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가 안절부절 못하는 이야기 上


R-18


"...사령관?, 커피 마실래?"

"왜 커피에 미숫가루를 타는건데?"


상황을 모면해보려 허우적대는 철면피의 레오나를 두고 사령관의 시간은 이른 아침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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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만의 숙면에 뻐근해진 몸을 따뜻한물로 씻고 오늘의 동침일정을 확인하니 등골이 오싹해졌다. 로열 아스널, 오르카호 둘째가면 서럽다는 중장형 맷돌 바이오로이드가 오늘의 동침자였다. 그와중에도 눈치없는 사령관의 분신은 그녀의 이름만으로도 임전을 준비할정도로 철저하게 단련되어있었다.


이상하다, 처음 이 의체를 사용했을때는 이정도로 불끈불끈 하진 않았는데.


  간밤에 있었던 일들을 당직사령관에게 서류로 전달받아 살펴보자 어느때와 다름없는 하루였다. LRL과 알비스가 밤에 부식창고에서 어슬렁거리다 소완에게 들켜 취사지원 3일형에 처했고 자기계발 연등을 신청했던 브라우니와 노움, 레프리콘 몇몇이 탈론허브를 보다가 레드후드에게 들켜 자원탐색에 나가게 되었다. 변함없는 나날들이다.


  별다를게 없는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서류를 다시 넣어두려 하자 언뜻 서류 한켠에 손으로 적혀있는 메모가 눈에 띄었다. 어제의 당직 사령관 레오나의 부관인 발키리의 메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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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혈이라는 이명의 레오나도 그대의 반지가 없으니 꽤나 안절부절 못하더군, 아무래도 반지를 잃어버린 모양이야"


  한창 신혼인 새댁이 결혼반지를 잃어버려 안절부절 못하는 것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결혼 XX년차 베테랑 주부같은 아스널은 레오나의 표정을 곱씹으며 팔장을 낀채로 사령관의 책상에서 거만하게 다리를 꼬고 앉아있었다.


  사실 반지는 이미 사령관의 수중에 있었다. 어제 AGS정비를 도와주려 했던 레오나가 반지가 더러워지는것을 걱정해 주머니에 잠시 넣어둔다게 헛들어가버려 바닥에 떨어진걸 나중에 발견한 포츈이 사령관에게 전달해준것이었다. 내일쯤에 동침일정이 잡혀있기도 하니 그때 돌려주면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예상외로 초조해 하고있다는 그녀의 소식에 사령관은 놀라면서도 내심 기쁘기도 했다.


  "뭐, 반지야 다시 만들어주면 되는것 아니겠는가?, 중요한건 반지를 주고받으며 맹세한 서로의 서약을 잊지않는것이지. 반지는 그저 상징일 뿐이다."


  무작정 색을 밝히기만 하는 일면 뒤에 또다른 면이 있던 아스널은 그녀의 어리숙함을 귀여워 하면서도 사령관의 생각을 그대로 입에 내었다.


"하지만 그대여, 사랑에 빠진 여자의 마음을 몰라주어선 안된다. 나라도 반지가 없어진다면 분명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찾아다녔겠지. 얼른 그녀를 위로해줘라"


이번일의 이자는 비싸게 받을것이라며 다음번에 있을 사령관의 휴일전날에 동침일정을 한번 확정으로 넣는것으로 합의본 그녀는 당장 오늘밤에 그녀를 따뜻하게 달래주라며 그의 업무가 일찍끝나도록 도와준 다음 방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녀도 마냥 호인은 아니었다. 사령관의 휴일전날에 동침한다는것은 그의 휴일까지 걸쳐 질리도록 해댈것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괜시리 반지를 잃어버린 레오나를 탓하고싶었던 사령관이었지만 안절부절 못할 그녀의 모습을 상상하니 그것대로 벌이 되었다며 만족하려는 찰나 좋은 생각이 났다는듯 인터폰으로 콘스탄챠를 호출했다.


"콘스탄챠?"

