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mobile.twitter.com/Butch_G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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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잘하면 링크 들어가서 보는 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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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콜로세움의 개최일이 찾아왔다.
오늘의 참가자 수는 10명. [아카디아의 처녀들]이 총동원된다.
대전 상대는 비공개. 콜로세움에 들어 서기 전에는, 어떤 적과 상대하게 될지 모른다.

대기실에 모인 우리는, 긴장된 얼굴로 한 명 한 명, 서로의 얼굴을 기억했다.
오늘밤은 분명 격전이 된다.
여기 있는 몇몇은, 반드시 대기실로 돌아올 수 없다. 어쩌면 그건 자기자신일수도 있다.

총동원 --- 즉 팀의 손실이 도외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디렉터진은 다음 번 이후의 흥행에 [처녀들]의 출전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우리를 전멸시킬 수 있는 강적이 회장에 나타난다. 대전자가 은닉되어 있다는 사실이, 예감을 확신으로 바꾼다.

"---다들 짐작하고 있겠지만, 오늘밤 사냥은 유례없는 거물에게 도전하게 될 것이다."
긴장을 숨기지 못하는 [처녀들]을 향해, 아탈란테는 늠름하게 말하였다.
"하나 두려워할 건 없다. 밤의 어둠이 깊어지면 달은 빛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여신의 가호가 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아르테미스 신에게 기도 드렸다.
물론, 그리스 영웅이라는 인격적인 설정이 되어 있는 아탈란테 외에는, 아무도 여신에 대한 믿음은 갖고 있지 않다.
그 중에는 [아르테미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기초교양도 인스톨되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기도했다. 다른 이에게 기원 할 수는 없기에.
사람을 사랑하고 인도한다는 신에게 바이오로이드의 기도는 닿지 않는다. 우리는 그의 피조물이 아니니까.

그래서 우리가 기도하는 것은, 잊혀진 달의 여신이 아닌, 우리의 여왕 아탈란테의 말 그 자체다.
우리를 지키고, 격려하고, 이끌어준 상승의 전사. 그 말이 허구의 정신에 비롯된 것이라 한들, 우리는 믿고, 받들 만하다.

"함께 보여주자. 아카디아의 영광을. 시대의 끝의 세계를 영원히 비추는 등불로!"
"말씀대로. 우리의 여왕, 준족의 그대여."

아탈란테를 선두로, 우리는 의연하게 고개를 든 채 콜로세움에 입장한다.
맞이하는 것은 땅이 울리는 듯한 대환성. 이를 더욱 고무시키 듯 스피커에서 진행자의 말이 울려퍼진다.

"방송을 보시는 전 세계 여러분! 그리고 객석까지 찾아와 주신 프리미엄 회원 여러분! 오늘이야말로 선혈의 궁전으로!
오늘은 덴세츠 엔터테인먼트가 총력을 기울인 스페셜 콜라보레이션을 전해 드립니다! 바로 선명하고 강렬한, 처참한 꿈의 경연을!"

흥분에 들끓는 객석의 열기는 뒷전으로, 우리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대전자의 입장게이트는 닫힌 채, 전혀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제 막 경기가 시작되려는 사회자의 부추김을 뒤로 한 채, 콜로세움으로 서 있는 것은 우리 아카디아의 처녀들 뿐이었다.

"이건 대체..."
아탈란테가 언급했을 때, 머리 위로 흉조와 같은 실루엣이 순신간에 지나간다.
제7세대 개수형 스트라이크 안젠. 초음속. 위험할 정도의 저고도---

"엎드려!" 순간적으로 동료들에게 소리치며, 몸을 굽혔다.
다음 순간, 충격파가 행사장을 유린했고, 폭격이 터진 듯한 모래 먼지를 일으켰다.
하지만 방어필드가 전개된 객석에는 아무 위험도 미치지 않는다. 성대한 연출에 관람객들의 함성은 더욱 고조된다.

곧바로 몸을 일으킨 우리는, 오리진더스트에게 강화된 동체 시력으로, 두터운 모래 먼지 너머로 마침내 적의 모습을 인식했다.
안젠의 폭탄 수납공간에서 투입된 한 소녀. 낙하산도 쓰지않고 우아하게 콜로세움에 내려 앉는 기동형 바이오로이드.

그리고 울려퍼지는 소닉붐의 폭음의 잔향에, 맑게 노래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린다.
"모두들! 약속해줘! 악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그 순간 경기장의 열광은 바로 정점에 달했다.

