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하치코를 봐서 기쁘다는 것은 잘 알아요. 하지만 사령관님, 

그렇다고 하치코를 너무 보채지는 말아 주세요.

보다시피, 그녀는 마지막 전투에서 다친 다리가 아직 다 낫지 않았답니다. 

이대로 산책을 나가기엔 너무 위험하다구요.

그냥 그 애가 앉아서, 따뜻한 벽난로의 온기를 느끼도록 해주세요.

그 애를 더 다치게 하고 싶지는 않잖아요, 그렇죠?



낮잠을 자고 있는 페로를 자꾸 건드리시면 곤란해요.

그 애는 사령관님을 지키느라 너무 무리해서, 조금 오래 자고 있는 것일 뿐이랍니다.

자고 있는 페로 밑에 물웅덩이가 생겨있는 건 저도 알아요. 

하지만 벽난로 앞은 정말 더운걸요. 네, 그건 페로의 땀일 뿐이에요. 자연스러운 것이랍니다.



스노우페더의 방에 있는 창문을 열어서는 안돼요. 

물론 그 애는 어두운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네, 맞아요. 그녀는 흰 올빼미도, 야행성도 아니에요.

그녀는 그저 밤에도 사령관님을 안전히 호위하기 위해 어둠속에서 생활하는 연습을 하는 것일 뿐이랍니다.

갑자기 창문을 열면, 쏟아지는 밝은 빛 때문에 눈이 시려울거에요.

그러니 그냥 창문을 닫아주세요.

그리고 그 애가 움직이지 않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말아주세요. 

그 애는 그냥 가만히 앉아서 어둠 속을 바라보며 밤눈을 밝히고 있는 것일 뿐이니까요.



그리고, 식사중인 펜리르에게 말을 걸지는 말아주시겠어요?

사령관님도 입 안에 음식이 가득하다면, 대답하기 힘드실거에요. 

그 애도 마찬가지랍니다.

피 냄새요? 그건 그녀가 먹는 고기에서 나는 냄새랍니다.

사령관님도 아시다시피, 그 애는 그 무엇보다 고기를 좋아하니까요.

그러니까 식사중인 그녀의 방에서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그래요, 포이는 사령관님을 정말 좋아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사령관님에게 삐지지 않는 것은 아니랍니다.

후후, 성숙한 척을 하지만 그 애는 아직 어린아이 니까요. 

어쩌면 아주 사소한 일로 토라져 있을 수도 있죠.

그래서 사령관님이 그 애의 이름을 불러도 대답하지 않을 수 있답니다.

그저 사령관님이 포이를 사랑한다는 것을 충분히 말해주시고, 대답이 없어도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여자아이의 마음은 같은 여자인 저도 알기 어렵답니다.



아, 그리고 사령관님, 다른 이들에게 저희 자매들을 모두 만났다고 말해야 해요.

그녀들에게 저희 컴패니언즈가 모두 건강하다고 말해주세요. 

사령관님을 호위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이에요.

그녀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해주세요. 



이제 업무를 하실 시간이네요. 곧 지휘관 회의가 있어요.

이제 그 애들이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숙소의 문을 꼭 닫고 나와주세요. 

어머나?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그저 맏언니인 저에게 모든 것을 맡겨주시면 된답니다. 

그럼 사령관님? 회의 잘 다녀오세요.











원레 전쟁 후 대회에 내려고 쓰기 시작 한건데 쓰다보니 괴담물이 되어 버렸네.

요즘 레딧 풍으로 글 쓰는게 재미있어서 조금 써봤는데, 이런 느낌의 글도 괜찮으면 더 써올게.


(추가)

리리스가 다 죽였냐고 물어보는데 그런거 일수도 있음.


사실 아무도 죽지 않고 리리스의 설명대로 행동하고 있는거 일수도 있음.


치열하게 싸우다 자매들 다 죽었는데 사령관 쇼크 안받게 리리스가 감춰주는 거일수도 있음.


또 저게 사실 리리스가 아닐수도 있음 


생각하기 따라 다른거 같아, 그러니까 라붕이들의 상상에 맡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