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요 여러분.. 흐윽.. 다음 실험에선 아무도 잃지 않을께요.."

다프네의 옷소매를 잡고 울며 사죄하는 티아멧

"네.. 믿고있어요 그리고 아무도 당신을 원망하지 않아요"

울며 사죄하는 그녀를 안아주는 다프네

"오빠 벌써 스무번이 넘었어 그리고 미안한데 안좋은 소식이 하나 더 있어"

닥터의 말에 심호흡을 한번하고 대답한다.

"전담 간병인을 붙여줘서 안정을 취하는게 불가능하다는건 다프네에게 들었어.. 실험은 없고 자신은 의료인이라고 설명해도 1시간도 안되서 잊어버린다며"

최악의 상황이라고 생각했는데 더 최악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행복해했던 장소, 그녀가 소중하게 관리하던 사탕병, 날 위해 입어주던 메이드복.... 모두 잊었다. 내가 누군지도..

그리고 나는 그녀가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녀가 소중하게 여기던  물건을 가져온건 미나와 레이시, 이그니스, 네오딤과 에밀리였으니까.

이후 티아멧과 대화를 하려고 다가가자 억지로 울음을 삼키며 자신을 소개하던 기억은 죄악감이 온몸을 돌게 하기에 충분했다.

"새 연구원이신가요? 어떤 실험이든 해내겠어요! 절대 실망시켜드리지 않을께요! 제가 다쳐도 상관 없어요! 지난 실험보다 더 좋은 기록을 보여드릴께요! 지금이라도 할 수있어요!"

울먹이며 소리지르는 그녀 

고장난듯, 어딘가 망가진듯, 필사적으로 매달려오며 자신이 해낼수있음을 어필했었다. 

그 장면을 떠올리자 나오는건 한숨뿐이다.

후우... 내가 한숨을 내뱉자 닥터는 눈치를 살피더니 이윽고 입을 열었다.

"그 이야기도 있는데.. 음.. 오빠.. 정신 차리고 들어 티아멧언니는 지금 망가져가고있어 최악의 기억속에 들어간바람에 디멘시아가 진행되고있어

이런식으로 진행되면 얼마 못가 기억뿐 아니라 언어, 행동, 생명유지에 필요한 음식을 입에 넣고 씹는 행위 등의 필수적인 행위도 잊을꺼야"

무너져가는 뇌는 티아멧에게 최악의 기억을 보여준다. 반복되는 악몽은 뇌를 침식하고 침식된 뇌는 기억을 보여주는 주기를 줄인다. 반복되는 악순환

죄악감에 발목을 잡혀 심연의 바닥까지 추락했다고 생각했건만 여기가 끝이 아니라며 내 목을 죄어온다. 

"무적의 용의  부대가 동면장을 가지고 있었어 돌아오라고해서 동면을 시키자 그래.. 대륙에 진출할때까지 동면을 시키면 되는거야"

"오빠 정신차려! 티아멧언니가 이렇게 되기까지 걸린시간이 3주일이 채 안됐어! 무적의 용 함대가 여기까지 오려면 최소 두달이라고! 당장 할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지!"

"티아멧과 친했던 자매들을 만나면 기억이 떠오르지
않을까? 아니면 어.. 그.."

패닉에 빠져 횡설수설한다. 방법을 찾고싶지만 보이지 않아닥테에게 매달린다. 불장난을 치다 불이 커지자 울며 엄마에게 달려가는 아이처럼

"후... 그래.. 한번 해보자 그럼.. 일단 레이시 언니랑 네오딤만 불러올께 에밀리가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니까"






불행하게도 과거의 영화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레이시를 본 티아멧은 오히려 오열하며 사과한다.

"죄송해요! 저 때문에..  저 때문에.."

티아멧을 안타깝게 쳐다보던 레이시가 이윽고 말문을 열었다.
"저..  사령관님? 티아멧이 실험실의 시간만 기억한다고 하셨죠?"

"응.. 그 기억에 같혀버렸어.. 나 때문에"

"저 이 방법이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제조되면서 기억을 강제로 주입받았어요. 그리고 이 근처에 있는 레이시들을 실험하던 시설에 아마 실험기록들이 남아있을거에요... 저같은 레이시들은 적지는 않았으니까요..

기억을 조작하는 실험은 다시 생각하기도 싫지만.. 티아멧이 저렇게 괴로워하는건 더 싫어요.."

닥터가 눈을 크게 뜨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잠시후 소리질렀다.

"오빠! 가능성있어! 기록을 찾아오자!"





찾아온 기록을 검토하던 닥터의 의견은 다음과 같았다.

제조되면서 기억을 주입했기에 새 기억을 만들수는 없지만 머리에 레이시와 같은 장치를 달면 티아멧의 감옥을 그녀가 행복했던 시간대로 옮기는게 가능하다는 의견이었다.



닥터의 시술이 끝난 후 놀랍게도 티아멧이 찾아온 사람은 나였다. 메이드복과 함께

"저..  사령관..  아니 그 주인님.. 결함투성이에 협조적이지도 않고 사교성도 없는 저를 믿어주셔서 감사해요.. 이제 알아요 사령관은 저를 절대 버리지 않을거라는걸..

하지만 불안하니 혹시 그... 맹세의..키..키스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얼마만일까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물론이지 이리와 티아멧"




8년 후

오빠 성공했어! 솔직히 불안전한 약이긴 했는데 내가 누구야! 닥터라고!"

티아멧의 몸속에 약효가 돌기시작하자 닥터는 기쁨의 함성을 내질렀다.

8년이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미서에게 부탁해 그녀의 사탕병을 채우고, 매일 날 찾아오는 그녀와 입을 맞추고 웃어주고 하지만 힘들지 않았다. 그녀와의 키스, 그녀의 입에서 전달 되는 사탕은 어떤 디저트보다 달콤했으니

그녀가 행복한 꿈에 빠져있으니 디멘시아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8년간 행복한 꿈에 빠져있었던들 어떤가 제조되자마자 악몽을 꾸던 그녀인데


"사령관님? 저..그게... "

오른손에 들고있던 반지를 그녀에게 끼어주자 크게 당황한다. 

"티아멧.. 그 동안 힘들었지? 미안해 신경써주지 못해서 지난 8년간..너와 함께할 일들을 작성했어.. 앞으로 계속 함께해주겠다고 맹세의 키스를 해줄 수 있을까?"

"..네...흡...흐읍..흑.. 앞으로는 여..여보라고 할꺼에요"

울음섞인 티아멧과의 키스는 달콤했다

그녀의 입술이 달았는지, 녹아내리던 사탕이 달았는지는 모르겠다. 

확실한건 키스가 끝이났을때 사탕은 녹아없어졌고 그와 함께 내 죄악감과 티아멧의 마음속 흉터도 녹아없어졌다.


Happy Ending - 널 놓지 않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