"소개합니다! 오늘의 도전자, 마법소녀 매지컬 모모! 상대는 연전연승의 챔피언 '질주하는 아탈란테'가 이끄는 '아카디아의 처녀들'이다!"
"자, 피로 피를 씻는 향연 끝에! 콜로세움을 제압할 것은 누구인가!?"

"원형진, 준비!" 기동형 바이오로이드와의 대전법에 따라, 아탈란테가 호령한다.
적은 자유자재로 허공을 날아 이쪽을 농락하며 일격이탈전법을 걸어올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철벽 방어의 진형으로 받아쳐서, 찰나의 카운터에 승기를 찾을 뿐이다.

하지만, 콜로세움에서 불패를 자랑했던 아카디아의 처녀들도, 영상 쪽의 콜라보레이션은 첫 경험이었다.
검투사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미지의 기습은, 우리의 판단을 그르쳤다. "매-지-컬-"

"루치노이・플라치바탕카비・그라나타요트!"
모모의 러시아어 영창과 함께, 사랑스런 스틱 끝에서 폭탄이 쏟아져 나온다.
로켓 모터 불꽃과 함께 닥쳐오는 탄체가 성형 작렬탄이 아니라 파편 유탄이라고, 간파한 나는 전율에 등공이 오싹해졌다.

"산개!" 절박한 아탈란테의 지령에 우리도 다시 즉응한다. 그러나 첫 수에 진형을 잘못 세운 빚은 비쌌다.
게다가 우리의 평소 훈련은 격투전 뿐, 폭발물과 관한 전술은 상정외이다.
결국, 도망치는게 늦은 3명의 처녀가 모모의 초탄에 목숨을 빼앗겼다.

"이이런!? 다음 예고에 등장한 모모의 신병기가 한 발 앞서 이 콜로세움에 선보인다! 이것이야말로 매지컬 RPG 스틱!
세부까지 충실하게 재현된 복제품이 덴세츠 프리미엄 온라인으로 본 시각부터 예약접수 시작!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죠!"

"이 녀석, 그저 멧돼지가 아니다... 마성의 짐승인가!" 전례없는 적수에 경악하면서도, 그것으로 기죽을 아탈란테가 아니다.
"적은 단독이다. 포위해서 움직임을 멈추게 해라!"
하지만 그런 아탈란테의 용맹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제야 도전자 게이트의 셔터가 열리기 시작했다.

"자, 오늘의 스폐셜 서프라이즈 2탄! 모모의 궁지에 마음졸이는 당신을 위해!
본 회장에 준비한 무장AGS의 원격조종 패스를 특별가격으로 발급합니다! 집에 조종 콘솔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참가가능!"

"그런..." 사회자의 안내에 귀를 의심할 틈도 없이, 셔터 안쪽으로부터 폴른형 AGS가 앞다퉈 콜로세움으로 들이쳤다.
"매진! 조종 패스, 1초도 기다리지 않고 매진입니다! 자, 오늘 밤 마법소녀를 구하는 매직젠틀맨은 누구인가!?"

10대, 20대... 계속 출현하는 폴른의 군단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오늘 밤 시합은 시청자 참가형... 매지컬 모모가 단독으로 팀 리그에 나타난 것은, 이런 취향이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들! 고마워! 모모는 반드시 지지 않을 거야!" 천진난만한 미소로 폴른의 무리를 격려하는 모모.
관중석의 흥분은 비점을 넘어, 모모콜 일색으로 물든다.

역시 경기 전 예감이 틀리지 않았다. 디렉터는 이 경기에서 아카디아의 처녀들을 쓸어 낼 작정이다.
마법소녀 매지컬 모모의 다음 시즌 프로모션을 위해. 그것이 영상부문과 검투사부문을 총괄하는 덴세츠 엔터테인먼트사의 공통된 의견이다.

절망한 나머지 처녀 한 명이 무릎부터 쓰러질 것 같다. 나는 순간 그 팔을 잡고 어깨를 받쳤다. 하지만 그런 나의 하체도 떨리고 있었다.
이제 콜로세움은 투쟁의 장이 아닌, 우리를 씹어 부수고, 뭉개기 위한 처리장치일 뿐이다.

그 때였다. 아탈란테가 소리 높여 웃기 시작한 것은.

"아아, 이 무슨 난적인가! 이 무슨 역경인가! 신들의 기대가, 흥분이, 지금 얼마나 고조되고 있을까!"
동료들 누구할 것 없이 창백해지는 가운데, 그녀는 마치 축제에 들뜬 아이처럼 희색을 드러내고 있었다.

