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야가다판에 바이오로보트인지 뭔지 하나가 들어온다는 말을 듣고 김씨는 이렇게 또 살덩이들한테 일거리를 뺏기는구나 싶은 한 편 체력으로나 힘으로나 인간보다 더 뛰어나다는 것들이 들어오니 일은 좀 편해지겠구나 싶었지.

근데 웬 걸? 출근하고 보니 로보트는 모르겠고 웬 머리 셋 달린거 같은 땅콩 하나가 부루퉁한 표정으로 휴게실에 앉아있는거야.

귀티 나는 외관에 복장도 뭔가 화려한게 암만 봐도 야가다판에 올 상은 아니고, 뉘집 자식인가 싶어도 우리 공사판에 저런 상판 가진 딸래미를 가질 만큼 와꾸가 잘난 사람은 없단 말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 떠올라서 그냥 물어보기로 한 김씨는 머리셋한테 가서 얼라가 여긴 와 와서 있냐 물어봤지.

근데 이 싸가지 없는 년이 으른이 물어보는데 한 번 째려보더니 휙 나가버리네? 요즘 아새끼들 싹퉁바가지에 감탄한 김씨는 그냥 신경 끄기로 하고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나와보니 작업반장이 아까 그 얼라 데리고 뭐라뭐라 떠들고 있네?

무슨 일이고 해서 가보니 글쎄 저 땅콩이 이번에 오기로 했던 그 로보트라는거야. 들어보니 로보트가 아니라 뭔 로이드인지 뭔지라는데 모여서 듣고 있는 인부들도 가시나 한 번 보더니 죄 다 저게 수박이여 멜론이여? 저 얼라는 빨통이 무슨 지 머리보다 크네, 점마 저 세멘포대는 커녕 삽자루는 들겠나? 팔이 얄쌍한게 그냥 함 잡아보기만 해도 고마 뿌라지갔네 등, 온갖 음담패설과 욕을 하며 암만 봐도 야가다에 어울리는 상은 아니라고 말하는거지.

대충 설명을 끝낸 작업반장이 그 얼라한테 자기소개 함 하라고 하니까 이년 이게 말하는게 자기는 이런 곳에 올 몸이 아니네, 너희 같은 것들은 원래 대화는 커녕 얼굴도 못 봤을 몸이네 하면서 말 하는게 저짝에 저 백화점 지을때 들어왔던 희멀건한 총각하고 말 하는 레파토리가 똑같네? 

쟈도 뭐 사업 하나 하다가 씨게 말아먹고 왔는가보다 하고 대충 단정 지은 김씨는 얼른 일이나 해야겠다 하고 자리를 뜨려는데 작업반장이 일로 함 와보라고 부르는거야.

좀 쎄한디 싶지만 작업반장이 부르는데 어째, 가야지.

가고 보니 아니나 다를까 김씨가 경력도 길고 일도 잘 하니 점마 데리고 교육 좀 하고 일도 좀 가르치라 하네?

팔로 갈 영양분 죄 다 살덩이로 보냈는지 얄팍하이 힘도 없어뵈고, 싸가지는 더 없어 뵈는 아 하나를 데리고 다니면서 일을 가르치라고? 김씨는 정신이 멍해져서 고마 일 때리 치면 치아뿟지 저런 얼라를 어따 쓰라꼬 가르치냐면서 하기 싫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데 작업 반장이 인상 팍 쓰더니 하는 말이 일당 두 배.

자신도 모르게 김씨는 제가 가진 모든 노하우를 털어넣어서 점마를 공최몸으로 만들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면서 야부리를 털어버렸고 그대로 작업반장은 홀랑 내빼서 딱 김씨랑 얼라만 남았네.

뻘줌하게 서 있던 김씨는 일단 거 움직이기도 불편해보이고,팔이고 다리고 홀랑 내놔서 기쓰 나기 딱 좋아뵈는 그 옷은 벗어두고 아까 그 휴게실 락카에서 작업복 대충 맞는거 하나 입고 오라 하니까 죽으면 죽었지 그런 냄새나고 더러운 옷을 입을거 같냐고 징징거리는게 한 대 쥐박아삐까 싶지만 일당 두 배를 생각하고 참기로 했지.

