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음식 대신 철바퀴같은 놈들이 떨어질때 기업과 정부는 입을 모아서 그렇게 이야기 했었다.



모든 것은 통제 하에 있다고 



모든게 괜찮아질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 말을 믿었냐고?



*쨍그랑-!



그럴리가



"다 털어버려!!"



수많은 무인 가게들이 털렸고 평범한 바이오로이드들이 관리하는 상점들도 그 뒤를 이었지 혼란은 점점 가중되어 가고 공포는 전염되어갔어



정상적인 국가라면 이런 사회혼란을 막기위해 경찰을 투입하고 배급제를 실시했겠지만...뭐 그 '정상'의 기준이 이 땅에서 사라진지는 시간이 좀 많이 흘렀지



아 물론 사회 혼란을 막기위해 기업들도 노력했어



*철컥



사회 혼란의 원인들을 제거했지



철바퀴들을 제거했냐고?



아니지



*타타타타탕!!!



""""""아아아아아악!!!!!!!!""""""



그랬으면 그 사람들이 사회 혼란을 일으키지 않았겠지



아스팔트의 틈사이에는 붉은 선혈이 마를 날이 없었고 거리에는 총을 든 바이오로이드들과 AGS들이 가득했지



그런데 앞에서 말했지? '정상'의 기준이 사라진지 좀 됐다고



통행금지를 선포해놓고 식량을 비롯한 생필품 배급을 안해줬어



그러니 사람들이 어떻게 되겠어? 서서히, 아주 서서히 죽어가는거야



*(잡음)현재...철충들은 패퇴하고 있습니다...우리의 용감한...



정보 통제를 위해서 통신도 끊어진 상황 그나마 정보라고 할만한 것은 그저 이곳은 안전하다라는 선전 방송 뿐



"...거리에 있는 시티 가드 수가 전보다 줄었어, 그리고 스틸라인 년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그리고 불길한 징조



그런 세상속에 갇혀서 그저 살아남기 위해서 한없이 버티기 시작한거지 



모두 각자의 나름대로 버텨 나가기 시작했어



"난 이곳을 빠져나갈거야, 남은 짐은 알아서들 쓰라고 어차피... 다시는 볼일 없을테니"



...물론 모두가 이곳에서 버틴 것은 아니야



대혼란은 멎어 들고 나름 '안정'을 되찾았지만 결코 이곳의 미래가 밝지 않다고 직감한 이들은 서둘러 이곳을 떠나기 시작했어



"...가능하다면 나중에 문자라도 할게"



물론 그들 또한 이곳을 떠나고 싶지는 않았겠지, 하지만 어쩌겠어? 바닥에 구멍난 선박에 그저 멍하니 앉아있고 싶지는 않았을 거 아니야



그러니 그 누구도 떠난이들을 탓하지 않았어



하지만 모두가 떠나려고 한거는 아니야



"내가 이곳에서 어떻게 버텨왔는데? 이걸...이걸 전부 다 버리고 떠날 수는 없어"



아까 내가 구멍난 선박이라고 했지?



구멍난 선박에 너의 전재산과 추억 그리고 가족이 있다면 너가 그렇게 쉽게 떠날 수 있을 것 같아?



절대 안될거야, 비록 구멍이 난 선박이라고 해도 그 이전 저 광할한 별빛 바다를 누비게 해주던 유람선 같은 존재였던 것을 그렇게 쉽게 버릴 수 있는 이는 없어



파도와 암초를 모두 뛰어넘으며 이곳까지 왔는데 그 모든거를 그리 쉽게 버리고 떠날 수는 없는거지



"방위성금을 내주십시요! 저 철충의 포화를 이길 힘을 모아주십시요!"



누군가는 자진해서 자신의 지갑을 열어 저 거대한 기업의 뒷주머니에 돈을 찔러줘 그들이 만든 방어선이 무너지지 않기를 기도했고



"현금 받습니다! 참치캔 말고 현금도 됩니다!"



어떤이는 이 세상이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는 믿음을 모두에게 전파하고자 손해를 감수하고도 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나섰어



"배식! 무료 배식! 맛있는 민트 초코 파이에요!"



모두가 힘든 시기에 자신의 창고를 털어서 한 그릇의 따듯한 음식으로 그들을 치유하려고 노력했던 선인들도 있었고



"...이 상황에 그림이야? 메리"



"세상이 망한 것도 아닌데, 뭐 어떤가요?"



그저 묵묵히...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자신의 일을 해나간 사람들 또한 있었지



핵심은 그들 모두가 최대한 아무일도 없다는 듯 행동했다는거야



왜 그랬겠어?



"그래요, 말씀하신 것처럼 세상이 망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거 아세요?



뭐든지 진짜로 일어나기 전까지는 모르는 법이에요."



구멍난 선박



그것이 이대로 침몰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저 이 구멍을 막고 다시금 떠오르기를 바라는 사람들 뿐이지



그래서 모두가 아무일 없다는 듯 행동하려고 노력하는거야



"...하지만 망한다면 이 모든게 무슨 의미가있겠어?"



물론 이런 노력들이 정말로 미래를 바꿀 수 있을지는 몰라



"군용 무전을 엿들었어... 이번달 24일, 연합군 전 병력과 철바퀴놈들이 결전을 벌일거야



...그때 이 세상의 운명이 결정되는거야"



그리고 그 결과가 다가오고 있어



"못 들었어? 전황은 우리가 불리해! 그날 연합군이 패배하면 철바퀴놈들이 이곳을 짖밟을거야! 너가 그린 그 모든 것들이 전부..."



"부질없어지겠죠"



어쩌면 모두 부질없었던 일이 될 수도 있겠지



하지만



"...하지만 마찬가지로 체념하고 포기하면 아무것도 남지 않겠죠"



적어도 절망하고 있기만 하는거에 비하면



"이렇게 그리고 덕분에 저렇게 웃고 떠들고 하면서 즐기면



적어도 아름다운 기억만큼은 남지 않겠어요?"



지금의 기억이 좋게 남을거 아니야?



결국 불길한 미래가 현실이 되고 이 모든 노력이 결과적으로 허사가 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기억이 불행한 기억으로 바뀌지는 않을거야



그러면 적어도 마지막 숨을 내쉬기 직전 인생의 주마등의 마지막 부분에 아름다운 한장의 사진을 남길 수 있을테니



"그러니 즐겨주세요, 어차피 이곳에서 세상의 마지막까지 함께하기로 맹세한 이상 다른 방법은 없지 않겠어요?"



이 시간의 끝이 무력하게 누워만 있어도 다가온다면



"...뭐 그렇지"



어쩌면 이 구멍난 선박의 마지막 항해의 끝을 함께할지도 모른다면



"...그러니"



어쩌면 이것이 정말로 마지막 시간이라면



"...펜 하나만 빌려줄레?"



아름답게 남겨보자



"여기있어요."



광활한 저 대양의 푸른빛을 돌파하고 



저 높이 솟은 태산의 봉우리를 넘어서 



저 무한한 별의 너머에서도 기억할만한 



아름다운 기억을



"언젠가 정말로 세상이 멸망하거든 그때 돌려주세요."



이것이 정말로 마지막 시간이 될지라도



어쩌면 그저 아무것도 아닌 일중 하나에 불과하게 될지라도



"...그래, 그러거든 꼭 돌려줄게"



함께 해보자



이 세상의 마지막까지…
















-----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
(Till Death Do Us Part.)

- 결혼식의 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