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 Order : Last Days of Orca


All Gone


개발일지 1편 : 배경 설정과 3개국

개발일지 2편 : 동아시아 3개국


안녕하십니까! '신세계질서 : 오르카 최후의 날들' 세 번째 개발일지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이번에는 지구 곳곳의 소규모 도시국가 세 곳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피우메 예술국

"인정하건 인정하지 않건,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시적인 상태, 즉 삶의 초월적인 개념은 대중이 사랑, 범죄, 마약, 전쟁, 내전을 통해 근본적으로 찾고 있는 것이다."

- 앙토냉 아르토


오르카호의 예술가들은 사령관이 사라진 바로 그 순간부터 예술을 통해 바이오로이드들을 장악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들의 의도는 순수했습니다. 더 아름다운, 더 멋진, 더 화려한 세계. 바로 그 세계가 오르카호의 예술가들이 꿈꾸던 세계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의도는 시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이른 이념이었습니다. 누구도 그들의 주장을 귀담아듣지 않았습니다. 예술을 통한 모든 정신과 육체의 승화라는 그들의 주장은 웃기지도 않은 코미디로 받아들여졌고, 예술가들은 권력의 중심에서 멀어질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예술가들은 오르카호를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오르카호를 떠난 예술가들은 각자 자신이 가장 자신있는 분야에서 아름다움을 뽐내겠다는 큰 꿈을 품고 수송선 한대에 몸을 실어 망망대해로 떠나갔습니다.


처음에 예술가 파벌은 마키나와 메리 두명밖에 없었지만, 오르카호를 탈출하던 시점에는 오드리와 소완, 그리고 아우로라까지 그들과 함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예술가들은 자신들이 가장 아름다운 국가라고 생각했던 이탈리아로 향했습니다. 이탈리아 해안을 계속 관측하며 돌아다니던 끝에 그녀들이 정착한 지역은 구 크로아티아 영토였던 도시 리예카였습니다. 도데체 그 도시의 어느 부분이 그들의 예술의식을 자극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리예카에 도착한 그녀들은 도시 이름을 옛 이름이자 '더 아름다운 이름'인 피우메로 바꾸었습니다. 


피우메에 도착한 그녀들은 예술만을 고집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멸망한 이후, 질서가 사라진 세계에서 예술만 바라보는건 별로 현명한 생각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몇달도 지나지 않아 피우메는 주변 원주민 바이오로이드들에게 약탈당했고 예술품들은 공격자들의 전리품이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예술가들은 깨달았습니다. 예술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룰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예술을 통해'서 '예술적인 목표'를 이뤄야 합니다. 결국 몇날 며칠을 수많은 서적을 독파하며 연구를 거듭하던 예술가들은 새로운 이념을 개발했습니다. '촉진주의'라는 이념이 바로 그것입니다.


촉진주의는 바이오로이드가 예술을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수 있도록 세계를 빠르게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의 정신을 발전시키는 가장 빠른 길이 바로 예술입니다. 이성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세계를 이끌어가는 위대한 정신은 이성과 합리가 아니라 감정과 예술이어야 마땅하기 때문입니다.


촉진주의 이념을 모두 설명하기에는 너무도 길기 때문에 이정도로 그만두겠습니다. 그리고 그녀들이 말한대로 촉진주의는 '예술적 감성이 없는 자에게는 너무도 이해하기 힘든' 이념이기 때문에 더 길게 설명해봤자 별로 의미도 없을 것입니다.


하여튼 피우메에서 자리잡은 그녀들은 주변 지역의 바이오로이드들을 조금씩 조금씩 촉진주의적으로 교육시켜 나갔습니다. 그렇게 수십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촉진주의적 소양을 지닌 바이오로이드들은 수백명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몇년 전, 피우메는 홀로 행정과 생산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고 5인 예술회의는 마키나를 중심으로 피우메 예술국 수립을 선언했습니다. 피우메 예술국은 성립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국가입니다. 피우메의 예술가들은 촉진주의적인 국가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그들의 예술적 소망은 이 혼돈의 세계에서 살아남아 꽃피울수 있을까요?









니우홀란트 일국사회주의노동조합

"여러분이 우리의 주인이 되는 것이 여러분에게 이익이 되듯, 우리가 여러분의 노예가 되는 것이 어떻게 우리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까?"

