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관이 세레스티아를 범한지 일주일 되는 날이었다.

 

계기는 터무니 없었다.

지나가던 복도에서 살결이 스쳤고, 세레스티아는 가볍게 사령관을 향해 웃어 보였다.

그게 끝이었다.

단순한 인사처럼 보여준 미소였지만 사령관의 뇌리에 박힌 그녀의 모습은 지나치리만큼 고혹적이었다. 천조각이라고 밖에 부르지 못할 옷으로 가려낸 몸매엔 살갗의 면적이 지나친데, 뽀얗게 빛나는 살색이 시선을 앗아갔다. 언발란스할 정도로 윤곽이 또렷한 몸매는 한아름에 안으면 어떨까 이상한 망상을 불러왔고, 이상하게 꿈틀거리는 것이 사령관의 가슴속에서 쉬이 빠지지 않았다. 결국 충동처럼 대책없이 세레스티아를 방으로 불러냈다. 

그때까진 그녀의 태도는 평소 같았다. 약간의 기대감과, 만연한 여유, 싱긋 웃으며 앉은 의자엔 엉덩이 살이 삐져 나왔고, 사령관의 눈에 또렷하게 새겨졌다. 가벼운 몸짓에서 찰랑거리는 커다란 유방은 옷깃 틈으로 살포시 분홍빛의 유륜색을 드러낸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려해도, 사령관의 뇌리는 풍만하지만 가녀린 모순적인 그녀의 몸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충동은 이어졌다. 다가가는 사령관을 향해 살짝 고개를 갸웃하는 세레스티아였고, 한 걸음 더 다가가자 살짝 팔을 들어올려 안아줄 준비를 했다.

곧장 다가오는 게 무엇인지 예상하지 못해 자그마한 입술이 열리고, 입맞춤이란 귀여운 말론 표현할 수 없는 추잡스런 키스가 그녀에게 직격했다.

눈이 동그래졌다. 사령관은 놓치지 않고 그녀의 반응을 살핀다. 아무런 예고도, 다른 것도 없었다.

투박한 손은 탐스럽던 유방 위에 오르고, 강하게 움켜쥐며 이내 떨려오는 허리춤을 구속했다.

그 뒤로도 세레스티아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사령관의 투박한 유린인데도,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겨우 정신을 차렸을 땐, 하얗던 살갗에 붉은 혈색이 가득한 뒤였다.

그리고 살집으로 두툼한 허벅지를 힘없이 벌리고, 반강제로 받아낸 정액의 한 뭉큼을 줄줄 흘리고 난 뒤였다.

어째서라는 의문조차 들지 않았다. 다섯 차례나 그녀의 질내에 사정을 털어낸 사령관이, 그마저도 만족하지 못하고, 그녀의 어여쁜 금발을 움켜잡으며 억지로 작은 입 속에 두터운 남근을 쑤셔 넣을 때까지도. 그러면서도 이내 몸을 타고 올라와 자궁 속에 새로이 정액을 부어낼 때 까지도.

 

헝클어진 행색으로 그녀는 작게 인사하며 방을 나왔다. 나쁜 기분을 느끼는 건 아니었다. 한마디 말없이 자신을 유린한 사령관에게 원망은 없었다. 어쩐지 이런 일이 있을거라, 예상은 했으니까. 그러나 이런 방식일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을 뿐이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된 오늘이었다. 사령관은 그녀를 부르지 않았다. 잠시간의 만족인지 무엇인지 세레스티아는 잘 알지 못했다.

마침 지나가는 복도. 사령관이 다가온다.

지나가던 중 어깨가 스친다. 저번처럼, 일주일 전처럼, 스쳐버린다. 무의식적으로 반응한다.

저번처럼 웃어 보이면 되는 걸까 싶지만, 저도 모르게 세레스티아는 흠칫, 어깨를 떨며 물러난다.

사령관이 멈춰 선다. 눈이 마주친다.

그녀는 멋쩍게 웃어버린다.

어색함이 가득하다. 그러나 볼에 오르는 홍조를 막아내지 못한다.

사령관은 가만히 그녀를 바라본다. 감정은 잘 보이지 않았다.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알 수 없었기에, 세레스티아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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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류한지 얼마 안된 시간대를 토대로 한번 적어봄.

오류 많을 수도 있는데 대충 둘러침...

글쓰기 재활이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