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처럼 지상 수색을 나간 스틸라인

 그날도 별일 없이 지나갈거란 생각과는 다르게 생체신호가 감지되는 포드를 찾게되고,

 난리가 나서 포드를 오르카 호까지 옮겨온 뒤, 포드를 열어보자 새로운 인간 남성이 나오는거지.

 처음에는 다른 인간이 있다는게 반가웠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령관은 불안해졌어.

 남자라곤 자기 하나밖에 없는 오르카호에 남자가 하나 더 늘었으니 자신의 입지가 좁아질 여지밖에 없었거든.

 근육질에 얼굴도 반반하고, 심지어 군사 지식도 해박해서 백전노장인 사령관을 순식간에 따라잡았지.

 든든한 전력이 하나 늘었지만 동시에 불안감도 늘어가고 있는데, 이상하게 그 남자는 들어온지 몇주가 지나도 바이오로이드한테 호감은 커녕 관심도 주지 않고 AGS에만 관심을 가지는거야.

 호기심을 가진 브라우니가 몇번 물어보기도 했지만 매번 "별 관심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고.

 심지어 신원을 물어보니 사령관처럼 아무 기억이 없다 하던데, 그런것 치고는 군사 지식은 전문가 급으로 해박하잖아?

 그래서 그 남자 몰래 지휘관들과 같이 회의하며 수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라며 얘기는 했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으니 일단 처분을 보류하기로 해.

 그렇게 몇달이 지나고, 오르카의 새로운 전력이 된 남자는 전투 지휘에서 매번 큰 승적을 쌓으며 전투 지휘관으로 임명되게 돼.

 오르카의 사정을 잘 아는 사령관이 총 관리 감독을, 군사 활동은 남자가 총괄하는 방식이었지.

 안그래도 오르카 내부 행정업무 담당만 하기에도 벅차던 사령관에겐 좋을 일이었어.

 게다가 몇달동안 자신이 우려하던 NTR 사태도 일어나지 않으니 편해진 사령관은 슬슬 그 남자에 대한 경계도를 낮추기 시작해.

 그것이 그가 원하던 것인지도 모르고.



 평소처럼 지휘관들과 오르카의 미래에 대해 토의를 하던 도중, 전투 지휘관인 남자는 대뜸 이런 말을 꺼내.

 "1년이 다 되가도록 이곳에서 전투 지휘를 담당해오며 항상 가져온 의문이 하나 있습니다. 사령관은 어째서 사령관입니까? 단순히 먼저 이곳에 합류했다는 이유만으로?"

 사령관은 순간 자기 귀를 의심했어. 1년동안 함께 인류 재건을 위해 싸워왔다 생각한 사람이 저런 얘기를 한다니, 뒤통수를 맞은 느낌, 아니, 이건 사실상 쿠데타를 하고싶다는 발언이었어.

 "지금 사령관 앞에서 무슨 무례한 소리인가!  오르카 호에서 수년간 함께 해오며 우리를 가장 잘 이끌어 줄수 있는 사람은 바로 사령관일세!"

 당연히 모든 지휘관들은 남자를 향해 비난을 쏟기 시작하지만, 남자는 오히려 예상했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어.

 "지금 그게 이 세상에 둘만 남은 인간중 하나에게 할 소리인가?"

 지휘관들은 모두 쥐 죽은듯 조용해졌어. 그동안 한번도 손을 댄 적도 없어서 잠시 까먹었지만 그도 바이오로이드에게 절대적인 명령권을 지닌 인간이었지.

 "이렇게 나올줄 알았지. 무엇이 인류 재건에 더 중요한지도 모르고 말이야"

 남자가 손짓을 하자 회의실 안으로 무장한 스파르탄 여러대가 들어와 회의실을 장악했어. 지휘관들은 그 남자때문에 꼼짝도 할수 없었지.

 "이제부터 오르카의 군사 전권은 내가 가져간다"

 대충 이렇게 쿠데타 당해서 지휘권을 뺏긴 사령관과 소모품 취급 받으며 고통받은 바이오로이드들. 그들은 다시 힘을 합쳐 사령관이 지휘권을 되찾을수 있도록 사투를 벌이는데,

 수많은 AGS로 철통같이 방어되는 전투 지휘관의 지휘실. 명령체계의 허점을 이용해 사령관은 전투 지휘관의 명령으로 부터 자유로운 소수의 병력과 함께 방어선을 뚫으며 지휘실로 돌입해.

 그렇게 문을 폭발시켜 돌입하며 브라우니 하나가 아무 생각 없이 문 안을 향해 총을 난사하는데,

 문이 날라가며 생긴 먼지가 가라앉자 눈에 들어온건 브라우니의 눈먼 총알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 전투 지휘관이었어.

 둘만 남은 인간중 하나가 죽었다며 모두가 충격을 받던 도중, 사령관도 뒤늦게 따라와 시체를 확인하는데,

 사령관의 눈에는 냉각수를 흘리머 쓰러진 AGS 한대가 보였어.

 사령관은 시체 근처로 다가가 확인을 해보는데, 전투 지휘관은 사실 전쟁 전 군인의 기억이 이식된 인공지능 AGS였던거야.

 인간처럼 사고하면서 인간의 뇌파를 흉내냈기 때문에 바이오로이드들도 속을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며 한숨을 쉬던 그때, 아직 완전히 죽지 않은 전투 지휘관이 일어나며 사령관을 붙들고는 외치는거야

 "인류의 미래를 이딴 멍한 녀석한테 맡길순 없지"

 그러고는 곧바로 자폭을 해버렸어.

 

 그렇게 사령관은 며칠간 의식 불명에 빠졌다 눈을 뜨는데, 다행히도 사령관은 전투 지휘관이 자폭하기 직전에 리리스를 비롯한 여러 경호 바이오로이드들이 달려들어 사령관을 감싸준 덕에 목숨은 부지할수 있었다는 말을 전해들어.

 엉망진창이 됐지만 점점 회복중인 자신의 몸을 바라보다, 걸을수는 있을거란 닥터읨 말을 듣고는 사령관은 곧바로 일어서지.

 어딜 그리 급하게 가냐는 닥터의 질문에 사령관은 뒤돌아 이렇게 말해

 "생명의 은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려고"








 머릿속에서 원래는 쿠데타 당하고 사령관은 아예 좌천되는 식으로 구상하다가 새벽 감성때문에 해피엔딩으로 급전환했다.

 빨리 자야해서 날림으로 썼는데 여기까지 읽어줘서 감사하다 다들 제조 일퀘깨다가 드리아이나인가 트라큐리나인가 뽑길 바래