠지. 우린 내일부터 신경쓰지 않고 다시 연습하면 되는거야."

"그건 그렇고 란스가 말한, 유성부 완장을 차고 방을 나왔다는 녀석은 누굴까?"


 두 사람의 대화에 디하르트가 끼어들었다.


"그 시간에 우리 넷은 식당에 있던 게 확실해. 그건 진짜 범인이 우리를 끌어들이기 위한 함정이었을 가능성이 높아."


 시그마가 차분하게 대답했다.


"잡히기만 해봐라. 아주 박살을 내주지."


 오메가가 으르렁 거렸다. 그때였다. 창문 옆에 서있던 실버울프가 디하르트를 보며 다급히 외쳤다.


"모두들, 저기 봐!"


 모두의 시선이 창문 밖을 향했다. 창문 밖에는 두건을 쓴 사람의 형체가 지나가고 있었다. 


"저 사람?"


 디하르트가 말했다.


"저 사람 팔을 봐."


 실버울프가 다시 말했다.


"저건! 우리 유성부 완장이잖아!"


 디하르트가 소리쳤다. 


"모두 기다려!"


 시그마가 외쳤지만 오메가는 이미 창문을 넘어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저놈을 잡아서 우리의 무죄를 증명해주겠어."


 그렇게 말하며 디하르트와 실버울프도 오메가를 따라나갔다. 시그마도 한숨을 쉬며 두 사람의 뒤를 쫓았다. 


 앞서나간 오메가는 바로 그 두건을 쓴 사람을 따라잡았다. 그 사람은 오메가가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도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오메가를 놀리듯 제자리에서 서있었다.


"냉혈"


 화가 난 오메가는 속도를 올렸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 사람은 오메가가 전력을 다 한 공격을 쉽게 피해버렸다.


"이녀석! 해보자 이거냐!"


 화가 난 오메가의 뒤로 디하르트와 실버울프의 모습이 보였다. 그러자 여유롭게 서있던 그 사람의 등뒤에서 날개가 솟아 올랐다. 세 사람이 놀라움에 잠깐 멈칫한 사이, 날개를 가진 그 형체는 유유히 날아올라 세 사람이 머물고 있던 호텔을 넘어가 버렸다. 


"뭐..뭐지? 저녀석."


 오메가가 놀라며 말했다. 바로 그때였다. 그들을 향해 어둠의 낫이 날아왔다. 깜짝 놀라며 피한 오메가의 앞에는 라나와 공주연맹 학생들이 뛰어오고 있었다.


"미쳤어? 어디다가 어둠의 낫을 날리는 거야?"


 라나는 어이가 없다는 듯 다시 썬더를 장전하며 대답했다.


"범인들이 이렇게 당당해도 되는걸까?"

"뭐라고?"

"저걸 봐, 얘들아."


 라나는 그렇게 말하며 오메가가 쫓던 형체가 서있던 곳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나암의 머리 장식인 발키리 샛별이 떨어져 있었다. 


"아니, 이건 말이야."


 오메가가 무엇인가 말하려 했지만 라나는 이미 듣고있지 않았다.


"변명은 필요없어."


 그렇게 말하며 공주연맹 학생들은 오메가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조금 떨어져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시그마가 말했다.


"완전히 당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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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https://arca.live/b/langrisser/60537663?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