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https://arca.live/b/lastorigin/19158012


2화 https://arca.live/b/lastorigin/1923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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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리스가 일어나 비밀의 방의 문을 부수기 20분 전,다시말해 정신을 잃으면서도 사령관에 대한 집념과도 같은 사랑으로 다시 일어나던 때에 브라우니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파악하기도 전에 어두운 비밀의 방으로,마리에게 밀리듯이 들어가졌어.

 그도그럴것이 갑자기 높으디 높으신 간부께서 부르더니 그 이유는 또 총통수권자께서 자길 찾으신다는 것이라 하니,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둘째치고 무언가 큰일이라 생각하는게 당연하지. 게다가 브라우니를 데려가는 마리의 표정은 밝지도 않았어. 평상시보다도 더 차가운,마치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의 암사자인 레오나가 떠오를 정도였지. 


"마,마..마리 소..소장님?"


브라우니는 비밀의 방에 들어가면서도 닫힌 문을 돌아보며 마리를 불렀지만,바로 멀어져 안들린 것인지 듣고 대답하지 않은 것인지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어.

 브라우니가 들어오고도,길다면 긴 15초간 방안은 여전히 정적과 암흑으로 가득했어. 브라우니는 참지 못하고 방안의 스위치를 켰고,그녀가 본 것은 의자에 삐딱하게 앉아 고개를 젖히고 자고있는 사령관이었지.


"사령관님? 일병! 브,브라우니 ○○○○. 호출받아 와,왔습니다."


상급자를 보자마자 반사적으로 관등성명이 튀어나왔지만,그 직후 사령관을 깨웠버렸다는 생각이 들어 불쌍한 브라우니는 경례자세로 굳어버렸어.

 사령관은 긴장으로 인한 피로로 인해 잠들어있다가 관등성명을 듣자 화들짝 놀라며 일어서다 의자에서 넘어졌고,그걸 본 브라우니도 놀라 다가가려다 그만 자신에 발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어. 그렇게 사령관은 의자와 함께 큰 반원을 그리며 옆에 있는 침대에 상반신이 엎어지듯 눕게 되었고,브라우니는 사령관이 앉아있던 자리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널부러졌지.


"사령관님! 괜찮으심까!? 의무관을 부르겠슴다!!"


넘어진 브라우니는 바로 일어나 침대에 엎어진 사령관에게 다가가서는 응급조치를 하던 누군가를 부르려고 했으나,그의 말을 듣고서는 하려던 것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어.


"아무도..부르지 마..."


지휘관들에 대한 서운함과 스스로에 대한 연민과 죄책감들이 갑자기 그리고 오랜만에 느껴지는 통각에 의해 울음이란 방식으로 터져버렸어. 그리고 자신의 앞에 있는게 누구건 상관없다는 듯이 울음이 섞인 푸념을 10분 가량 늘어놓았어.

 '그걸 꼭 숨겨야 됐느냐','나는 너희들의 자율성을 존중해줬는데 그걸 업무 결정하듯 할 필요가 있었냐' 같은 이번 사건에 대한 이야기부터,마지막 인간이라는 중압감과 테마파크의 C구역 사건 이후 멸망전의 인간들처럼 되지 않기위해 병적으로 착한 인간이 되느라 힘들었다는 이야기,심지어 일상적인 업무 스트레스에 관한 이야기까지 자신의 옆에 있는 바이오로이드의 품을 파고들며 말했지.

 바이오로이드는 인간에게 호감을 가지도록 만들어졌고,그건 대량생산된 브라우니도 어느정도는 마찬가지였어. 그러나 단지 그 이유때문이 아니라 완벽이 되려고 노력했던 사령관의 모습이,또 그것을 울먹이며 늘어놓는 그의 모습이 브라우니는 안쓰러우면서도 한편으로도 귀엽기까지 했어.


"괜찮슴다,괜찮슴다. 더 얘기하셔도 됩니다. 얼마나 힘드셨을지는 제가 감히 알 수 있겠냐만은 그래도 많이 힘드셨겠슴다."


브라우니는 품에 파고든 사령관을 쓰다듬고,토닥이며 침대위로 올라갔어. 그리고 침대 옆 원형 테이블 위에 곽 티슈에서 휴지를 뽑아 사령관의 얼굴을 조심스래 닦아줬지.

 그러기를 반복하며 시간이 흐르자 사령관은 진정했고,민망하다는 듯이 자신의 얼굴을 양손으로 쓸어내렸어. 머리가 식자 자신이 뭘 했는지 떠올렸지. 

 지휘관들에게 화풀이하고,또 아예 관련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 화제에 브라우니까지 끌어들이고는 제대로 된 설명을 하기도전에 울고불며 울분을 토해낸 자신을 말이야.

 이제라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왜 브라우니를 여기에 불러드렸는지 설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사령관이 말을 하려고 했지. 그러다가도 갑자기 눈물이 또 나버렸기에 브라우니에게 티슈를 받아 눈을 닦고,그것을 대충 구겨 그녀가 둔 다른 사용후의 티슈더미위에 두었어. 

 바로 그때.

 과하다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결코 얇지도 연약하지도 않은 잠긴 철문이 누군가에 의해 거치게 열려 손잡이는 굉음과 함께 방안의 철로 된 벽에 큰 자국을 만들었어.

 주인에 대한,주인을 위한 사랑과 집념으로 여기까지 다다른 리리스는 눈앞의 광경을 의심하고 또 부정하고 또다시 확인했지. 같은 침대 위에서 같은 이불 안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바이오로이드가 주인과 함께 있었으며,사용한 것 처럼 보이는 구겨진 티슈가 잔뜩 쌓여있는 그 모습을 리리스는 보았어.

 그리고 잔뜩 충혈되어,눈동자 이외에는 붉게 물들어 흰 부분이 남지 않은 눈으로 자신의 주인곁에 있는 바이오로이드를 바라봤지.

 브라우니는 갑자기 잠긴 문이 부셔지듯 열리자 본능적으로 사령관을 감쌌기에,슬프게도 그 자세는 둘이 무슨 말을 꺼내도 그자리에서 리리스의 오해를 풀 수 없게 만들었어.


"나쁜 리리스가...왔어요....."


복도에서는 누군가가 바퀴와 함께 질주하는 소리,멀리뛰기를 하듯 바닥을 힘차게,그러나 다급하게 박차는 소리가 울렸으나,리리스가 뛰어드는 그순간에는 리리스와 사령관,그리고 브라우니뿐히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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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준 라붕이들 고마워. 짧으면 4화에서,길어도 5,6화쯤에는 끝날 계획이야. 모두 새해에는 원하는 바이오로이드 많이 뽑았으면 좋겠다. 띄어쓰기,맞춤법 및 전개에 관한 의문이나 피드백도 환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