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되고 각 사령관들은 미리 상륙해서 대기하고 있던 2번 스쿼드 멤버들의 안내를 받음.

 

 1번 사령관은 발키리에게 안내를 받음. 2번의 발키리가 1번이 알고 있는 발키리와는 많이 달랐음. 분명 개조되어 제조되는 오른쪽 눈은 LRL이 낄 법한 안대를 착용하고 있었고, 두르고 있는 건 레오나 개체들이 입는 자켓을 걸치고 있었음. 1번이 신기하다는 듯 여러가지를 묻지만, 발키리는 자신이 명령 받은 것은 회담장소까지 안내하는 것이라고 하며 모든 질문을 침묵으로 일관함.

 

 보다 못한 1번 사령관이 명령권이 너에게도 통하냐고 물어보고, 발키리는 자신의 총은 자신의 사령관을 제외한 모든 자에게 통한다고 대꾸함. 그제야 1번과 함께 온 아르망은 조용히 가시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하며 2번 사령관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현명하다고 말함. 1번은 자신이 아는 발키리들과 격이 달라 보이는 2번의 발키리에게 관심을 보이지만, 일단은 아르망의 말을 따름.

 

 3번 사령관을 안내한 건 페로였음. 페로를 처음 본 3번의 하치코는 바로 페로를 경계하지만, 페로는 허리를 숙여 인사하며 안내하러 왔다고 말함. 3번 사령관이 감사하다고 하자, 페로는 대꾸없이 그냥 뒤를 돌아 걸어가기 시작함. 함께 따라온 모모는 사령관에게 가자고 하지만, 하치코는 3번의 앞을 막으며 너무 위험한 것 같다고 말함. 동행한 네오딤도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동행한 LRL(이하 좌우좌)은 그냥 페로가 신기할 뿐이었음.

 

 좌우좌 눈에 보이는 페로는 지금까지 알던 페로와는 차원이 달랐음. 좌우좌 머릿속 기준으로는 암흑의 힘을 부리는 흑염룡 페로였음.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게, 지금까지 새하얀 페로만 봤던 좌우좌는 페로가 백색이 아닌 흑색의 옷을 입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컬쳐쇼크를 받았던 거임. 좌우좌는 곧장 달려가 페로의 옆에 서서 여러가지 질문을 날림. 페로는 웃으며 좌우좌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좌우좌의 중2병 질문에 맞춰 대답해줌.

 

 그 모습을 바라보며 3번과 그 스쿼드 멤버들은 긴장하며 달려감. 특히나 네오딤은 언제든 페로를 공격할 수 있도록 준비까지 한 상태였음. 계속 좌우좌의 질문에 대답하며 걸어가던 페로는 갑자기 멈춰서 뒤를 돌아보더니, 당장 공격태세를 풀지 않는다면 여기서 죽일 거라고 경고함. 하치코와 모모조차 긴장해서 싸울 준비를 하려고 하자 잠자코 따라오던 에키드나가 이유를 물음.

 

 페로는 앞으로 5분만 걸어가면 2번 사령관이 있다고 하며 이 이상 당신들의 태도를 용납하는 건 자신의 역할을 망각한 행위라고 한다. 3번이 눈치껏 공격태세를 풀라고 명령하자 페로는 눈살을 찌푸리며 뒤를 돌아 다시 걸어감. 순간 뿜어져 나온 카리스마에 다들 지레 겁먹은 눈치였지만, 좌우좌만큼은 개쩔어! 따위의 말을 뱉으며 조금 더 페로와 가까워져 있었음.

 

 4번 사령관을 맞이한 건 2800번 브라우니였음. 2800번은 4번 사령관이 어느 정도 길을 걸어야 도착하는 오르막길에 앉아 있었는데, 그녀들이 다가오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책에 심취해 있었음. 물론 4번의 스쿼드는 브라우니가 움직이지 않는 걸 보고 멈춘 상태였음. 4번 사령관은 드디어 지옥 같은 행군이 멈췄다고 생각하며 허리를 숙인 채 숨을 몰아쉼.

 

 그 거친 소리에 4번의 정체를 눈치챈 브라우니는 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나 승리! 라고 인사한 뒤, 예상루트로 와서 다행이라고 하며 회담장소로 안내하겠다고 함. 아스날이 어느 사령관의 브라우니냐고 묻자, 2800번은 2번이라 말하며 안내를 시작함.