"네 주인님"

"지금부터 내가 불러주는대로 동침일정 수정해, 그리고 안드바리 한테 방한용 가죽 장갑 2켤래 사령실로 가져오라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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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는 처리하지 않아도 되는거야?"

"이녀석이 축축해져 있지 않으면 업무가 안되서 말이야"


  레오나는 애써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화제를 돌릴려고 했지만 이미 뒤집어진 판을 다시 엎을순 없었다.


아니,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권은 사령관에게 있었고 그는 그저 그저 레오나가 자충수를 두며 서서히 자멸해가는 모습을 보고있을 뿐이었다. 애써 업무이야기를 꺼내보려 해도 별 중요하지도 않은 업무들 뿐이었다. 방금전까지의 실수들은 전부 대수롭지도 않은 실수에 레오나가 괜히 스트레스에 열이 올라 독설을 날린것이었다. 평소의 그녀였다면 가벼운 핀잔 정도로 넘어갔을 실수들이었다.


"앞뒤 가리지 않은채로 업무에 매진하다보니까 레오나가 도와줄 업무는 이제 다 끝난것같아"


  사령실의 문앞에서 소완과 리리스가 옥신각신하는 소리가 저녁식사 시간을 알려왔다. 곧 소완이 아무런일도 없었다는듯 안으로 들어오고 사령실 앞에 있던 간이 테이블에 어느새 사령관이 주문한 음식들이 준비되었다.


"오늘도 변함없네, 고마워"


평소의 그라면 하지 않았을 짓을 그는 대범하게 행했다. 음식들을 세팅하고 돌아가려는 소완의 턱을 치켜세워 대뜸 그녀의 입에 혀를 집어넣어 레오나에게 과시하듯 추잡한 소리를 내며 혀를 섞었다. 소완은 잠시당황했으나 곧 레오나를 흘겨보며 잠시 사령관의 기행에 맞춰주었다.


  벌겋게 달아올라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 레오나는 필사적으로 냉정한 표정을 고수하고있었다. 소완이 돌아가고 사령관은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그녀에게 식사를 권했다.


'시발....!...시발!....'


  어떻게 반격해야할지 몰라 포커페이스로 저항하고 있던 레오나는 천천히 사령관의 앞에 앉아 저녁식사를 시작했다. 그녀의 포커페이스를 거둘수 있었을 때는 사령관이 식사를 끝내고 먼저 피곤하다는 핑계로 침소로 들어가 샤워를 시작했을 때였다.


  이대로 숙소로 돌아간다면 죽도 밥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레오나는 잘 알고있었지만 오히려 그런 그녀의 심리를 예측한 사령관의 행동 하나하나가 고까웠다. 정확히는 저항할수가 없어 싫었다. 그리고, 이런순간까지 솔직하지 못하게 자존심 세우고 싶어하는 그녀 자신도 싫었다.


  침소로 들어가자 반투명한 칸막이 너머로 샤워중인 그의 실루엣이 보였다. 피곤한 몸을 침대 한켠에 뉘어 숨을 고르고 나서야 냉정해질수 있었다. 그저 평소보다 더 얄궂은 장난을 쳤을뿐인 사령관이었다.


  그녀를 배려해 반지를 잃어버린것을 눈치채지 않은척 그녀에게 반지를 돌려주었고 일부러 평소엔 하지도 않던 실수를 하며 그녀의 독설을 유도한것도 다 사령관의 책략이었지만 어디까지나 평소보다 신경질적으로 반응한건 그녀의 책임이 분명했다.


  그리고, 반지를 돌려받았을때....솔직히 기뻤다. 눈앞의 철없는척 연기하는 남자가 사랑스러워 미칠것같았다. 체면을 다 벗어던지고 그의 품에 안겨 하루종일 그의 온기를 받아내고 싶었다. 그럼에도 솔직하게 굴지 못하는 그녀에게 사령관은 조금 지나친 장난을 친것이다. 솔직히 말해 자업자득이었다.


  천천히 옷을 벗고 샤워실로 들어가자 모락모락 피어나는 수증기 너머로 사령관의 다부진 체격이 눈에 들어왔다. 챠박챠박, 몇번의 발걸음소리가 사령관의 이목을 끌었고 그가 뒤돌아 보려는 찰나 레오나의 풍만한 유방과 함께 그녀의 뺨이 등에 닿았다.


