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국지 하지 마라


금요일은 랑국지처럼 시간에 쫓기면서 한줌의 모래와도 같은 가치의 보상을 얻으려 날려도 되는 날이 아니다


금요일이란 따스한 노을과 함께 시작되는 여명에 어린 너와 너의 연인이


살냄새와 선선한 아침내음을 머금은 조금은 축축한 피부를 맡대며 


일과 후에 있을 둘 만의 아늑하고 찬란할 휴일을 기대하며


땅거미가 내려올 무렵까지 서로를 위하고 생각하는 날 이다



겨울 밤 자취방에 갈곳 없는 몸뚱이를 비벼가며


산다는 것의 공포를 뿌리치려 안달난 네 연인의 눈동자를


풋풋하게 피어오르는 연심으로 채워줄 수 있는 날 이다



돌아오지 않는 어린 날의 네가 


함께 세상을 거녔던 친구들과 함께 놀이터에 모여서 흙내음을 뭍히며


씩씩하게 가방을 흔들며 건강하셨던 부모님이 있는 집으로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채 내일을 기대하며 돌아갈 수 있었던 날 이다



창백한 방에 틀어박혀 삼각 김밥과 컵라면을 비롯한 불량식품을 먹고


어디 여단이 몇점인지, 한 번 잡을때 몇 퍼센트나 오르는지 계산하며


텅 빈 네 삶의 공간에서 네 욕망과 네 슬픔과 네 공허를 허비하지 말아라


자유 여단에 가입하고 집 밖으로 나가라


 사랑해라


휴일을 즐겨라


혼자여도 좋으니 행복한 일상을 보내라


전등 어스름한 골목길에서 잊혀진 네 순수를 위해 울어라


난 다음주 금요일에 연차를 내고 휴일을 반납해버린 널브러진 내 영혼이 가여워서 이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