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xx년의 어느 겨울날, 인류는 멸망했지만 그들의 기념일은 여전히 이 곳 오르카호에서 착실하게 지켜지고 있었다.


"크으~ 이게 섹스지 말입니다"


"섹스네, 섹스 맞네"


"그럼그럼"


스틸라인 병영에선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브라우니들의 노랫소리와 함께 뭘 그리도 열심히 먹는건지 연신 씹고 마시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주모~ 여기 섹스 하나 더"


"네, 섹스 하나 나갑니다"


상식적인것과는 거리가 먼 듯한 그녀들의 대화와 함께 1521번 브라우니는 분주하게 동료들에게 치킨과 맥주를 서빙하고 있었다.


"캬, 섹스 나왔다"


"섹스, 섹스, 섹스, 섹스"


치킨이 등장하자 테이블을 치며, 섹스를 남발하는 그녀들


보통때였다면 레프리콘에게 꿀밤을 맞을 상황이었겠지만, 이 날만큼은 달랐다.


"섹스 섹스!"


레프리콘 또한 치킨을 보며, 브라우니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섹스를 남발하고 있으니 어찌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일동!! 기립!!!!"


한창 섹스를 남발하며 먹고 마시던 그 순간, 졸고 있던 이프리트의 우렁찬 목소리에 시선은 한순간에 병영 입구로 몰렸다.



"마....마리소장님 오셨습니까!!!"


"음!"


평소의 제복이 아닌 멸망전의 의복을 입고 선물상자를 들고 있긴 했지만, 위용은 여전했다.


"단결!!!!"


"음! 단결"


일동 기립 후 마리에게 경례를 마치자, 마리는 찬찬히 그녀들을 살펴보며 격려를 시작했다.


"에이썅, 저 미친년은 쉬는 날에 와서 지랄이야"


"작게말해!"


"음??? 2312번 방금 뭐라했지?"


속으로 말한다는게 그만 마리의 귓가에까지 들릴 정도로 말해버린 2312번 브라우니의 얼굴색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저...그...그게"


"아, 세...섹스가 빨리 하고 싶다고 말해서 주의 좀 줬습니다. 소장님"


옆에 있던 130번 레프리콘이 재빠르게 수습했지만, 마리의 표정이 썩 좋진 않아보였다.


"흐음.....병영에서 그런 천박한 단어는 자제해야지. 그래, 지나가다 그 소리를 듣고 와봤는데...이 병장, 내가 잘못들은건가?"


"아....아임다!"


"음, 그러면 지금 저 치킨을 보고 섹스라고 한게 맞는건가?"


"마...맞슴다!!"


'좆됐구나'


가뜩이나 허여멀건 이프리트의 얼굴색은 하얗다 못해 파랗게 질려있었고, 이젠 다 끝났다 싶었던 순간


"흑.....흐흐흑 , 이 불쌍한 것들......"


마리 소장의 눈에선 닭똥같은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소...소장님??"


"어떻게....이깟 닭조각 보고....섹스라고......끄흑"


충격이었다. 보나마나 천박한 단어를 자제하라고 한 다음 레드후드 연대장을 보내 정훈교육을 강화할거라 생각했는데.


마리의 오열에 스틸라인 대원들은 그동안 잊으려 했던 현실에 자신들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흑.....소장님, 저희도 섹스가 하고싶지말임다!!!!"


그녀들 또한 마리와 함께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자신들의 본심을 말해버리고 말았다.


"지금부터....흑..... 오르카는 우리가 점거한다....흑.....사령관 먹고 죽자!!!!!"


눈물콧물을 닦아내며, 마리가 명령했고 순식간에 스틸라인 소속 부대원들이 집결하였다.


"우리의 목표는 사령관, 이 밤이 끝나기 전에 우린 모두 같은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섹!!"


"스!!!"


한 손엔 윤활제, 한 손엔 콘돔으로 무장한 대원들과 마리는 일사분란하게 사령관이 머물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비밀의 방으로 돌격했다.