"고마워...달링"

"피곤하지? 얼른 씻고 쉬자"


기어들어갈듯한 레오나의 인사를 들은체 만체인지 사령관은 레오나를 끌어안고 따듯한 물줄기를 쬐며 샤워를 끝마쳤다.


'치사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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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링..."

"레오나...."


레오나는 오드리에게 부탁해서 만든 란제리를 입고 있었다. 백옥같은 피부에 더더욱 강조되는 검은색 가터벨트와 브래지어는 사령관의 취향에 딱 들어맞았다. 몇 주전에 사령관이 불참했던 지휘관급들의 회의에서 칸이 제안했던 사령관의 속옷 취향을 적극 반영한 결과였을까.


  사령관이 입고있던 드로즈가 가리고 있는 그의 고간은 이미 터질듯하게 팽창해 있었다. 천천히 침대에 누운 레오나는 이리오라는듯 두 팔을 벌려 사령관을 안았고 두사람은 먼저랄것 없이 입술을 포개어 서로의 몸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그의 흉근이 유방을 기분좋게 압박해왔고 그녀의 허벅지엔 화상을 입을정도로 뜨겁고 위로 휘어있는 좆이 이빨을 드러내며 허벅지에 괜한 밴대질을 하고있었다.


  야수의 입에서 흘러내리는 침이 그녀의 허벅지를 적셔 끈적한 실타래를 만들때쯤 사령관은 능숙하게 그녀의 브래지어를 지탱하는 후크를 풀어내려 그녀의 탐스러운 유방을 해방시키고 그 부드러운 속살을 탐했다. 지지않을 세라 살갖이 비치는 검은색 스타킹을 신은 두 늘씬한 다리가 그의 허리를 휘어감았다.


  먹잇감의 냄새를 맡은 사령관의 하이에나가 으르렁대듯 부들부들 떨며 언제라도 달려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레오나는 그로테스크하게 위로 휘어저있는 그의 좆에 서있는 우락부락한 핏줄까지 눈에 하나하나 담고 침을 삼키며 검은색 팬티로 감춰진 비부를 그의 것에 살살 문질렀다.


  "오늘 너무 적극적인거 아냐?"

"달링 잘못이니까"


살며시 속옷을 들추자 투명한 실타래를 만들며 드러난 레오나의 음부에 천천히 음미하듯 자지를 밀어넣자 조금은 버겁다는듯 숨을 몰아쉬는 레오나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그녀의 뺨을 쓰다듬는다. 그의 왼손을 마주잡은 그녀의 왼손, 두사람의 결혼반지가 침소를 비추고있던 무드등에 은은하게 빛을 발했다.


  그뒤로 행위는 점점 궤도를 탔다. 오전의 아스널에게 쥐어 짜이다 말아서 그런지 불완전 연소의 후폭풍이었는지, 수도꼭지가 고장난 듯한 그의 좆에서 쏟아진 정액이 레오나의 자궁, 질내의 주름 하나하나를 물들인것을 기폭제로 두사람은 밤새도록 교접을 이어갔다. 


  거친 호흡만을 몰아 쉬던 레오나는 완전히 함락당해버려 평소의 그녀에게선 상상할순 없는 비명에 가까운 교성을 꺼리낌 없이 내지르기 시작했다. 자랑거리였던 금발 머리칼 몇올이 입에 들어가버린것도 모를정도로 흐트러져 사령관이 발산하는 성욕을 받아내면서도 그의 복부를 휘감은 두 다리와 그의 머리를 휘어감은 두 팔은 떨어지기 싫다는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달링...좀더...좀더 안쪽에...정액 칠하듯이..."