고마 니 하고픈대로 해라 하고 목장갑이랑 안전모, 보호대 하나씩 대충 맞는걸로 걸쳐주고 따라오라 하니 싫은티 팍팍 내면서 혼자 있기는 또 싫은지 쫄래쫄래 따라오는게 꼭 개같노 생각 하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했어.

일과가 끝난 후, 김씨는 딱 생각했지. 

점마 저거는 하등 쓸모가 읎다고. 

세멘 나르라고 했더니 무겁고 먼지 날려서 싫다.

공구리 좀 치라고 했더니 옷에 다 튈 것 같아서 싫다.

청소라도 쫌 해보라 하니 내가 무슨 청소부인줄 아냐면서 땡깡 부리쌌고.

남자새끼가 저랬으면 거 저짝 박가놈 첨 왔을때 멘치로 개패듯 패면서 사람새끼 만들었을텐디 점마는 쥐콩만한게 어디 잘못 쥐패삐면 고마 골로 갈 것 같아 손도 못 대겠고.

일당 두 배에 속아 내 손으로 윗놈들 똥을 푸게 되삤노 싶어

앞으로 우얄까 싶어 김씨는 속이 답답하기만 했지.

근데 웬 걸? 꾹 참고 데리고 다니다 보이께 한 일주일 지나니 적응을 한건지 체념을 한건지 시키는 것도 곧 잘 하고, 온지  얼마 안된 멀건 것들이랑은 다르게 힘도 꽤 쓰고 가르치는 재미가 있어.

처음에는 입기 싫다던 작업복도 지금은 하나 딱 정해놓고 이건 지만 입을끼라면서 지 이름 오바로크 치달라면서 하루 웬 종일 찡얼 거리질 않나.

이런걸 우째 먹냐고 치아삐라면서 손도 안 대던 선지해장국도 지금은 오늘 먼지를 많이 먹어싸서 칼칼한 해장국 한 그릇 시켜주면 좋겠다고 보채쌌고.

짜장면은 아주 그냥 환장을 해서 시켜줬다 카면 고마 주디에 개 똥구멍마냥 무치 싸면서 먹는게 그냥 야가다꾼도 이런 야가다꾼이 없어.

다른 인부들도 점마 저거 어디 쓰냐고 지랄삥 안하냐고 하더만 요즘엔 요놈 요거 일도 잘하고 재롱도 잘 부린다고 좋아죽어. 야쿠르트고 꽈자고 뭐만 생깄다 하면 고마 저거 입에 넣어주고 싶어서 환장을 해.

하긴 염마 요거 뭐든 그냥 줬다 카면 넙죽넙죽 잘 받아묵고 볼따구 빵빵해가 오물거리는거 보면 주는 맛이 있어.

고래 한 두 달 갔나? 오늘 아침에 출근하고 보이께 얍실하이 생긴 양복쟁이 하나가 얼라 그거 데리고 뭐라뭐라 씨부리고 있네? 또 뭔 일이고 싶으가 가보이께 인쟈 이 얼라가 다시 지 왔던 곳으로 돌아간다 카는기라.

다들 읎던 딸래미 하나 생긴 것 같아서 점마 저거 멕이고 입히고 하는 낙에 요즘 살았는데 우짜겠노. 높은 양반들이 데려간다는데.

양복쟁이가 마지막으로 인사 한 번 시키준다꼬 해서 우리 앞으로 쫄래쫄래 오더만 눈물 콧물 질질 흘리싸면서 무슨 놀이공원인가 동산인가 꼭 놀러오라 카는데 머슴아마냥 털털하던기 울어싸면서 말하니까 괜히 시큰해서 요 빌딩 공사만 끝나면 꼭 여 식구들이랑 다같이 놀러 간다 카니께 그제야 다시 빵싯 웃으면서 가삐는데 가고 나이께 그 사람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카는게 뭔 말인지 확 느낌이 와삐네.

드라큘란가 드라 뭐시깽인가 이름도 어려워서 맨날 아가, 가시나 라고만 불렀는데 찾아가서 만날라 카면 지금부터라도 이름 외워야쓰것다 생각 하면서 벌써부터 요 공사 끝나고 갈 때 뭐 사다가 주면 좋아하겠나, 도마도 주쓰 그거 환장하고 마시쌌던데 그나 한 박쓰 사서 가야겠다 생각하며 김씨는 다시 하루 일과를 시작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