 

 그러나 4번은 계속 쉬려고 하는 탓에 닥터가 타이탄으로 그의 엉덩이를 밈. 걸어가던 와중 아스날은 세상 우울해 보이면서도 진지한 표정을 짓던 표정과 자신들이 기용하는 브라우니 이상의 무장을 잔뜩 하고 있는 모습에 꽤 진중해 보이는 브라우니라고 하며 그쪽 사령관의 브라우니는 모두 너처럼 훈련 받냐고 물음. 2800번은 자신이 특수한 편이라고 하며, 현 스틸라인의 여단장이라고 함.

 

 닥터가 경악하며 그럴 수는 없다고 소리치지만, 2800번은 왜 안됨까? 라고 물어봄. 닥터는 브라우니들은 태생부터 그럴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함. 2800번은 자신은 하지 않았냐고 함. 닥터가 반박하기 위해 입을 열지만, 아스날의 눈총에 입을 다뭄.

 

 아스날은 호쾌하게 웃으며 실례했다고 함. 그리곤 그러니 네가 2번 사령관의 최정예 스쿼드에 들 수 있었던 거라고 함. 브라우니는 그렇다고 하며 알아줘서 고맙다고 한 뒤, 뒤를 돌아봐 그쪽 사령관 괜찮냐고 물음. 아스날은 죽어가기 직전인 4번을 바라보며 이 정도 산책은 근성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함. 4번은 근성이 부족하다능! 이라고 하며 자리에 주저앉아버림.

 

 2800번은 고민하다가 회담에 늦을 수 있다고 전할지 묻고, 아스날은 됐다고 하며 닥터에게 들라고 말함. 닥터는 한숨을 쉬며 돌아가면 마이티에게 넘길 거라고 함. 4번은 그러지 말라고 울상을 지으며 타이탄에게 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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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담장은 과거 사람이 지은 듯한 건물의 터만 남아 있는 장소였음. 급조한 의자와 테이블이 있었고, 한쪽에서는 2번의 소완이 음식을 하고 있었음. 안내에 따라 도착한 사령관들은 눈치껏 의자에 앉음. 그런데 문제가 생김. 서로가 인간을 대하는 게 처음이었고, 상대는 오르카호와 바이오로이드 군대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었음. 1,2,3,번은 어떻게 말을 할까 고민함. 그동안 4번은 마지막 길을 걸어온 탓에 헉헉거리기만 함.

 

 시간이 지나고 2번의 얼굴이 어두워짐. 1번은 이터니티만 바라봄. 3번은 긴장해서 어깨를 떨고 있고, 4번은 이제 죽을 것처럼 숨을 헐떡임.

 

 모두가 공통적으로 바이오로이드를 공통적으로 대하는 건 맞음. 근데 그 방식에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서로의 바이오로이드를 보고 눈치챔. 그러나 그 방식은 전혀 몰랐고, 그것 이외에도 다 몰랐음. 그들이 서로에 대해 알고 있는 건 테이블을 둥글게 자리잡은 바이오로이드들이 서로가 최정예라 생각하며 선별했다는 것 정도임.

 

 1번은 아르망을 리더로 해서 아자젤, 미호, 백토, 세레스티아를 멤버로 결정함.

 

 2번은 발키리가 리더로 소완, 브라우니, 페로, 이터니티를 데려옴.

 

 3번은 모모를 리더로 해서 네오딤, 좌우좌, 하치코와 에키드나임.

 

 4번은 아스날을 리더로 해서 닥터, 블러디 팬서, 세이렌, 에밀리라는 조합을 짜옴.

 

 1번은 생각보다 심심한 분위기에 조금은 어깨를 필 수 있었음. 자신이외의 인간을 만난다면 ‘인간은 유일해야 해!’라고 하며 총을 쏘지나 않을까 걱정했기 때문임. 1번의 눈에 비친 사령관들은 모두 개성이 넘쳤음. 2번은 수선을 했다고 하지만, 이미 넝마라고 해도 좋을 백색 제복을 입었고, 3번은 자신보다 더 겁에 질려 있어서 자신이 더 노련해 보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음. 근데 어린애인 모습이라도 행동까지 어린애라는 건 좀 의외였음. 4번은…

 

 여러 생각이 머리를 거쳤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함.

