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대조군이 너무 명확함

딴 이벤트들은 그냥 이벤트 스토리로 보면 되지만 얘는 연말에 나온 이벤트고

작년에도 연말 이벤인 세인트 오르카가 대놓고 1주년 기념 이벤트란 느낌을 확 줬으니까

이번것도 그럴거라고 생각은 했지


그래서 2주년 이벤이니까 작년처럼 신캐 나와봐야 딸페처럼 메인은 안먹고 사이드로 돌면서

그냥 전체적으로 연말정산 하는 느낌 낼 줄 알았는데 신캐가 주연으로 둘이나 나오더라고

그때부터 세인트 오르카 같은 느낌은 안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대놓고 진지한 스토리로 갈 줄은 몰랐음



일단 메인 주연인 마키나랑 메리

얘네들이 왜 사령관 갖고 싸우고 지랄하고 낙원이 어쩌고 이러는지

그 이유가 너무 늦게 공개되니까 이미 김이 다 새버렸어

근데 그마저도 뭔가 명쾌해보이진 않는단 말이지

마키나랑 메리가 페어라고는 하는데 막상 그 느낌도 별로 와닿지는 않고

메리가 마키나랑 페어로써 뭔가 사건 해결에 도움을 줬나 하는게 잘 안떠오른단 말이지

사실 메리가 한 일들이 딱히 마키나 페어 아니고 그냥 낙원안에 살던 바이오로이드면 누가 해도 상관없는 역할이어서

그리고 마키나가 한 짓이 너무 썅년처럼 나왔는데 너무 대뜸 용서받고 하는것도



두번째는 주제 자체가 라오식 스토리 전개랑은 안맞는거같아

환상을 보여주면서 안에서 만족을 해야하네 잘못됐네 하는 건 이미 다들 어디선가 몇 번 봤을 스토리일텐데

사실 이런 스토리가 먹히려면 등장인물 개인개인이 어떤 과거나 원하는 바에 대해서

왜 원하고 얼마나 원하는지가 잘 묘사되어야한다고 생각하거든


무한 츠쿠요미때 나루토나 페르소나5 로얄 마지막 챕터 같은 경우가 그 예시인데

앞에껀 몇백화 분량 만화고 뒤에껀 플탐 100시간짜리 패키지겜이야

한 캐릭터 캐릭터에 대한 묘사가 충분한 시간동안 진행될 수 있는 장르들인데


라오는 안그러잖아

애초에 숨겨진 욕망이라는게 있는 캐릭터도 별로 없고 십덕 성인겜 특성상 존나 노골적인 묘사가 이미 엄청 나왔는데

아스날 = 섹스, 모모 백토 = 연기, 흐레스벨그 = 씹덕인거 모르는 사람도 없고 그간 표현이 안된것도 아닌데

이런게 낙원과 탈출에 대한 갈등의 매개체가 될 수 있었나 싶음

최면 풀려도 흐레스벨그는 씹덕질하고 모모 백토는 마법소녀 컨셉인데


반대로 욕망이 기존에 거의 표현이 안됐던 세이프티, 램파트, 로크, 타이런트 이런 놈들은

얘네가 왜 저러고 있나 싶기만 하단 말이지


거기다 '개인이 갖고있는 욕망과 현실에 대한 갈등' 이게 주제의 핵심인데

막상 그 욕망을 너무 개그요소로 풀어버리는게 많으니까 주제가 무게감을 못갖고 그냥 가볍게만 보이다가

갑자기 마키나랑 죽을둥 살둥 하니까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더라고

칸이나 미나 정도는 괜찮게 표현됐다고 생각하는데 아닌 애들이 좀 있어서

개그컨셉은 딱 메이 나앤 거기서 끝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어차피 그 이상의 개그는 없었어


초코여왕 급이다 이게 문제가 아니고

문제의 방향성이 다르다고 생각해

초코여왕은 시ㅡ발 스토리 자체가 존나 중구난방이고 캐릭터 하는 짓도 어딘가 나사하나씩 빠진 느낌이면


이건 일단 스토리 분량 자체가 적을 수 밖에 없는 게임에 안맞는 주제인거랑

주인공이 되어야 할 캐릭터들이 이미 떡밥이 풀릴대로 풀린게 좀 크다고 생각함


이번 스토리에 나온 칸 같은 애들만 나와서 현실과 욕망에 대한 갈등을 메인으로 풀었어봐

질질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