"지금 우리의 생명은 여기서 의미를 얻었다. 자, 영광을 붙잡자. 이 싸움은 반드시 영원히 전해질 빛이 될 것이다!"
옳고 그름을 가릴 것도 없다. 여왕이 그렇게 말한다면. 그녀의 그말에 아카디아의 처녀들은 공포를 버렸다.

그녀는 허구. 창조자의 장난으로 혈육이 주어졌을 뿐인 허구. 그래도 죽기 위해서만 낳아진 우리에겐, 선망의 대상이다.
죽음을 관념하고, 싸우는 의미를 외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놀랍고 고귀한 모습일까.

우리가 믿을 만한것, 존경할 만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전장을 달리는 준족의 용사 뿐이다.

"전원, 아탈란테의 원호를 돌아라! AGS를 여왕에게 접근시키지 마라!"
나는 동료들에게 그렇게 외치고, 선두를 끊어 폴른 무리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고함을 지르며 다른 처녀들이 뒤따른다.

일찍이 우리는 군용 AGS 3기와의 변칙 경기를 한 적이 있다. 그 때는 5명의 동료가 희생되었으나 간신히 이겼다.
우리가 들고 있는 검과 창은 군용기 장갑을 뚫기에는 너무 약하고, 얇은 천을 감기만 한 몸은 30mm 중기관포가 스치는 것만으로도 쉽게 터진다.

그 사투를 살아남은 처녀라면, 강철 살육무기의 위협은 뼈저리게 느껴진다. 30기가 넘는 대군에 돌격하는 건 자살 행위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유일한 활로가 있다면, 전세를 난전상태로 몰고 가 조금이라도 적을 줄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무모한 돌격은, 뜻하지 않게 유효했다.
일찍이 우리를 고전시킨 AI 제어의 AGS와 달리, 아마추어나 다름없는 시청자들이 원격 조작하는 폴른은 제대로 조종되지 않고, 오히려 수가많아 서로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었다.

거기에 더해 폴른의 대군은 모모의 공격을 봉쇄하는 방패막이가 되었다. 아마 모모는 상품 홍보를 위해 매지컬 RPG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거금을 내 참가권을 얻은 시청자들의 폴른을 오인사격 할 수는 없다. 유탄이라면 더 더욱 그렇다.

결국, 모모는 폴른 무리 한복판에 뛰어든 아카디아 처녀들을 공격하지 못했고, 오히려 아탈란테가 일방적으로 투창으로 모모를 노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여왕이 공격에 전념하도록, 다른 처녀들은 연계해서 폴른의 교란을 철저히 했다.

나를 포함해 처녀들이, 칼 외에 예비로 채찍을 들고 다닌 것도 다행이었다.
어차피 검으로는 AGS장갑에 유효하지 않다. 오히려 이족 보행 형태의 폴른 다리 부분에 채찍을 휘감아 넘어지게 하는 전법은, 참을성 없는 조종자들을 초조하게 하고, 판단력을 빼앗는 성과로 이어졌다.

난무하는 총탄 속에 하나 둘 처녀들은 상처를 입고, 쓰러져 간다. 하지만, 거기에 배에 달하는 수의 폴른이 서로의 오발로 파괴되고 있었다.
모모의 활약을 기대하던 객석에서도, 점점 야유가 나오기 시작했다. 아마 이는 운영측도 상정외의 전개였을 것이다.

"지금부터 매직젠틀맨 제2차 모집을 시작하겠습니다! 조종패스를 원하시면 ---- 완매! 완매입니다!"
방송이 끝날 틈도 없이, 새로운 폴른이 게이트로부터 돌입해 온다. 그 외형에도 드러나는 무장변경에, 나는 전율했다.

화염방사기--아마 30㎜포의 취급이 힘들었던 시청자들의 클레임이 뒤따랐을 것이다.
신종 폴른의 앞에 장착에 무장은, 아군 AGS에 해를 끼치지 않고, 바이오로이드에만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흉기였다.

정체되어 있던 전황은 한 번에 타개되었다.
증원 폴른이 사방에 뿌려대는 네이팜탄은 콜로세움을 작열 지옥으로 바꾸고, 여기까지 아슬아슬한 분투를 벌여온 처녀들을 일소한다.

불덩이가 된 처녀 중 한 명이, 그래도 마지막 함성을 지르며 불을 뿜는 폴른 1대에 달려들어 장갑 틈새로 검을 들이 넣었다.
"아카디아를... 위해..." 불꽃에 그을린 폐 속에서 마지막으로 짜낸 숨에서, 그녀는 그렇게 고함지르고, 힘이 다하였다.

