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동물을 좋아한다 싫어한다로 분류하면 전자라고 생각하는데

비용적인면(사료, 병원비 등) 이나 정신적인면(질병, 죽음) 때문에 동물을 키우고싶다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2006년에 여동생이 나한테 상의없이 집에 태어난지 얼마 안된 말티즈를 데려왔었어

그전에도 초딩때 고모댁에서 개 데려왔을땐 내가 단식투쟁으로 돌려보냈었는데

자기가 잘 키운대서 그냥 그러려니 했지 사료값이랑 병원비 네가 다하라고


몇년동안은 돌보는 것 같았어 병원도 가주기도 하고

그런데 얼마 안가더라 원래 여동생이 공부랑 담도 쌓았고 노는걸 좋아해서 방치되는 날이 많았어

불쌍해서 내가 밥이랑 물은 챙겨줬지

그후로는 거의 나랑 어머니가 돌봐주게 됐어

산책도 내가 나간게 더 많으니까 말 다했지

병원도 초반에 몇번에 항문낭 염증때 1번, 복부에 혹 제거 1번 근 17년동안 동물병원 간 횟수가 5번은 된 거같아


그러다가 2019년에 여동생이 결혼해서 신혼집으로 가서 완전 떠넘겨다시피됐는데

2020년정도엔 치매도 오고 현재는 그냥 깨어있으면 실내 왔다갔다 반복에 구석있으면 머리박고 못빠져나오고

화장실 못가리고 밥도 입안에 넣어줘야 먹어

그러다 여동생이 올해초에 올해말에 자기가 데려간다고 해서 그때까지만 참고 있을랬는데

자기네 집에서 키울 여력이 안된다고 추석때 갑자기 안락사를 시키겠다고 하더라

나도 아무 의미없는 생명 연장보다는 안락사를 찬성하는편인데

밥같은거 먹일 때는 진짜 살려고 발버둥 치는게 보이거든 이걸 의미없다고 내가 판단해서 끝내는게 맞나싶고

일단은 보류하라고 하고 내가 더 본다고 하긴했는데 정답이 뭔지 모르겠다


내가 어릴 때 부모님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화풀이로 여동생에게 못되게 굴어서

나이먹은 후에는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데 이거때문에 요새 그러질 못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