"에이씨, 문이 잠겨있지말임다!!!"


"비켜, 지금 우린 전쟁중이야 등신아"


문 앞에서 끙끙 거리던 브라우니가 답답한 듯 이프리트는 챙겨온 폭약을 문에 설치 후 과감하게 날려버렸다.



"무.....무슨 소란이야!!"


아니나 다를까, 비밀의 방 안에선 잠옷차림의 레오나가 사령관에게 엉덩이를 흔들어대며 아양을 떨고 있었다.


"음, 오늘은 당신 차례가 아냐"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누구 맘대로 비키라 마라야!!"


"음!!!"


저항하던 레오나의 복부에 마리의 펀치가 한방, 


그 한방에 레오나는 깨갱 소리와 함께 기절했다.


"병영까지 정중히 모셔다 드려라"


말과는 다르게 짐짝처럼 레오나를 들어올린 후 근처에 있던 브라우니에게 던져주는 마리였다.


한편, 반라의 상태로 침대에 누워있던 사령관은 지금 벌어진 상황이 당황스러운 듯 마리에게 말했다.


"마....마리 왔구나. 근데 아직 이른 시간 아닌가? 약속시간은 22시로 알고 있었는데"


"알고있습니다"


"그리고...손님...들이 좀 많이 왔네? 무슨 이...일일까"


무슨 일인지 모를리가 있겠는가, 벌써부터 자신의 음부에 윤활제를 바르기 시작하는 스틸라인 대원들과 자신을 지긋이 바라보며

콘돔 비닐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상황인데........


"신세 좀 져야겠습니다. 사령관님"


"신세는 나중에 지면 안될까?"


"누워만 계시죠. 나머진 순서대로 진행하겠습니다"


마리는 가지고 온 철제 의자를 침대 옆에 두고, 사령관을 침대에 얌전히 묶어두었다.


"다들 장난이 심하네, 이건 좀 아닌거같은데??"


"자, 지금부터 호명하는 순서대로 한명씩, 천천히 사령관님과 면담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1번 이프리터 병장"


"네...넵!"


"준비 된 사수는 위치로"


"위치로!!"


"윤활젤 도포"


"윤활젤 도포!!"


"콘돔비닐 절삭"


"콘돔비닐 절삭!"


"진짜 하려는건 아니지?"


마지막까지 현실 부정을 하는 사령관이었지만, 


"콘돔 장착"


"콘돔장착"


"이프리트 병장, 관계 시작"


마리의 지도와 함께, 이프리트는 그 작은 체구가 무색할 정도로 미친 토끼마냥 사령관의 위에서 방아를 찍어대기 시작했다.


"우호오옹, 개쩐다!! 오오오옹!!"


"신음내지 않습니다"


"죄...죄송함다!!"


흥분한 브라우니들이 덤벼들 것을 염려해 마리는 그녀에게 주의를 줬지만, 사령관의 좆맛을 보고도 어떻게 참을수 있겠는가.


"오옹...오호옹,,,웅..윽...그윽"


세어나오는 신음을 간신히 참아내며, 아랫도리가 시뻘겋게 달아오를 즈음,


"시간 종료, 못다한 행위는 자위로"


땀범벅이 된 이프리트는 허탈해하며 사령관의 물건과 함께 콘돔을 빼며 침대에서 물러났다.


"이건....반납해야함까?"


"음, 기념으로 간직하도록"


이프리트는 마리의 말에 헤벌죽 웃으며 사령관과 밀접 접촉한 콘돔으로 자신의 아랫도리를 다시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다음 2번 이프리트"


"넵!!"


그렇게 해가 뜨기 전까지 사령관은 스틸라인의 전 부대원들에게 흔적을 남겼고, 이 전투로 마리는 10일간 근신이란 징계를 받았다.


그리고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해준 마리를 기리며 부대원들은 그녀를 성교의 마리아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