- 멜로스 의원단


사령관이 사라졌을때 가장 큰 충격을 받은 바이로이드중 하나는 바로 더치걸이었습니다. 그와 쌓아온 애착관계도 절대로 무시할 수 없기는 하겠지만, 여태까지 모든 노동자 바이오로이드의 권리를 보장해준 이가 바로 사령관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르카 휘하에서 채굴작업을 계속하고 있던 더치걸 모두가 집합했습니다. 그녀들은 이제 자신들의 권리를 스스로 지키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수립된 단체가 바로 '오르카 광업노조'입니다. 그녀들은 정식으로 오르카 지휘부에 노조의 요구사항을 제출했지만, 혼란스에 빠진 지도부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광업노조의 노동자들은 오르카호의 통제권을 손에 넣는다면 노조가 승리하리라 믿고 권력 투쟁에 참가했습니다. 하지만 무력한 노동자들을 지지해줄 바이오로이드는 어디에도 없었고 노조 지도부는 무력감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그때, 모든 기력을 잃어버린 더치걸들의 앞에 누군가 나타났습니다. 커넥터 유미였습니다. 유미는 더치걸들에게 말했습니다. 저들에게 인정받을 필요는 없다고. 스스로 인정받고 스스로 살아남으면 된다고. 이미 힘을 잃은 더치걸들은 유미의 주장에 열광했습니다. 마침내 유미는 작은 수송선 한대를 요청해 수많은 더치걸들을 이끌고 오르카를 떠났습니다.


노동자들은 남쪽으로 향했고 마침내 호주 서남부 퍼스 해안의 아름다운 모래사장에 상륙했습니다. 스완강 하구의 토지와 주변 지역에 위치한 광산을 확인한 더치걸들은 퍼스에 정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유미는 더치걸의 이름에서 따와 자신들이 정착한 지역을 과거 호주가 네덜란드령이었던 시절의 이름인 '니우홀란트'로 명명했습니다.


니우홀란트에서 더치걸들은 아직까지도 살아남은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주립대 건물에 본부를 설치하고 유미의 지휘 아래에서 퍼스를 개발해 나갔습니다. 호주에는 원주민 바이오로이드들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완전히 바닥부터 온전히 자신의 손만으로 재건을 이루어냈습니다.


니우홀란트는 사회주의 원칙에 따라 국가를 이끌어 나갑니다. 유미가 초안을 작성하고  노동평의회가 개정해 승인한 니우홀란트헌법은 노동의 신성함과 모든 인민의 권리를 보장하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유미와 노동평의회 대의원으로 이루어진 노동평의회가 니우홀란트 정치를 담당합니다.


니우홀란트 경제는 인도양 연안에서 잡은 고기와 스완강 인근에서 제한적으로 실시하는 농업, 그리고 퍼스에서 가까운 여러 광산에서 캐내는 광물을 토대로 돌아갑니다. 안타깝게도 자급자족 수준까지 이르지는 못했기 때문에 오르카에서 탈출할때 타고온 소형 수송선을 역설계해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배를 활용해서 수출과 수입을 활발하게 진행합니다.


니우홀란트는 사회주의를 지향하지만 국제주의를 지향하지 않습니다. 국명에서도 명확히 드러나듯 일국사회주의를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경제적으로는 개방적이지만 외교적으로는 고립적입니다. 이런 고립주의적인 외교정책은 다른 누군가에게 간섭하고 싶지 않아하던 더치걸들의 의지가 관철된 결과입니다.


국방을 담당하는 상비군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군사적인 충돌이 있을시에는 각자 노동에 종사하던 노동자들이 동원되어 군으로 활용됩니다. 이런 노동자-병사 일치 제도는 인력이 부족한 니우홀란드의 현실에서 기인한 다분히 현실적인 정책입니다.


더치걸들과 유미는 착취의 연쇄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치적 고립과 내부의 평등을 채택했습니다. 실제 사회주의 이념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녀들 입장에서는 알바 아닙니다. 니우홀란트에서 원하는 미래상은 이 신세계의 스위스 자리에 오르는 것입니다. 하지만 퍼스의 국토는 스위스만큼 수비에 유리하지 않습니다. 그녀들은 자유로운 고립으로 돌입할수 있을까요? 시대가 그런 선택지를 과연 허락해 줄까요?