처참한 광경에 객석이 갈채를 보낸다. 필시 추하고 무의미한 저항으로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 탄화된 동료의 유해 옆에, 폴른에게서 떨어진 화염방사기가 굴러 가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사방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길한 비를 뚫고, 나는 그녀가 마지막으로 거둔 성과에 달려든다.
방아쇠의 위치와, 연료의 잔량을 즉석에서 확인.
통할 수도 있는… 혹은 기사회생의 한 수가 될지도 모르는, 마지막 반격의 찬스가.

폴른 군단이 처녀들의 소탕에 전념하는 사이, 아탈란테와 모모는 일대일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었다.
하나 모모는 아탈란테가 던지는 창에 견제되어 이쪽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 화염방사기를 측면에서 기습하면, 그녀에게 치명상을 줄 수 있다!

주위 폴른의 방사기가 일제히 나를 향한다. 다음 순간, 나는 횃불처럼 불타오를 것이다.
그러나 한 수 앞서간다면---승리를, 아탈란테에게 바칠 수 있다.

나는 몸을 지키는 일 따위 생각하지 않고 화염방사기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불꽃이 튀는 것보다 한 순간 빨리 모모가 이쪽을 돌아보는 것을 보고 놀랐다.

기동형 특유의 가벼운 비상으로 나의 화염방사를 피하는 모모.
그런 바보 같은... 그녀는 아탈란테에게 못박혀 있었을텐데... 그리고, 그렇게 당황할 시간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에 거듭 놀랐다.
나를 불태워 죽이려던 폴른은?

뒤돌아보니 그곳에는, 나를 겨누던 폴른을 걷어차는 아탈란테의 모습이 있었다.
신과 같은 창솜씨로 센서만 파괴된 폴른이 엉뚱한 곳으로 화염을 뿌리며 달아난다.

"아탈란테!" 무심코 외치는 나에게, 여왕은 험악하게 비취색 눈동자로 눈빛을 보내며…그 눈빛만으로 모든 것을 내게 전했다.
이것은 영광의 싸움이라고. 동료가 스스로를 희생시켜서 거는 기습으로서는, 그녀가 요구하는 승리에는 이르지 못한다고.

하지만, 곁에 방해되는 폴른이 없어진 나와 아탈란테는, 모모에게 있어서 적당한 표적이었다.
그녀는 지팡이를 휘두르며 다시 그 공포의 주문을 외우기 시작한다."루치노이・플라치바탕카비-..."

"하게 둘까보냐!" 아탈란테는 소리치면 왼손의 방패를 던졌다.
붕붕거리는 소리를 내며 비상하는 방패는 직격하면 바이오로이드의 강화 골격일지라도 꺾일 만한 위력이 있다.
그것을 파악한 모모는 몸을 비틀어 회피하고--- 마침내 아탈란테가 노린대로의 틈을 보였다.

신화에 이름난 준족의 처녀. 그 일화에 부끄럽지 않을 화살과 같은 질주로 아탈란테는 모모와 간격을 좁힌다.
그 때 나는 여왕의 의도를 이해했다. 그리고 거기에는 치명적인 함정이 있다는 것을.
그녀는 모모의 무기가 저 비열한 스틱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탈란테는 적을 [마성의 멧돼지]로밖에 보지 않는다.
그리스의 영웅으로서 칼리돈의 사냥에 임한다고 하는 좁은 세계관 속에서만 사는 그녀는---
영상작품으로서의 매지컬?모모를 보지 않았다. [사무라이 마법소녀]라 하는 두 이름의 관계를 모른다!

"아탈란테, 안 돼!"
내가 그렇게 외쳤을 때는 이미 모모의 티타늄 합금 카타나가 칼집에서 나오고 있었다.

아탈란테가 보기엔, 한 번 꺾었을 마저의 송곳니가, 전혀 다른 형태로 다시 태어난 것과 같았을 것이다.
왼손에 방패가 있다면 막을 방법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이미 견제를 위해 투척해 버린 뒤였다.

칼날의 번뜩임은 --찰나---- 그러나 내 시야에서는 시간이 멈춰 있는 것 같았다.
차갑게 빛나는 흰 칼날의 유성이 아탈란테를 꿰뚫고 있다.
심장. 간. 비장. 횡격막. 어느 하나라도 치명상에 달하는 압도적 살의의 연속돌출.

각혈하는 아탈란테. 그 눈빛은 이제 모모를 보지 않는다.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한 적이 아니라, 그 먼 앞을, 그저 허공을 바라본다.

나는 알았다.그때 그녀는 시간을 훌쩍 넘긴 저편을 바라봤다. 그녀의 영혼을 끝까지 붙잡고 놓지 않았던 지중해 신화의 환영을.
그리고 나의 여왕은, 피에 젖은 입술로 환하게 웃었다.