  불현듯 점심시간에 아스널의 목덜미에서 봤던 키스마크가 떠올라 그의 승모근을 가볍게 물었다가 빨며 키스마크를 남겼다. 집착하고 얽매고 싶다는 레오나의 욕망에 답하듯 부르르 떨며 정액을 다시 한번 쏟아부을 준비를 하는 그의 좆은 뜨겁게 부풀어 올랐다. 몇번째, 그녀의 안에서 몇시간째 빠져나올줄 모르는 야수가 날뛴 결과 두사람이 이어진 자리 아래의 침대시트는 역류해 넘쳐버린 정액과 애액때문에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평소보다 더 적극적이고 음란한 레오나의 모습에 빠져들어 그녀의 살갖에서 사령관의 물건이 멀어지는 일따윈 없었다. 그녀의 겨드랑이, 등골, 발, 허벅지, 종아리, 탐스런 유방의 굴곡...유두까지 놓치지 않고 사령관은 자신의 것으로 정성스럽게 칠했다.


  "달링은 잠시 누워있어, 밤새도록 움직여야하니까."


  과연 니가 누워있지 않고 베길까?, 자신의 것으로 칠해진 유방과 배를 내보이며 그의 위에서 밴대질을 하는 레오나는 보라는 듯이 가슴골에 묻어있는 정액을 한방울 훔쳐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사령관은 건방지다는듯 이따금 그녀의 도발에 응수해 거칠게 허리를 쳐올릴때마다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웃다가도 앙앙대며 그의 허리를 회유했다.


  사령관은 이 괘씸한 암사자를 어떻게 혼내줄까 생각하며 다음엔 어디에 자신의 것을 칠해버릴까 고민했다. 답이 나오지도 않은채로 사정감이 올라오면 마음이 가는대로 몸이 움직인다. 이 건장한 신체는 시간이 지나 어느새 한번에 네명이라는 한계를 넘어서 이젠 밤새도록 하지 않으면 되려 만족하지 못하는 몸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건 레오나도 마찬가지 였다. 자중하는것과 만족하지 못하는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자중하여 성욕을 참을순 있지만 그렇다고 쌓여만 가는 성욕이 저절로 해소되는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차례가 올날을 고대하며 하루하루를 기다리는 그녀들은 자신의 차례에 모든것을 불태우기 위해 자아도취에 빠진다.


  밤새도록 살과 살이 부딫히는 소리, 살과 살이 만나며 끈적한 소리가 섞이고 정액이 살결에 흩뿌려지는 소리, 혀를 섞고 서서히 올라오며 몸을 집어삼키는 쾌락에 교성이 침실을 물들이고, 절정에 경련하며 뻗어져 나가는 다리와 서로 맞잡은 손이 시트에 주름을 수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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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사가 끝나고 피곤한 몸을 뉘어 레오나를 바라보자 그녀는 사령관몰래 돌려받은 반지를 보고 있었다. 그 반지를 보며 그녀는 무슨생각을 하고있는 걸까. 이렇게 반지를 끼고 바라보고 있으면 정작 별생각도 들지 않는데 막상 없어졌을때에 엄습해온 그 불안감은 대체 어디에서 온것일까...


  생각이 생각에 꼬리를 물자 머리가 아파진 레오나가 한숨을 내쉬려는 찰나 사령관이 그녀의 등을 끌어안았다.


"난 잘 모르겠어...네가 말했지, 특별한 관계가 되었다고. 그래도 반지에 연연하는 스스로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내 감정을 의심하는거야 달링?"


"네가 불안해 하고 두려워하는것같아서, 그래서 그러는거야"


  레오나는 자신을 끌어안 두 팔에 얼굴을 묻고 감정을 감추려 해도 잘 되지 않는다. 사령관의 팔에 땀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흘러내렸고 레오나는 뒤돌아 누워 다시 그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방금 그 멘트, 정말 구린거 알아 달링?"

"정말?, 난 솔직하게 말했을 뿐인데..."

"그래, 다른 녀석들이 들었으면 불같이 화를냈을꺼야"


  그의 품에 파고들며


"그러니까 앞으로 그런말은 나한테만 하도록 해"


지금 만큼은 철혈이라는 이름을 집어던진 레오나가 잠을 청했다.


그리고 그는 그녀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흐드러진 이불을 혹여나 추울까봐 바로 잡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