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는 이유 : 심심해서

10년도 전에 중2 여름방학 때
일본가서 결혼한 엄마 친구가 일본으로 놀러오라고 비행기티켓 보내줘서 처음으로 해외감

그때는 듀퐁이니 매직홀? 뭐 그런 핸드폰 유행 할 때라 스마트폰 번역 없는게 전제임


일본에서도 시골...까진 그렇고 읍내? 쯤 되는 곳에서 홈스테이 했는데

그 집 딸이 중1 이었는데 한국말 잘 해서 사는덴 문제없었음

얘가 주민센터 같은 곳에 매일 수업 들으러 가는데
집에서 놀고 있지만 말라고 나도 여기 따라 다님

한 10명쯤 되고 매일 오는건 나 포함 4명? 나머지는 왔다 안 왔다 함

오전에는 실내에서 수업하는데
재미없는건 영화(못 알아들음) 역사 수업 같은거고
재밌는건 꽃꽃이나 다도 수업 같은거

오후는 봉사활동 위주로
주변 농사 일 도와주기
박물관 가기
읍내 나가서 쓰레기 줍기 이런 거 함


지금 생각하면 이런걸 나가는 애들은 뭐하는 애들인지 모르겠음;

엄친딸이랑 얘 친구 둘이 해서 넷이 다녔는데
별명이 개 너무하게 지음

우사 (앞니 뻐드렁니 심함)
쿠짱 (이름에 쿠 들어가고 피부 까매서 쿠로;)

나 중학교때 피부 까만애 별명이 엠블랙이었는데 그 이후로 젤 충격이었음;;

여자애끼리 외모로 ㅆㅂ ㅋㅋㅋㅋ


이 넷이서 봉사활동 끝나고 편의점 가서 주차장에 쪼그려 앉아서
초딩마냥 아이스크림 하나 사서 나눠먹고 이랬음
지금 생각하면 넷 다 또래보다 정신연령이 어린 편이었음

그러다가 시내 나가서 놀자고 해서 용돈 받아서 따라 갔는데
버스->전철 타고 50분쯤? 나가야 나옴

학용품점 가서 알록달록한 펜 사고
카페 가서 메론소다 마시고
게임장 가서 게임하고

남중이라서 ㅆㅂ 여자애들은 이러고 노나;; 하고 있는데



게임장 나오는 길에 고1쯤 되보이는 양아치가 엄친딸 손목 잡고 뒷골목으로 끌고 감

키 175정도고 깡말랐는데
표정이 ㄹㅇ 개빡세서 아직까지도 트라우마임
무슨 크로우즈 제로 나올 것 처럼 생겼었음

근데 중1 삥뜯냐 씨밸룸이


하여튼 따라가서 양아치가 뭐라고 하는데 넷이서 오들오들 떨고 있는데

기억이 잘 안나는데 얘가 때리는 척을 했음


그때 당시 내가 한국에서
씨름 취미부였는데 이걸 선수를 할지 말지 고민하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허리 잡고 번짝 들어서 기술이고 뭐고 없이 냅다 던져버림


문제는 양아치가 얼굴로 떨어져서
애가 일어서는데 이마 찢어지고 코피나고 입도 찢어졌는지 얼굴 전체가 피투성인데

농담 아니고 피가 바닥에 방석만큼 떨어짐



그대로 비명지르면서 넷이서 튐

집으로 돌아오는데 전철에서 여자애들 계속 움

돌아와서 아 들키면 ㅈ됐다...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저녁에 집으로 전화 옴

애가 시내갔다가 정신이 나가서 오니까 부모가 물어봐서 알게 된 모양


개털릴 각오 하고 있었는데
그쪽 집안 부모들 와서 선물 주면서 감사인사함

???? ㅆㅂ 뭐지 이게 문화 차인가??

선물로 받은 빵 먹으면서 엄마한테는 혼남


그리고 경찰이고 뭐고 하기 전에 한국으로 옴

인간이 아스팔트에 갈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고
씨름은 바로 관뒀고

지금은 40kg 쪄서 인간 파오후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