"----영광을!" 달려나간 끝에 결승점을 밟은 환희를 담아, 아탈란테는 외쳤다.
"아르카디아의 영광을 여기에! 나는…질주…하리….”

"끝났다아아아아! 승자는 마법소녀 매지컬 모모! 리더 격파로 시합 종료! 시합 종료입니다!"
관중석이 끓어 오른다. 매지컬 모모의 승리에 도취된 광란의 소리 또 소리.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그 음압에 내 안의 무언가가 부서졌다.

웃기지마---
뭐가 영광이야. 당신은 최후까지 객석을 직시하지 않은건가?
저기 늘어선 조소를, 호기를, 정욕에 찬 눈빛을, 단 한 번도 알아차리려 하지 않았단 말인가?

이 절망의 세계를 등지고, 찬란할 정도로 경사스러운 신화의 환상에 잠긴 채, 당신은 그 너머로 가버렸다... 나 혼자 두고서는!

내 뇌 안에서 경기 조절을 담당하는 명령 회로가 경보를 울리게 한다. 싸움은 끝났다.
아탈란테의 죽음으로 승패는 결정되었다. 즉시 전의를 진정시키고 복귀해야 한다.
---하지만 몸이 멈추질 않는다. 가슴속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거무스름한 감정이 강제 명령을 덮어 써 간다.

나는 달렸다. 아탈란테의 피에 젖는 카타나를 든 채 모모를 향해.
물론 그 발은 준족의 여왕에겐 못 미친다.
모모는 시합 종료 명령과 모순되는 나의 행동에 당황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매지컬 RPG의 총부리를 겨눌 만큼 충분한 여유가 있었다.

탄두가 사출되었다. 이제 회피해도 늦었다. 공포는 없었다. 그저 사납게 용솟음치는 충동만 있었다.
짐승처럼 으르렁거리며 나는 오른손의 채찍을 휘두른다.
스스로도 놀랄 만한 속도와 위력과 정확도를 가지고, 내 채찍 끝은 모모가 쏜 탄두에 명중하고, 뿐만 아니라 탄두의 진로를 뒤집었다.

팽이처럼 선회하면서 모모의 발밑에 떨어진 유탄이 터진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도 못한 채, 넝마처럼 날라가는 모모. 하지만 그 것으로는 죽지 못한다.
내 안의 짐승도 가라앉지 않는다. 쓰러진 모모에게 나는 다시 채찍을 휘둘러 그 가느다란 목을 움켜쥐고 끌어당긴다.

탈진한 적의 멱살을 움켜쥐고, 물어 뜯을 듯이 코끝까지 끌어당겨서는, 그제서야 나는 모모의 외모를 직시했다.
가련함, 청초함, 천진함을 구현한 듯한 소녀. 그 뺨이 피와 검댕으로 범벅이 된 것은 뭔가 잘못된 것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코스타씨가 보여 준 영상이 생각난다. 그때도 그녀는 웃고 있었다.
배가 갈라져서도 마치 아픔도 슬픔도 존재하지 않는 세계의 주민처럼.
그리고 지금도 모모는 상냥하고 부드러운 미소로, 나의 모습을 응시하고 있었다.

거기서야 비로소, 나는 깨달았다. 압도적인 위화감에. 있을 수 없는 정적에.

객석이 쥐죽은듯이 조용하다. 모모를 지키기 위해 달려온 원격조종 폴른이 모두 움직임을 멈추고 있다.
마치 질량을 수반한 듯한 시선의 압력. 폴른의 카메라 너머로 모니터를 응시하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그 뜻을 미루어 볼 수 있다.

그건, 기대.
회장의, 그리고 온 세상의 누구든 지금, 숨을 죽이고 기다리고 있다.
마법소녀 매지컬 모모가 무명의 검투사에게 목졸려 죽는, 그 끔찍하기 짝이 없는 최후의 광경을.

모든 것을 이해한 나를 향해, 모모는 귀엽고 무구한 미소에, 창백해진 입술이, 자그맣게 중얼거렸다.
---죽여줘.

그리고 나는 망가졌다.
아니, 시합 종료시의 제지 명령을 무시해 버린 시점에서, 벌써 나라는 인형은 고장나 버린 것이다.
질식 직전의 모모에게서 손을 떼고, 가장 가까이에 있던 폴른에게 달려들려 했다.

발을 내디딜 수 있었던 것은 겨우 3보.
거기서 두 번째 강제 정지 명령어가 내 뇌간을 직격했다.
이번엔 어찌 하지 못하고, 나의 의식은 어둠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