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철원의 무더운 7월말


내가 있던 중대가 자대 훈련도 아닌 대항군으로 끌려가서 개같이 노예질을 하고 


상대 부대의 대대장 배려로 그쪽 부대 차량 타고 복귀를 하게됌. 


차타고 복귀한다고 물도 다 마시고 차타고 출발하기 직전


자대 대대장 레토나가 오더니 이게 무슨 짓이냐면서 소리를 버럭.


군인 정신이 빠졌다면서 군인은 행군으로 복귀를 해야한다며 전원 하차해서 부대까지 걸어오라고 지시.


포천에서 철원의 자대까지 약 30몇km를 걸어서 복귀함. 




2. 아직 무더운 철원의 9월초 


간만에 부대가 훈련도 없고, 주특기와 작업으로 한주를 보낸 일요일 오후.


나는 분대 막내 시절이라 밀린 분대의 빨래 및 장구류, 장비 정비를 하고있었고(분대 선임들 몫까지 같이) 


남들은 간만에 여가를 즐기고 있던 중


갑자기 실제상황이라면서 북한군 포대가 열렸다며 준비태세를 하게됌.


연병장에서 축구를 하던 사람들도, 헬스장에서 헬스를 하던 헬창들도, px에서 냉동까먹던 사람들도, 이발을 하던 사람들도 


전부 허겁지겁 돌아와서 준비태세를 하게됌. 


그렇게 상황 울리고나서 약 1시간 반 후 상황 해제라면서 전부 연병장으로 모였고


알고보니 부대로 들어왔던 대대장이 기강이 해이해진거같다며 준비태세를 걸어버린거였음.


그렇게 저녁시간때까지 대대장 시발 새끼한테 대대원들 기강이 해이해졌다며 개같이 갈굼을 받음.



3. 존나 추운 11월의 철원


자대의 신막사가 공사중이라 폐막사에서 거지처럼 살고있던 와중


순식간에 철원의 평균온도는 당연하다는듯이 영하를 찍고 있었고 


눈까지 내리는데, 폐막사에서는 쓸 기름이 없다며 난방조차 못하고 있던 상황...


당연히 그 추위에 찬물로 전신 샤워를 하는 사람은 극소수였고, 현역군인들이다보니 한 2,3일 샤워를 제대로 안하니 


바로 꼬질꼬질해지는게 티가 났음.


이를 본 대대장은 군인정신이 해이해졌다며, 위생을 제대로 관리안하냐며 노발대발 


그 날 대대원 전체가 강제로 냉수 샤워를 하게됐고, 그 날 막사 밖의 온도는 영하 12도, 막사 안의 온도는 영하2도였다.


사람이 초사이언인처럼 증기를 뿜을수있다는 사실을 이때 처음 알게됐다.


당연히 몸살 감기에 걸린 사람들이 다수 속출했으나, 이걸로 아프다고 의무대까지 간 사람은 몇명 없었음...


그나마 이 사건이 일어나고 2주 후에 신막사 공사가 얼추 완료되서 


1년동안 안쓴 기름을 겨울 내내 24시간 펑펑 써버려서 온수를 펑펑 쓸수있었다... ㅅㅂ...



4. 참고로 이 당시의 대대장은 학군단 출신이었는데... 


진급에 성공해서 자대에서의 대대장 임기를 마치고 다른 부대로 가버렸다.... ㅅㅂ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