 

 2번은 서로가 최정예를 데려올 거라 기대하지 않았고, 2번에게는 다른 사령관들과 동일한 시간을 사령관으로 지냈지만 겪어온 사건이 차원이 다름. 바이오로이드의 눈빛만 봐도 실력을 대강 짐작할 수 있음. 그들이 최정예가 아니라는 건 바로 눈치챔. 그나마 4번이 차선에 조금 못 미치게 스쿼드를 결성했음을 눈치챔. 근데 2번도 솔직히 자신들의 부하들이 최정예로 보이지 않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음.

 

 3번은 현 상황이 공포 그 자체였음. 이럴 줄 알았으면 위험하더라도 마리를 데려왔을 거임. 아군이 아닌 브라우니조차 너무 무섭게 보였음. 조금만 긴장을 풀면 기절할 것 같았지만, 뒤에 있는 네오딤이 그의 어깨를 주무르며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해서 겨우 견딤. 데리고 온 바이오로이드나 오르카호에 있는 바이오로이드들의 실력은 믿어 의심치 않았음. 근데 그거랑 지금 느끼는 공포는 별개의 문제였음.

 

 4번은 그냥 죽을 것 같았음. 다른 사령관들에게는 평탄한 길인데 4번한테는 아득한 산길이나 마찬가지었음. 마지막 구간에서 최선을 다해 걸어왔지만, 300M도 안 되는 길고 긴 여정이 엄청난 고통을 선사함. 덕분에 상대방을 신경 쓰지도 못하고 이곳의 땅은 오르카호와는 다르게 흙색이라는 것만 알 것 같았음.

 

 침묵이 이어지고 있던 도중 소완이 식사대접도 힘들어 보인다고 말하며 다가옴. 바이오로이드들이 길을 열지 않는 탓에 테이블에 다가가지도 못하고 있었음. 그때 철컥 소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들림. 미호가 소완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었고, 발키리가 1번을 겨눔. 하치코가 3번을 지키며 총을 어디에 겨눠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음. 에밀리는 그냥 말 없이 제녹스만 충전함.

 

 누가 잘못 행동하면 멸망이후 사령관들의 첫 회담은 피로 얼룩지게 생김. 문제는 가장 먼저 총구를 겨눈 미호는 자신이 왜 소완에게 총구를 겨눴는지 모르겠다는 눈치였음. 2번의 바이오로이드들은 발키리를 제외하고 모두 가만히 있었는데, 2800번 브라우니가 2번에게 싸울지 물음. 2번은 한숨을 쉬며 1번을 바라봄. 1번은 바로 미호를 바라봤는데, 그 모습에 2번이 부하의 실수는 주인이 바로잡아야 하지 않냐고 말함. 그제야 1번이 급하게 총구를 내리라는 손짓을 하고, 미호는 총구를 내리려고 했다가 하늘로 함.

 

 아까 전보다 더 길어지는 긴장감 속에서 바이오로이드들이 길을 터주고 소완은 사령관들 앞에 접시와 수저를 놔둠. 근데 건드리는 사람은 없었음. 2번은 자신 밖에 말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며 식기를 들고 입을 열지만, 4번의 아스날이 이 회담의 주제가 뭐냐고 물음. 아스날은 2번이 말하려 했음을 눈치채고 사과하지만 모두가 궁금해 하는 문제 아니냐고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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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보다 좋게 봐줘서 너무 고마움. 군상극 형식으로 연재할까 해서 썼었는데, 분량도 길어지고 내용도 길어져서 읽다가 지쳐버릴 것 같았음. 그리고 알다시피 군상극은 되게 치밀해야 하는데, 여기서는 맘편하게 연재하고 싶어서 그냥 이대로 감.


 다시 한 번 좋게봐주서 너무 고마움. 최대한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해볼게.


 (추가) 아마 다음편부터 제대로 진행될 것 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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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읽는데 도움 되라고 게임내에서 스쿼드 짜서 사진 찍어봄. 스킨 같은 건 신경 안 써두 됌.


1번 사령관 스쿼드

 


 2번 사령관 스쿼드


 3번 사령관 스쿼드


 4번 사령관 스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