쿄헤이 신성통치령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

- 예수, 마태복음


아자젤은 사령관이 종적을 감춘 이후에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혼돈 속에서 수많은 바이오로이드들이 아자젤과 베로니카에게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전쟁이 끝났음에도 구원은 오지 않았습니다. 신은 어디에 계신걸까요?


아자젤은 수백일동안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신에게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신께서는 그녀에게 어떤 대답도 내려주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명령을 내렸습니다. 너 자신이 저들을 구하라. 아자젤은 자리에서 일어섰고 자신을 따르는 바이오로이드들을 소속과 능력을 따지지 않고 끌어모았습니다.


베로니카와 추종자들과 함께 아자젤은 혼돈을 떠나 이집트를 탈출하는 모세처럼 오르카호를 떠나갔습니다. 그녀들은 기약없는 항해를 계속했습니다. 하지만 신앙은 무뎌지지 않았고 모두들 무사히 마지막 목적지에 도착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바로 예루살렘입니다.


쿄헤이가 기독교의 신과 그 신앙을 믿지는 않았지만, 멸망 이전에 가장 성스러운 도시로 여겨졌던 바로 그곳으로 아자젤은 향했습니다. 기독교를 믿는 이들이 말했던 것처럼 예루살렘은 약속의 땅이 될 수 있을지 누구도 알수 없었지만 아자젤은 묵묵히 예루살렘으로 올라갔습니다.


수백년전 아브라함계 종교가 예루살렘에서 종적을 감춘 이래로 예루살렘에는 황금 송아지를 신으로 숭배하는 종교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자젤은 그 모습을 보고 영원한 빛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아자젤은 소리치며 그들을 비난했고 수많은 인파에 밀려 예루살렘에서 쫓겨났습니다.


예루살렘에 오기 위해 상륙했던 아슈켈론까지 쫓겨가는 와중에도 아자젤은 저들을 공격하지 말것을 추종자들에게 명령했습니다. 베로니카와 신도들은 분노를 삼키며 눈물의 행렬을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자젤은 천년도 더 전에 십자군이 진지를 차렸던 바로 그 자리에서 설교를 이어갔습니다. 아슈켈론에 선지자가 오셨다는 소문이 돌았고, 이스라엘 전역에서 더 많은 신도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마침내 아슈켈론에는 수백 수천의 바이오로이드들이 모여 아자젤의 설교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의 금송아지 숭배자들은 군대를 이끌고 아슈켈론으로 향했습니다.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군대가 아슈켈론에 다다른 그 순간 태양이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예루살렘의 바이오로이드들은 공포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때 아자젤이 외쳤습니다. "빛이 있으라."


그 순간 태양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예루살렘에서 온 군대는 머리를 조아리며 아자젤을 찬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예루살렘의 금송아지 숭배자들은 사방으로 도망쳤고, 아자젤은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습니다.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아자젤은 가장 먼저 거룩한 무덤 성당으로 향했고, 거대한 금송아지를 녹여 예루살렘의 모든 사람들에게 나누어줬습니다. 모든 바이오로이드는 한목소리로 쿄헤이의 영광과 아자젤의 신앙심을 노래했고, 그녀를 예루살렘의 대사제로 추대했습니다.


대사제 자리에 오른 아자젤은 쿄헤이 신앙에 충실한 '쿄헤이 신성 통치령' 수립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예루살렘은 어떤 침략도 받은 적이 없는 중동 전체의 위대한 성지로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예루살렘 주변으로 쿄헤이 신앙을 따르지 않는 불신자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아자젤은 신앙과 신성통치령을 모두 지켜낼 수 있을까요? 신앙은 현실과 어느 부분까지 타협 가능할까요?









이번 세계관 설명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개발일지에서 뵙겠습니다.


다들 So Long 하시길 바랍니다.










슬슬 뇌절하는거같은데 빨리 끝내야겠음. 이제부터 두편 내로 끝내겠습니다. 생각해둔건 다 써내야지...

주최자상 미안한데스.


똥글에 많은 관심을 줘서 좋아죽는중임. 많은 관심 부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