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https://arca.live/b/lastorigin/19158012

2화 https://arca.live/b/lastorigin/19232549

3화 https://arca.live/b/lastorigin/19269343

4화 https://arca.live/b/lastorigin/19339464


 브라우니가 다시 눈을 떳을 때 처음으로 본 것은 자신의 침대 옆 의자에 앉아서,비밀의 방에서 봤던 것과 같은 자세로 졸고있는 사령관이었지. 리리스에게 빨래처럼 쥐어짜진 왼팔은 다행히도 잘붙어있었고,아마 닥터나 다프네가 신경써준건지 깁스가 되어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큰 통증이나 이질감이 들지는 않았어. 

 브라우니는 주변을 보더니 자신과 사령관 말고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사령관에게 나즈막한 멜로디를 속삭였어. 

 

"치직,치직- 빠빠 빠빠빠 빰빠라 밤빰--"


기상나팔 소리를 말이지.

사령관은 기겁을 하며 벌떡 일어나느라 의자에 발이 걸려 균형을 잃고 말았어. 비밀의 방에서와 같이 사령관과 브라우니는 둘다 당황했지만 이번에는 달랐지. 그때는 놓치고 둘다 넘어졌지만 이번에는,깁스를 하지 않은 오른손으로 사령관의 팔을 잡고 반댓손으로 등을 감싸며 끌어당겼어. 

 그렇게 자신의 품에 안기게 된 사령관에게 브라우니는 말했지.


"두번째는 안놓쳤지 말입니다."

 

손을 놓고 사령관이 수복실 문에 기대어 균형을 잡자,수복실 밖에서는 사령관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헛기침 소리가 들렸어. 사령관은 그걸 듣고 머뭇거리다 브라우니를 보며 말했지. 어제의 그런 일이 있었다보니,평범하게 다시 돌아가서 군생활 하기에는 힘들겠다는 이야기와 그래서 자신이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말이야.  사령관은 자신의 억지로 벌어진 일이니 원한다면 책임지고 전역도 시켜줄수도 있고,다른 원하는게 있으면 마음껏 말해보라 하였어. 그러자 브라우니는 고민하는 듯 하더니,


"저..한번만 더 같이 자주시면 안됩니까? 그때 사령관님 안고 있으니까 되게 편안했지 말임다."


사령관은 바로 브라우니의 품속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아까의 헛기침 소리에 이어 노크소리까지 들리자 진정하고,휴일 이라면 언제든지 그래도 된다며 단말기를 주었어. 그리고 아까전부터 문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그녀들와 대화하기 위해 수복실의 문을 열고 나갔어.

 수복실의 문 앞에서는 지휘관 개체들이 모여 좁은 창문 너머를 곁눈질 하고 있었지. 브라우니를 수복실로 보내고 닥터에게 안정상태라는 확인을 듣기 이후와 브라우니가 깨어나기 이전,그 사이에서 사령관은 지휘관들과 이야기를 나눴었어. 

 정확히는 사령관이 뭐라 이야기를 꺼내기도 이전에,사령관의 명령에 의해 굳어버린 리리스를 제외한 그녀들은 전부 무릎을 꿇고 있었기에 사령관은 하려던 말을 집어넣었지.

 모자까지 벗어 바닥에 내려놓은 마리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어.


 "각하,각하와 관련된 일,그것도 무엇보다도 각하의 결정이 우선시 되는 일을 숨긴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리겠습니다. 

 저희는,아니 적어도 저는 각하의 상냥함에 취하여 넘어서는 안되는 선을 건드렸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사태에 대한 책망과 처벌은 저에게 가장 무겁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마리의 말이 끝나자 용 또한 말했어.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그녀가 아니오. 알고있었으면서도 적극적으로 막지않은 소관에게 가장 큰 잘못이 있소. 동침에 대해 주군께 선택권을 드리지 아니하였으니 이번일에 대해서는 어떤 처분일지라도 주군의 의지를 따르겠소."


그쯤되자 오히려 사령관은 여러 의미로 할 말이 없어졌어. 그녀들이 사령관을 제외하고 그와 관련된 사항을 의도적으로 숨긴 것도 맞지만, 그것에 관해선 자신이 하려던 말을 선수쳐버렸기에 할 말이 없어져버렸지.  리리스의 일에 관해서도 지휘관들,특히 칸이 가장 먼저 와 그녀를 말린 것을 보면 리리스의 단독소행이었기에 다른 지휘관들에게까지 잘못을 물을수는 없었어. 

 원인자체를 제공한 것이 잘못이라면 리리스에게 다가오지 말라하고선 그녀가 쓰러졌다는 정보를 듣고도 직접 찾아가지도 않은 자신에게도 잘못이 있을태고 말이지. 계속 이어지는 그녀들의 사과를 다 듣고나서 사령관은 말했어.


"동침 사건에 대한 처분은 무기한 보류,리리스와 관련된 일은 당사자끼리의 조율을 거처 결정하도록 하겠다."


말이 끝나고 그녀들이 일어나려고 하자 사령관은 작은 소리로 덧붙였어. 피해서 미안했다.라고.


 사령관은 옷매무새를 가다듬고서,브라우니가 있던 수복실 복도의 가장 끝에 위치한 또 하나의 수복실로 들어갔어. 커튼 너머에서도 그녀의 실루엣은 확실히 볼 수 있었지. 무언가를 잡으려는 듯 한손을 앞으로 뻗고 굳어있는 실루엣,리리스였어. 

 사령관은 커튼을 걷고는 옆에 놓여진 접이식 의자를 침대옆에 펼쳐 그 위에 앉았지,그리고 말했어. 


"리리스,이제 움직이고 다가와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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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은 3화 완결이였는데 4화가 됐고 4화 쓰다보니 끊을 타이밍이 이상해져서 5화가 필요해지고 5화 쓰다보니 6화에 후일담까지 쓰면 7화는 나오겠다 싶더라.

 늘 읽어주는 라붕이들 고마워,최대한 나오는 텀을 줄여보려고. 나오지 않았거나 분량이 부족한 지휘관들이나,등장하지 않았더라도 후일담에서 보고싶은 바이오로이드가 있다면 댓글로 달아줘,최대한 반영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