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빠 빠빠빠~"

  "이런, 씨발" 

 시끄러운 나팔 소리에 눈을 뜬다. 간단한 세면 세족 후 환복한다. 

오르카 호는 99% 실내 점호인 점이 좋다. 저항군 시절에 이게 또 지옥이였지.

단 소대 단위로 작은 라운지에 모여 '헛둘 셋 넷' 하는 구령에 맞춰 체조는 여전히 실시한다.

몇 년을 했는지 옆에 병사는 자면서 흐물거리고 있다. 대단들 하구만 그래.

 "와, 씨~발"

 오늘 아침은 미역국에 계란찜, 부식으로 사과 반 개씩 있으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식사 후 행정반에 가서 일정을 확인한다. 교대 전 당직근무자가 생기 잃은 눈으로 나를 흘긴다. 

아무리 바이오로이드라고 해도 당직교대 주기가 이틀인 건 좀 너무하지 싶다. 하다못해 퐁당퐁으로 해달라고.

분대장과 행보관의 상향식 결산 이후 행보관 임펫 상사는 중대 병사들을 소집한다. 임무 부여시간,

행보관은 임무 부여를 가위바위보로 시킨다. 소대 왕고끼리 그날 소대의 운명을 가르는 시간......

오늘의 임무는 창고정리, 3-2초소 보수공사, 오르카호 제 1급양실 취사지원이다.

특히, 3-2초소는 현 위치에 정박한 오르카 호의 가장 멀리 떨어진 안전구역이다.

오르카 호의 직접적인 화력지원이 힘들다는 이유로 개인별 무장을 해야한다.

등에 총을 메고 삽질을 하고 시멘트를 섞고, 벽돌을 나르고 모래주머니를 쌓아야 한다. 

그것만은, 피해야 한다!

 "이런 씨팔!!!"

 미안하다. 소대원들아. 행정반에서 총 키를 챙기고 무장을 한다. 방탄을 쓰고, 위장은...... 귀찮으니 크림만 챙겨가자.

소대장은 나를 보고 무섭게 웃더니, 즉석에서 경계작전명령서와 임시암구어를 만든다. 부소대장은 무전을 챙기고 지통실과 통신상태를 확인한다. 오늘의 미안한 일과가 시작되고 있다.

 "후, 씨발"

 오늘은 힘들었지, 그나마 씻고 밥을 먹으니 살 것 같다. 게다가 행보관이 고생했다고 창고에 있던 잉여 부식 한 박스를 줬다.

브라우니들은 좋다고 난리인데...... 뭐, 나도 오랜만에 먹어볼까? 

내일은 제발 일과가 없었으면 좋겠다. 그냥 오랜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