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한 하늘이었다. 오르카호와 철충의 전쟁이 인류의 승리로 끝난 후 언제까지나 환희에 벅차올라 울부짖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오르카호그러니까 인류가 여운에 젖으며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볼 때태양빛은 찬란히 그들을 비추면서 동시에 참렬한 열기에 휩싸이게 하였다젖은 것은 열기와 만나면 증발하여 말라가기 마련이었다.

 

 여운에 젖은 인류의 한꺼풀 아래엔동료들의 피로 인해 몇 갑절은 축축해져있었다질척거려 기분 나쁠 정도였다허나 이번엔 기이하게도 태양빛이 그들을 말려주지 않았다이젠 네 차례라는 듯 서둘러 들어간 태양의 뒤로 고개를 내민 달은되레 그들을 적시기 시작했다.

 

 인류는 눈물에 젖어갔다

 

 아침해가 뜨고 지고밤의 달이 뜰 때까지 어떤 누구도 눈물을 맺지 않았다하지만 누군가의 작은 훌쩍거림이 신호가 되어 모두가 비탄스레 울부짖고 있었다.

 

 정면에서 하늘 높이 떠있는 달빛을 받아내며 수면 위에 떠오른 오르카호는 자신의 선체 위에 떠오르거나 올라서있는 바이오로이드들의 눈물을 묵묵히 받아내고 있었다

 

 별빛과 달빛이 그들을 비추며 등 뒤로 비춰진 모습은 파도의 흐름을 따라 아슬아슬하게 그리고 아스라이 그 형태를 유지했다이 파도는 어디서 흘러들어와 우리들의 마음을 이리 매몰차게 흔들고 있는가우리가 흐르고 있는 눈물이 파도로 이루어진 건가아니면 바다 위에 두둥실 두둥실 떠있는 그대들이혹은 저 밑에서 등에 메인 투쟁의 업과 생존의 염원을 떨치지 못 한 채 가라앉아있는 당신들이?

 

 이 창명히 보랏빛 하늘에 수놓아진 별들을 같이 보았다면 좋았으련만고요하고 장엄히 솟아오른 달을 함께 담았다면 행복했으련만!

 

 승리를 함께 만끽했다면 얼마나 벅차올랐을까밤바다와 밤하늘그리고 이젠 새하얗게 부르터버린 동료의 모습을 보며 모두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가운데인류에게 승리를 가져다준 구세주사령관이 바닥에 털푸덕 앉은 채 다른 바이오로이드들과 시선을 함께했다.

 

 그러나 그의 눈에는 눈물은커녕 물기도 없었다골똘히 상념에 잠긴 채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 망각한 것 같았다

 

 염기와 핏기를 머금은 바닷바람이 사령관을 사정없이 훑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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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나 단어 선택 어색한 거는 40분만에 호다닥 쓴 거니까 봐주셈 ㅎㅎ; 

좀 계속읽고싶게 쓰여진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